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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이라크 전범 재판 동향




미/영의 이라크 침공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는 국제 전범 민중법정을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는 작년 이라크 침공 발발 이후부터 세계 각국의 평화 운동가들과 단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요구였다. 이러한 요구는 베를린, 자카르타, 제네바, 파리, 칸쿤에서 열린 각종 반전 반세계화 시위와 행사 기간동안 개최된 반전회의에서 기본적인 필요성과 원칙이 토론되었고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3년 5월 25일 자카르타 평화회의에 참석한 반전평화운동들은 '자카르타 평화선언(Jakarta Peace Consensus)'을 통해 국제 민중법정의 개최를 결의하고 선포하였다. 유럽에서도 버트런드 러셀 평화재단의 주최로 2003년 6월 26/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네트워킹 컨퍼런스(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럽 네트워크)'에서 역시 이라크 침공에 관한 국제 민중법정의 개최 여부를 토론하였고, 참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뒤이어 브뤼셀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연이어 열린 실무 회의와 국제 운영위원회를 통해 터키의 전범재판 추진단이 사무국 역할을 맡기로 하고, 국제 민중법정의 개념, 형식, 목적 등을 결정하였다.







국제전범 민중법정운동의 목적




현재 국제 민중법정을 추진하고 진행하고 있는 세계 평화운동 그룹들이 내세우고 있는 민중법정 추진 운동의 근본적인 목적은 크게 네 가지로 설명된다.




첫 째, 이라크 전쟁 기간동안에 미영 연합군과 그 외 동맹군들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반인도적, 반평화적인 전쟁범죄 행위들의 진실을 명확하게 정리된 증거자료로 남기고, 이 전쟁의 추악한 목적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침공을 주도하고 동참한 국가의 정부들과 언론들에 의해 왜곡된 역사적 진실들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전 지구적인 반전평화 운동의 활성화와 지속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즉, 법정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학문적인 논쟁이나 현실적인 사법처리가능성 등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운동단체들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대중적인 평화운동의 계기로 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이 법정의 형식을 띠는 것은 명백한 전쟁범죄와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에 대한 압력을 통해 향후 전쟁 범죄자들을 국제법정에 세우라는 국제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목적이 있다. 법정운동을 통해 일방적인 침략행위를 단죄할 수 있는 국제법적인 질서와 체계를 세움으로써 앞으로 미래에 이와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 민중법정운동은 새로운 제국주의적 세계 질서의 형성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반전, 반세계화, 평화운동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제 민중법정 운동의 전개 과정




국제 민중법정 운동을 제안하고 추진 중인 국제 네트워크에서는 먼저 각 국가, 지역별로 실정에 맞는 다양한 반전평화 행사, 연구 위원회나 조사 위원회, 공개 청문회 개최 등을 제안하고 있다. 즉, 각 나라별로 국제민중법정 추진을 위한 캠페인, 서명 운동, 문화 행사 등을 벌이거나, 연구 위원회를 구성해 전쟁범죄자들과 그 공범들에 대한 국제법적인 기소 가능성과 새로운 운동 전략, 유엔 등의 국제기구와 국제형사재판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 등에 대해 연구할 수도 있고,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이라크 침공 기간에 벌어진 민간인 살상, 대량살상무기의 사용,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한 피해, 전쟁 포로에 대한 학대, 환경과 문화재 파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자료와 증언을 수집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들을 많은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공청회나 특정 주제의 포럼 등을 개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거나 제안된 곳은 미국 뉴욕,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뮌헨, 멕시코, 일본 등이고, 2003년 11월 8일 영국 런던에서는 '이라크 침공과 군사 점령에 관한 법적 심리(Legal Inquiry into the Invasion and Military Occupation of Iraq)' 행사가 열렸으며, 올 1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에서도 '범죄로서의 전쟁에 관한 세계 법정(World Court on War as Crime)'이 열리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평화운동 단체들이 일찌감치 올 2월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서 6차례의 공청회와 전범재판을 진행하는 등 국제 민중법정 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내년 초까지 국가별, 지역별로 공청회, 나라별 법정 개최, 증거 자료 수집, 법정 설립 운동을 벌인 성과를 모아서,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지 만 2년이 되는 2005년 3월 2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최종적인 민중법정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라크 전쟁범죄 민중재판 국제동향




(1) 일본




일본은 현재 민중법정 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꾸준히 추진되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02년부터 2003년까지 1년 여에 걸쳐 '아프가니스탄 국제전범 민중법정(the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Afghanistan, ICTA)'을 진행한 경험을 이어 받아서, 2003년 10월 5일 도쿄에서 '이라크 국제전범 민중법정(the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Iraq, ICTI)'의 출범을 알리는 개막회의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대한 전쟁범죄자 부시와 고이즈미를 심판하자(Let's Try Bush & Koizumi for the war crimes against Iraq)'란 구호를 내걸고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일본의 민중법정 추진 그룹들은 민중법정의 권한에서부터 침략 범죄, 대량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의 정의와 개인의 사법적 책임 등에 대한 정의와 조직 구성, 공식 언어, 달력까지 꼼꼼하게 규정한 정관을 마련해 활동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기본적인 구성은 판사단, 검사단, 고문단(Amicus Curiae), 실행위원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지역을 순회하며 이라크 전쟁 피해자들의 증언과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공청회 개최를 핵심적인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식은 ICTI 실행위원회에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거기에서 수집된 내용을 토대로 검사단에서 기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추려내 법정에 제출한다. 공청회에서는 이라크 민중들, 언론인, 단체 활동가, 학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언을 청취할 수 있고, 증언은 문서화하여 기록집의 형태로 제작되어 그 자체가 법정의 증거가 된다.




* 참고 : 1. http://www.icti-e.com/englishsite.html






(2) 벨기에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2004년 4월 14일부터 17일까지 '신제국주의 세계 질서에 의문을 던지며(Questioning the New Imperial World Order)'란 제목 하에 브뤼셀 민중법정이 개최되었다. 한 국가나 도시 차원을 넘어선 대규모 민간법정 행사는 사실상 브뤼셀이 최초라고 할 수 있고,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이라크 전쟁 범죄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제국주의적 세계 질서의 본질을 고발하고 깨뜨리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참고 : http://www.brusselstribunal.org






(3) 미국




2004년 5월 8일 '이라크에 관한 국제법정 뉴욕 회의(New York Session of the World Tribunal on Iraq)'가 개최되었다. 뉴욕 회의에서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과 군사 작전, 점령 과정에 저질러진 범죄 행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고 8월 26일에 다시 '민중이 부시를 심판할 것이다(The People will Judge Bush)'란 제목으로 이라크 전범재판이 개최될 예정이다.




*참고 : 1. http://www.peopleinugebush.org/index.html

2. http://www.worldtribunal-nvc.org






(4) 기타




그 외 코펜하겐(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영국, 터키, 프랑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국제 민중법정 운동이 진행되거나 준비 중에 있다.




* 참고 : 1. http://www.worldtribunal.org

2. http://www.globalpolicy.org/security/issues/iraq/attack/lawinde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