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 접어든 대학가. 취업 준비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 발길만큼이나 이런저런 아르바이트에 동분서주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는 때이기도 하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 `아르바이트의 안 좋은 기억’들이 있게 마련.
그럼에도 `관행’으로 묵인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노동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선 사람들이 있다. 지난 5월부터 준비해 지난 7일 발족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전남대 알바생 권리찾기 운동본부’(이하 알바운동본부). 시민사회 단체, 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연대회의’에 속해 있는 학생 연대체이다.
“시간당 급여가 적은 것은 둘째치고,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급여 못받는 경우도 허다하고, 그릇 깼다고 월급에서 제하고, 업무 이외 심부름, 심지어 성희롱까지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는 한두 가지가 아니죠.”
아르바이트 노동력의 대부분이 학생들이며,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알바운동본부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경진씨의 설명.
이씨는 “전체 노동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규직들이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 노동 현장의 현실”이라며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대학생들에게는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행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알바운동본부는 지난 9일 아르바이트 권리찾기 1차 캠페인을 전남대 후문에서 가진 것을 시작으로, 전남대 후문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2003년 9월1일자로 책정된 법정 최저임금에 따르면 모든 사업장은 시급 2510원 이상,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 때에는 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최소한 375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설문조사 하면서 최저임금을 말해 주면 놀라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노래방이나 게임방 같은 경우 아직도 1800원에서 2000원 주는 곳이 있더라구요.”
지난 9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김범규씨는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부당한 대우를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일부 업주들이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을 악용, 아르바이트 생들의 기본적 권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더라!’식의 힘없는 실태조사가 아니라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실질적인 개선.
그 첫 걸음은 전남대 주변 아르바이트 노동 인권, 두번째 걸음은 광주 지역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그 다음은 비정규직 문제로 나아갈 계획이다.
<만일 당신이 세상에서 불의가 저질러질 때마다 분노에 떨 수 있다면, 우리는 동지다.> 이들이 본부를 차린 작고 허름한 방에 붙여놓은 체 게바라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차별 가운데 하나에 분노할 수 있다면 이들과 우리는 동지다.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차별 역시 우리가 함께 분노하고 개선해야 할 수많은 문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전남대 알바생 권리찾기 운동본부: 530-0580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