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을 먹으러 사무실 근처의 식당엘 갔어요
예전엔 몇번 방안에서 먹었었는데
어젠 상이 치워져있지 않아 홀안의 테이블에서 먹게 됐죠
같이 간 회원이 싱긋 웃으며 벽쪽을 보길래 따라서 봤더니
예쁜 여자가 약간의 천으로 주요부위만 가리고 벗고 있는 달력이 있더군요
워낙 주변에서 흔하게 봐와서 저도 처음엔 따라 웃었죠
하지만 문득 이 식당이 저를 비롯한 민주노총이나 연맹등
활동가들이 가끔씩 드나드는 곳이며
다들 이런 달력에 저처럼 무관심했을거란 생각이 들자
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어요
제가 아는 어떤 친구는(여성이죠)
어느날 우연히 직원 식당에 버젓이 내걸린
거의 벌거벗은 여성사진이 실린 달력에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혼자서 끙끙 앓기를 일주일~
용기를 내어 '달력을 떼자'고 직원들에게 얘기를 꺼냈지만
남성, 여성 모두 이구동성으로
'사진만 좋은데 뭘 그러냐, 너무 민감한 거 아니냐?"라고 했다고 합니다
전 그 얘기를 듣고서
'그냥 확 떼버리지 그랬어? 기분 나쁘다고 하면서~'
그런 따위의 얘기를 했었었죠
어쨌든 그 친구는 다른 직원들의 기분을 최대한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후 다시 얘기를 꺼냈고
'정 그러면 떼자'고 해
겨우 그 달력을 식탁 위에서 치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 밥을 먹다가 그 달력을 떼냈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하면서 식당주인에게 솔직하게 얘기했죠
'아저씨, 저 달력 그림 너무 야해서 제가 떼버렸어요~"
아저씬 약간 당황하시더니 곧
'아 그 달력이요? 우리 막내딸도 그거 보고 언니들이 왜 벗고 있냐고 그러긴 합디다'
하며 그저 웃으시더군요..
그런 달력은 사실 너무 많습니다
일부러 달력을 가리키며 '그림 좋다'고 웃으며 반응을 살피는
남성동지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따라 웃거나 기껏 '좋긴 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