오늘 제주도에 가려던 일본인 평화활동가 한 명이 제주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었다고 한다.
한국정부에서 “당신은 제주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면서 그 이유조차 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강정마을을 방문하는 걸로 추측되는 모든 외국인들을 입국금지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출입국 통제권한을 활용해 마을 방문조차 가로막는 출입국 상의 ‘공안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1월에 '미.일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를 반대하는 아시아 공동행동(AWC)' 회의에 참가하려던 일본 활동가에 대한 입국금지, 지난해 8월 일본 평화활동가 2명에 대한 제주 입국금지, 3월 15일 미국의 평화재향군인회 활동가 2명에 대한 제주 입국금지 조치가 있었다. 심지어 지난 3월 28일에는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려던 일본인 모녀가 지난해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 당했다고 한다. 또 강정마을에서 시위를 벌이던 영국인 평화활동가 엔지 젤터는 출국명령을 받았고, 프랑스인 뱅자맹 모네는 강제출국 되기도 했다.
수 년 간 아무 문제없이 한국을 드나들던 외국인들이 강정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국을 금지당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출입국관리법 상의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자는 입국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내세우지만, 이는 내용도 광범위하고 자의적 적용을 남발할 수 있는 조항이어서 대표적인 출입국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악법을 근거로 무차별적인 입국금지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형국이다. 강정의 평화와 제주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구럼비를 지키고 해군기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 여전히 정부는 정권의 안위나 이익으로만 공익을 판단한단 말인가.
정부는 강정마을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외국인들을 입국 금지하는 저열한 작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 그것 자체가 또 하나의 국제적 비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2012. 3. 30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