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니터 19호] (6.8~6.14)


[이라크 인권] 미군의 코란 모독 범죄행위
대항지구화행동 지 은

지난 5월 27일 아시아와 중동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대규모 항의시의가 잇따라 일어났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대략 1만 2천명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수단에서도 역시 수 천명이 운집하였고 이라크 바스라에서도 1천명의 시위대들이 모여 부시와 이스라엘 랍비 모양의 밀집 인형을 짓밟고 미국 영국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항의를 표명하였다. (5월 28일자 연합뉴스)
수많은 이슬람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도록 만든 주된 요인은 바로 미군의 ‘코란 모독’ 행위가 밝혀지면서이다. 지난 5월 9일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초 보도한 이후 1차 항의시위가 각지에서 일어났다가 미연방수사국(FBI)의 극비문서가 공개되면서 기정사실화되자, 전 세계 각지에서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시위대들이 다시 미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도록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미 정부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강력히 이 사실을 부인하다가 미국방부가 '코란 모독행위'에 대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군들의 행위를 확인하고 6월 3일이 되어서야 이를 공식 시인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책임지고 있는 제이후드 준장의 공개 사실에 따르면 한 미군은 고의로 코란을 발로 찼으며 한 조사관은 코란을 밟고 올라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고소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도관들은 이밖에도 물 풍선을 던져 코란이 물에 젖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한 교도관은 통풍구 근처에서 오줌을 누다 바람이 부는 바람에 오줌이 통풍구를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한 수감자와 그의 코란에 오줌이 튀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슬람 세계에서 코란은 숭고함과 신성함의 절대적 권위를 갖춘 경전이며, 고대부터 이슬람인들의 전반적인 정신세계를 지배해 왔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감옥에 갇힌 이슬람 포로들 앞에서 미군들이 저지른 코란 모독행위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고문을 극대화 시킨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방부는 어처구니없게도 불과 5건만 행위가 발견되었으며 그 중 2건은 우연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뺌하며 대충 무마하고자 하였다. 이것도 모자라 케이드 준장은 심지어 수감자들이 신성모독 행위를 더 심하게 저질렀다고 발표하였다. 그는 "일부 수감자들은 코란을 베개로 사용했으며 페이지를 찢기도 했고 코란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거나 코란에 오줌을 누려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케이드 준장이 밝힌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면 그가 지어낸 것이든 간에 그는 왜 수감자들이 이런 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동기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 해도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사건 경위는, 오히려 수감자들에게 가한 학대행위 일부였을지 않을까 라는 것이다. 미군들은 이슬람권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반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들을 포로들에게 지속적이면서도 조직적으로 가해왔다. 이 사실들은 지난 아부그라이브 포로학대사진에서뿐만이 아니라 직접 수용소에 다녀온 이라크인들의 증언들에서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www.brusselstribunal.org)
심지어 지난 6월 7일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조차 쿠바 관타나모 수감 시설을 폐쇄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는 나머지 다른 200여개 비밀 감옥도 같이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시 대통령이 ‘ 인권 선진국’의로서의 미국명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 8일 연합뉴스)
미국이 손 뻗고 있는 숱한 전쟁과 분쟁들을 비추어 본다면, 우리는 과연 그들에게 인권과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미 카터가 일부 지적하는 것들, 미 수감자들 고문이 자행되는 외국으로의 이송 중단과 독립된 위원회를 구성해 정치범들을 어디에 가두고 있는지를 조사 착수, 포로들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은 급히 받아들어 져야 필수부분이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테러와의 전쟁을 핑계로 자유를 규제하고 인권운동가를 침묵시키고있다고 지미 카터가 비판한 점 또한 우리 역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보며, 침국과 동조를 일삼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규탄과 함께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각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중동정세] 중동의 ‘민주주의’ - 이집트와 레바논
다함께 김용욱 (해외 좌파 언론에서 번역했습니다)

이집트 - 이것이 미국이 말하는 '중동 민주화'인가
조지 부시의 아내 로라 부시가 5월 23일에 이집트를 방문해 이집트 정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그녀는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대담하고 현명한" 사람이고, 민주주의를 향해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식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가 5월 25일에 드러났다.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동진압 경찰 부대와 우익 폭력배들이 반정부 운동 -키파야(Kifaya)- 지지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한 것이다.
목격자들은 사복 경찰이 여성 시위자들을 골라내, 옆에 대기중인 깡패들에게 여성들을 넘겼고, 깡패들은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희롱했다고 전했다. 깡패들의 공격과 성희롱을 당한 사람 가운데는 여성 기자들도 몇 명 포함돼 있었다.
한 목격자는 궁지에 몰린 시위자에게 깡패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설명했다. "그들은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나체가 될 때까지 옷을 찢어 버렸다. 그녀의 몸에는 거의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명이 그녀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고는 그 위에 올라탔다. 몇 명이 그녀의 팔과 다리를 잡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성희롱했다. 나는 그녀가 그들에게 둘러싸인 채 바닥을 기어다니며 비는 것을 봤다. 그녀는 그 짐승들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다른 놈들이 계속해서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거의 죽기 직전이었다."
무바라크의 잔혹 행위는 이집트 사회 전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영국어머니재단'과 비슷한 '이집트어머니연합'은 지금 내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연합은 또 무바라크 정권의 탄압 강화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번 주 수요일에 모든 이집트 여성들이 검정색 옷을 입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번 습격을 "거리 위의 아부 그라이브"라고 부른다. 이는 무바라크의 야만적 탄압과 미국에 있는 무바라크 후원자들의 만행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시위대에 대한 공격은 대통령선거 관련 규정들을 수정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을 둘러싼 국민투표가 치러진 날에 벌어졌다. 과거에 대통령 선거는 한 명의 후보만 출마할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찬성 아니면 반대만 할 수 있었다. 새로운 규정은 후보가 여러 명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은 민족민주당 정권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정부 기구들의 추천을 받아야만 한다. 키파야 운동과 무슬림형제단은 국민투표가 사기라고 비난하며 사람들에게 보이코트를 호소했다. 그들은 카이로에 있는 언론협회 건물 밖에서 국민투표 반대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의 공격을 받았다.
무바라크 정부는 이집트 국민의 약 54퍼센트가 국민투표에 참가했다고 주장하지만, 반정부 활동가들은 실제 투표율이 겨우 4퍼센트 정도라고 말한다. 국민투표를 취재한 기자들은 투표소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무바라크 지지자라고 밝히기만 하면 몇 번이고 투표할 수 있었다고 폭로했다.
키파야 활동가들은 이번 국민투표가 20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와 "개혁가" 시늉을 하는 그의 아들 가말의 경선극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술책은 백악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은 그것을 중동 민주화의 증거라고 치켜세운다. 미국 정부는 해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 군사 원조를 통해 부패한 무바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적 소요가 이집트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파업과 시위의 물결이 고양돼 왔다. 키파야는 이러한 운동을 뒷받침하는 지도적인 조직 세력으로 부상했다.
부시는 이러한 민주주의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집트 정부가 이를 짓밟는 것을 승낙했다.

레바논 - 베이루트의 선거 사기극
레바논 총선의 1차 투표는 중동 "민주주의의 새로운 여명" 뒤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냈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단지 27퍼센트만이 투표에 참가했고, 올해 초 시리아의 점령에 맞서 "백향목 혁명"을 이끌었다는 칭송을 받았던 정당들이 수도인 베이루트에서 의석을 나눠 가졌다.
암살당한 전 총리 라피크 하리리의 아들 사아드엣딘 하리리가 이끄는 정당이 의석을 휩쓸었다.
겉으로 보기에 이번 선거는 레바논 역사상 가장 잘 조직된 것처럼 보였다. 경찰들은 설치지 않았고, 투표소는 잘 준비돼 있었으며, 세계 언론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유럽연합은 1백50명의 참관인을 파견했다. 미국 대사는 "백향목 혁명"의 지도자들을 치하하기 위해 오찬을 베풀었다.
시리아는 선거에 거의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시리아의 정보 기구가 철수함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레바논과 시리아 군대에게 억압받아 온 활동가들이 주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떤 이들은 여성들이 선출되기를 바랐다.
레바논 지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과 프랑스의 대사관들은 반시리아 야당 인사들이 하리리의 정당에 가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모임을 열었다.
이 정당에는 옛 군벌인 왈리드 줌블라트, 친(親) 이스라엘 군벌의 미망인인 솔랑헤 제마옐, 지난 3월 시위에서 무슬림들을 "바보들"이라고 불러 유명해진 기브란 투에니 같은 자들이 포함돼 있다.
하리리가 이끄는 정당의 후보 8명과 제마옐은 상대 후보들이 "협박에 의해 사퇴"한 뒤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제마옐은 이것이 "이방인에 맞서 함께 행진하자"라는 자신의 슬로건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행진" 때문에 "백향목 혁명" 이래 40명이나 되는 시리아 노동자들이 살해당했다.
나머지 10개 선거구에서도 경쟁은 거의 없었다. 서베이루트에서 3분의 1을 득표한 좌파 후보 나자프 와킴이 유일한 예외였다.
언론들은 하리리의 정당에 맞서 출마한 후보들을 라피크 하리리 암살의 공모자라고 비난했다. 계급과 종파에 따른 양극화가 극심한 나라에서 이러한 비난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표가 마감되고 몇 시간 뒤, 하리리와 줌블라트 지지자들이 와킴의 세속 정당인 '민중 운동'의 사무실에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주 뒤에 결선투표가 있을 것이다. 베이루트의 선거 사기극이 전국 곳곳에서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