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키,해윤,윤희와 제가 비엔날레를 관람했습니다. 비사모라는
동호회에서 전시관람이외에 비엔날레에 대한 여러가지 배경설명
을 해주었기 때문에 비엔날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의 대중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흔적이 엿보이는데
참여관객제도를 창작과정에 적용시킴으로써 그 자체가 새로운 유형의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보다 대중적인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생태주의적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가
참여관객인 지율스님과 함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미술관 전시. 특히 현대미술에 대한 관람경험이 거의 없었던 저에게는
작품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슬렁슬렁 넘어간 작품도 많았습니다.
4 전시실에 농구장을 형상화한 거대한 작품이 있는데.. 수백개의
책상을 붙여놓아 농구장바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저게 뭐야..하고
지나갈 때 츠나키가 그걸보고 '재봉틀이네.'하더군요. 그때서야..
제3세계 아동노동착취를 폭로하기 위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여기에서도 틀림없더군요.

전시의 주제는 서구화된 사회문화적 환경속에서 동양성을 재발견하는
것에 초첨이 맞추어, 물과 먼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의 순환이라던가, 모든 사물의 기원과 회귀로서의 먼지, 티끌은
동양성이라기 보다는 불교적인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에 모든 작품이 통합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대규모의 전시회이고 여러 국가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전시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작품의 크기, 성격, 의미에 따라 공간을 할당하고
배정하는 것만해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비엔날레의 규모를 줄이고 횟수를 늘려서 보다 강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시가 정치적이지
않거나, 전시방식에 따라 보다 정치적일 수 있는데 분산되어 있거나
해서 강렬함이 다소 저하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꼼꼼하게
다 살펴보기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리도 아퍼서 말입니다^^
(퀴즈-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문화관광도시육성이.. 관료주의적이고 시장주의적인 지역발전전략이긴
하지만, 그 덕분에 문화적 공간이 풍성해지는 일은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