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보건의료
:인력과 병상으로 살펴본 광주의 공공의료
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지난 6월말 비교적 잠잠했던 광주광역시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대유행은 7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광주에서만 170명이 넘는 확진자를 냈고, 방역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을 거치며 광주광역시 공공보건의료 역량의 부족함이 드러났다. 문제는 두 가지로 첫째, 병상의 부족, 둘째, 의료 인력의 부족이다. 무엇이 어떻게 부족한가? 앞으로도 닥칠 전염병 유행에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제점에서 나아갈 방향까지 살펴보자.
첫 번째, 병상수급
병상수급문제는 광주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발생했다. 6월 27일부터 확진자가 누적되면서 7월 2일,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4개1)까지 떨어졌다. 중환자병상 수급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광주 시내 병원에서 중증환자를 받을 여력은 없다"며, 호남권역과 천안, 대구 등으로 확진자를 분산 수용했다. 잠시나마 중환자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발생했던 것이다. 다행히 7월 광주코로나 유행은 잠시 진정세를 보이며 분산수용으로 병상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할 경우 사용하기 어려운 임시방편이다.
사실 광주의 병상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건 아니었다. 광주는 인구 천 명당 의료기관 병상 수가 27.9개로 광역시도 중 가장 많다.2) 지역별 입원병상 현황을 보면, 광주에는 3만 8천 일반입원실 병상이 있다. 이는 광주보다 인구가 더 많은 대구의 3만 3천 병상, 광주와 인구가 비슷한 대전의 2만 2천 병상보다 훨씬 더 많다. 기관의 수로 비교를 해도 광주의 종합병원급 이상의료기관 수는 22개로, 대구의 15개나 대전의 10개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공공/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의료기관이 충분한 지를 비교한다면 광주는 다른 광역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처할 공공병원이 극히 적었다는 것이다. 광주의 공공병원은 국립전남대학교 병원이 유일하며,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코로나 환자를 수용한 곳은 전남대병원·빛고을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3)뿐이었다.
광주의료원을 설립해 지방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현재 전국 시·도 가운데 광주와 울산만이 지방의료원이 없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과 재난·응급상황에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공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건의료노조 등은 예비타당성 면제를 요구한다며 광주의료원 설립 지지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병상이 충분히 확보될 필요가 있으며, 공공병원이 기능해야 한다. 광주광역시 병상 부족 사태는 주변 지자체의 지원으로 해결되었는데, 병상을 지원한 호남권 병원 역시 모두 공공병원이었다.4)
다만 광주의료원 건립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광주지역에 병상은 충분하다. 문제는 민간병원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병원, 특히 소규모 민간병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염병이 없을 때는 의료비 증가를 부추긴다. 따라서 광주의료원은 기존 영리 추구 위주의 민간병원 병상을 '대체'한다는 목표와 정선된 내용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의료비 증가를 막고, 유의미한 공공병원으로 역할 할 수 있다. 한편, 지금 당장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민간병원의 공적 역할을 강제할 필요도 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민간병원인 광주기독병원이나 첨단종합병원 등의 역할을 미리 협의하고 다음 유행에 대비하는 게 광주광역시가 해야 할 진짜 대책이다.
두 번째, 의료인력 수급
보강해야 할 또 다른 축은 의료인력이다. 코로나 격리 병상 간호사는 방호복 착용으로 평상시보다 업무강도가 몹시 높다. 대구 코로나 대유행 당시 간호사들의 업무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높았다. 대구의 코로나19 간호사들은 한 달에 오프가 4일(평균 8-11일)밖에 되지 않는 등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렸고, 수면 부족 등 건강 문제는 물론, 감염 및 안전에 대한 위협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대구 사례를 고려해 △코로나19 격리 병상 간호사 2시간마다 교대, 2인1조 업무 △중환자실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 중환자 1명 담당 △격리병동 코로나19 환자 4명당 간호사 1명 배치 등 평시보다 훨씬 많은 간호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강해야 할 또 다른 축은 의료인력이다. 코로나 격리 병상 간호사는 방호복 착용으로 평상시보다 업무강도가 몹시 높다. 대구 코로나 대유행 당시 간호사들의 업무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높았다. 대구의 코로나19 간호사들은 한 달에 오프가 4일(평균 8-11일)밖에 되지 않는 등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렸고, 수면 부족 등 건강 문제는 물론, 감염 및 안전에 대한 위협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대구 사례를 고려해 △코로나19 격리 병상 간호사 2시간마다 교대, 2인1조 업무 △중환자실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 중환자 1명 담당 △격리병동 코로나19 환자 4명당 간호사 1명 배치 등 평시보다 훨씬 많은 간호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코로나 치명률과 직결되는 중환자실 간호인력의 준비가 미리부터 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교육받지 않은 간호인력을 중환자실에 배치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 결과와 의료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Gomersall et al., 2006) 실제 대구 코로나 사태 당시, 중환자실 인력부족으로 병동간호사를 1-2시간 교육 후 중환자실 투입되면서, 간호사들이 심각한 불안과 위협감을 느낀 사례도 존재한다. 간호인력은 경험과 기술이 필요해 갑자기 공급할 수 없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에 대비해 중환자실 간호인력 양성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기본 1년 과정이다. 이를 고려한 인력수급 계획, 특히 교육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코로나19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숫자와 높은 숙련도의 간호인력을 요구하는 데 반해, 광주의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광주에서 코로나 대응이 가능한 유일한 공공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과 빛고을전남대학교 병원5), 또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공적역할이 요구되는 조선대학교병원은 모두 간호등급 2등급이다. 이는 간호사 한 명이 최소 9.6, 최대 12명의 환자를 본다는 의미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다.6) 중환자실 인력 역시 열악한데, 광주의 중환자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 조선대 병원이 각각 2.8명, 3.5명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과다하고, 코로나19시기에는 더욱 그렇다.7) 이번 광주코로나 유행에서는 중앙대책본부의 의료인 파견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앙 인력파견, 권역별 분담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대응과 견고한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긴급한 의료인력 확충이 요구된다.
7월의 위기는 넘겼지만, 8~9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시민의식을 칭찬하고 광주의료원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광주광역시는 지금 당장 병상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한정된 인력과 의료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지 계획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공공보건의료 역량을 강화해 닥쳐올 감염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