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자본의 명분없는 임금피크제 분쇄해야 한다!

자본의 인건비 감소를 위해 금호타이어 노동자가 희생할 수 없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소위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으로 ‘임금피크제’를 전체 노동시장에 강제하고 있다. 올해 안에 전체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방공기업 대표들을 초정한 자리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기업에게는 인센티브를, 도입하지 않는 공기업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자본과 보수언론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목표로 노동계에 총공세를 하고 있다. “노동개혁은 우리 딸과 우리 아들의 일자리입니다”라며 임금피크제를 ‘청년실업’과 연계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다’, ‘청년세대를 위해 장년세대(주로 50~60대)가 양보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광고까지 제작하여 언론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 청년세대와 장년세대의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선 노동계의 역공격 또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이유로 노동자의 양보를 강요할 수 없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가 11일 현재 26일차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어 회사는 6일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회사가 올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겠다고 하여, 노사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일시금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회사안이 노사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작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였다. 올해는 막대한 규모의 해외투자를 하고, 금호산업 인수전에 그룹의 명운을 걸고 있다. 하지만 유독 노동자들에게는 양보를 강요하는 상황이다. 워크아웃 5년 동안 희생을 감수한 노동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이유로 또 다시 노동자들의 양보를 회사가 요구하는 것이다.
 
역시나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연일 금호타이어의 파업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기저기 대기업의 파업 소식이 들려오는데 자칫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가 저하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파업은 과거엔 모르지만 오늘날엔 정말 함부로 써서는 절대 안 되는 무기"라며 금호타이어의 파업을 '핵폭탄'에 비유하였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금호타이어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임금피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임금피크제는 공공부문만이 아니라, 민간부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과연 정년을 보장받을까?
 
임금피크제는 고용을 연장하면서 연령 등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이다. 정부와 자본의 주장에 따르면 연령이 올라갈수록 임금도 올라가는 현재의 연공임금 체계는 기업의 부담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체계다. 특히 장년세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생산성이 떨어지기에 비효율적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그래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기업의 비용을 줄이고 임금의 효율성을 확보하여 55세 이상 노동자들의 정년을 보장하거나 연장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년세대로 진입할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가정은 그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 또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비용 부담이 5년간 100조 원이 넘는다고 자본은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전체 임금노동자가 60세까지 정년연장을 받고 정년이 보장된다는 가정 하에서 나온 결과이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시장은 2015년 5월 기준으로 전체기업의 절반만이 57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경우도 전체노동자의 8%에 불과하다.
 
특히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이 곳곳에서 자행되는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임금피크제는 ‘조기퇴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일례로 정부가 각 공공기관에 내린 ‘임금피크제 지침’은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임금을 크게 삭감하고 별도 직무에 배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결국 임금피크제는 정년에 가까워지면 임금을 줄이고 별도 직무 배치 또는 직무를 주지 않음으로써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 자명하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과연 청년실업이 해소될까?
 
자본은 “연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으로써 2019년까지 청년일자리 18만2천여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이 신규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 역시 근거를 찾기 힘들다.
 
90년대 초반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청년실업의 해소 방안으로 조기퇴직의 도입을 회원국들에게 권고한 적이 있다. 장년세대 일자리를 줄여 청년세대 일자리를 늘리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조기퇴직의 도입이 OECD 회원국들의 사회적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청년실업 해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결과가 나오자 OECD는 해당 권고사항을 철회했다.
 
전체 고용량이 고정되어 있어서, 장년세대와 청년세대 일자리가 대체 관계라는 가정이 잘못된 것이다. 청년세대가 선호하는 일자리와 장년세대가 고용된 일자리가 겹치지 않으며, 세대간 직종이 분리되어 있어 세대간 일자리는 보완관계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정부가 자본에게 신규채용을 강제하지 않는 이상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으로 청년실업은 해소되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은 대중들을 기만하는 것이며 치졸한 거짓말일 뿐이다.
 
정부 계획대로 100% 공공기관에서 임금피크제를 추진해도 연 3,300여명의 고용이 창출될 뿐이다. 현재 정부 공식 청년 실업률은 46만명 실질 청년 실업률이 112만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극히 미미한 수준의 고용효과인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와 연구결과를 비춰봐도 임금피크제를 통한 ‘임금유연성 확보’보다는 ‘공공기관의 일자리 확대’가 청년실업을 해소하는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임금피크제는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청년실업의 해소는 노동자민중의 힘으로 ‘세대갈등’이 아닌 ‘세대간 단결’을 통해 불안정 노동과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통해 현실화되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임금피크제 분쇄에 힘을 더하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추진한 임금피크제는 3차례 변화가 있었다’고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설명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고령자들의 임금이 생산성보다 높기에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2013년 고령자고용촉진법이 통과되어 정년연장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령자 임금 삭감을, 2015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은 고령자 임금 삭감으로 청년고용을 늘리겠다’고 변화했다.
 
현재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대기업에서 추진 가능하다. 정부는 대기업보다 손쉬운 공공기관 부터 임금피크제를 강제 도입시키고 전체 노동시장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민간부문은 노사 자율 사항이기에 취업규칙을 개악하는 등의 방식으로 임금피크제를 슬그머니 강제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장년세대·정규직 노동자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양보하지 않아서’ 청년실업이 심화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세대간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는 장년세대의 정년보장이나 청년세대의 실업난 해소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려는 것이다.
현재 공공부분에서는 임금피크제 전면도입을 막기 위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공공부분 노동조합들이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해 대항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금호타이어 자본에 맞서 전면파업으로 대항하고 있다. 또한 금호타이어 자본의 경영실패에 따른 노동자들의 희생을 중단하는 투쟁이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노동자들의 정년을 연장시켜주고 신규 채용도하겠다는 회사의 거짓말을 중단시켜야 한다. 임금피크제는 회사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회사의 꼼수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저지시키고,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기 위해 지역 노동시민사회의 공감대 확보와 연대가 중요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정년보장은 노동조합을 통한 단결을 통해서 확보될 수 있고, 청년실업의 해소는 전사회적인 단결을 통한 힘을 만듦으로써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015년 9월 11일
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