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글입니다. 사회경제학회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역사적 자본주의의 개론적 이해를 도와주는 글입니다. 한번씩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맺음말만 먼저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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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맺음말
역사적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검토한 후 우리 앞에 놓여있는 쟁점중 하나는 미국의 헤게모니 이후 세계질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헤게모니의 형성을 통해 자본주의의 새로운 축적의 순환이 재생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국가간체계와 축적체제 하에서 어떤 이데올로기를 통해서 가능할 것인가, 그렇지 아니면 구조적 위기가 계속 심화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20세기 세계경제에서 미국 자본주의가 차지한 절대적 우위 때문에 현재의 이행 과정은 매우 특이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군사력의 절대적 우위와 금융력의 절대적 우위에 입각해 미국은 외형적으로 변영의 시기에 들어서 있고 새로운 생산영역의 개발도 선도하고 있지만, 반면 유럽이나 동아시아 등의 다른 경쟁지역이 이를 대체해 새로운 축적체제나 새로운 국가간체계의 형성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현재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금융적 팽창은 세계경제 전체의 불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그 중심인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도 높이고 있다. 세계가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세계의 자본이 미국에 투자되어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 파장은 20세기초 영국이 여타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것이 될 수는 없다.
미국 경제의 미래의 불투명성은 동아시아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하나의 지역으로서 동아시아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생산의 중심지이자 투자처로 남아있음은 분명하지만 이전처럼 단일의 헤게모니 국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헤게모니로 부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하겠다.
국가간체계의 문제로 나아가 보면 미래는 더욱 불투명하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현재의 헤게모니 이행 국면에서 미국에 대한 경쟁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는 이전의 체계의 카오스에서와는 달리 누가 미국의 동맹자가 될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고, 당분간 중심부국가 사이의 대립은 가시적이지 않을 듯하다.
그보다 큰 문제는 20세기에 민족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이 된 국가들이 전지구적인 신자유주의 하에서 쇠락의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을 지탱해온 발전주의 신화의 근본적인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큰 틀에서 보면 현재의 국가간체계를 지탱해 온 자유주의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냉전이 종결되고 신자유주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편에서 미국의 글로벌 뉴딜의 정당화 근거가 사라졌고, 빠른 속도의 자립적 공업화의 길을 통해 반주변부로 상승하였던 사회주의적 길이라는 대안도 사라졌다. 이는 국가 역량의 양극화를 낳고 있고, 주변부로부터, 그리고 중심부 국가 내부로부터 민족국가의 사회적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
폴라니는 영국 중심의 '백년 평화'가 무너진 후 생겨난 19세기적 자유주의의 위기 하에서 1920년대에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양자가 잇달아 무기력을 드러내고 파시즘이 나타나게 되는 사회적 맥락을 보여주었다(Polanyi, 1957). 이 위기 속에서 파시즘, 뉴딜, 사회주의라는 세가지 대안적 길이 등장하였던 것이 20세기 초의 정치적 상황이었다. 이에 비해 20세기 말 이후 자유주의 위기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세가지 대안적 길 중 뉴딜과 사회주의라는 두 가지 길을 몰락시키면서 출발하였다. 1920년대와 마찬가지로 21세기 초에도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번갈아가면서 위기 관리의 무능력을 노정하고 있다. 그럼 우리 앞에는 무엇이 남아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