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옥씨의 글이 현 노동운동의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측면은
분명 있다고 보여집니다. 대기업노동자들의 조건과 상황, 그 속에서 그들이 벌이는 파업과 비정규직의 현실과 그들의 투쟁상황을 유비시켜 보았을 때 그것은 대립되는 상황으로도 보이는 현실, 심지어 대립과 반발이 발생하는 현실 속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는 사회진보연대 박준형 동지가 지적하는 것처럼 현실에 대한 '상황개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레시안에 올라와 있는 다른 글들 또한 읽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박준형 동지의 글에 공감하는 부분은
'좌익적 글쓰기'에는 전술이 필요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논쟁의 한 가운데 뛰어들었을 때
의도와 무관하게, 왜곡되고 변화되고 곡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니까요.
이것을 정정하기 위해 또 수많은 글들을 날려야 하겠지요.
그래서 논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일단의 계획을 가지고 논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 귀담아듣고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박승옥씨의 글을 비판했던 취지는
그의 논거들과 논리전개, 그리고 이어지는 전망이
분명히 '항복문서'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반론글이라기보다는
'전망' 부분에 한정한 저의 비판임을 명시해 두었구요.
이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저의 문제의식을
제시해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논쟁글을 쭈욱 읽다보니까 저 또한 의도하지 않았지만,
'박승옥-민노당'간 우파간의 논쟁에 개입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박승옥씨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이 민노당을 지지하는 이광일씨의 글과 같은 입장처럼도 보이구요.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이 처해있는 현상황에 대한 대안이나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우파 친구들과 차별화되는 연구와 고민들을 함께 병행해서 연구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정세인식과 전망제시가 좀더 세밀하고 명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