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니터 22호] (6.29~7.5)
[국제여론] 아룬다티 로이 - 이라크 국제전범재판 개막연설
- 번역 : 사회진보연대 정영섭
이 법정은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의 최정점이다. 2003년 침공 이전에 미국이 이라크의 방어력을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수많은 폭격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한 공군기지가 있는 이곳 터키에서 열린다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미국은 터키 정부로부터 정치적인 지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터키를 동맹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터키 민중의 거대한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양심 배심원단의 대변인으로서, 나는 인도정부 역시 터키정부와 마찬가지로 경제정책이나 소위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자로서 스스로를 위치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 브뤼셀과 뉴욕에서 개최된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에서의 증언들은, 이라크 전쟁상황을 밀착하여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조차 이라크에 만연한 끔찍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법정에 있는 양심 배심원들은 미국과 그 동맹자들이 유죄냐 무죄냐하는 단순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의 침략과 점령의 동기와 결과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 고의적으로 주변화되거나 억압된 증거를 찾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전쟁의 모든 국면 - 정당성, 언론의 역할, 열화우라늄이나 네이팜, 클러스터폭탄과 같은 무기의 충격, 고문의 사용과 합법화, 전쟁의 생태적 충격, 아랍정부들의 책임, 이라크 점령이 팔레스타인에 미친 영향,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군사개입 역사 등 -이 조사될 것이다.
이 법정은 역사기록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이다. 승리자의 관점에 의거한 전쟁역사 기록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 일시적으로라는 단어를 다시 반복한다 - 점령된 민중들의 관점에 의거해 기록하는 것이다.
증언이 시작되기 전에 나는 이 법정에 대해 제기된 몇가지 질문에 대해 가능한 솔직하게 말하고자 한다. 우선 이 법정은 ‘인민재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한 가지 관점만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변호가 없는 기소이고 판결은 이미 정해진 결론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러한 관점은 이 잔혹한 세계에서 미국정부, 조지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수상이 주도한 소위 의지의 연합의 견해가 어쨌든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는 가여운 걱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이 전쟁을 지지하는 주장을 의식하지 않고, 침략자들의 관점을 고려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다국적 기업 언론과 종군 저널리즘의 시대에 누가 이러한 관점을 진지하게 채택할 수 있다면[즉, 언론이 이미 침략자의 관점을 충실히 대변해왔는데 법정에서 조차 변호인을 둔다면 - 역자], 우리는 실로 아이러니의 시대, 실제 삶이 풍자보다 훨씬 더 풍자적이어서 풍자가 무의미해지는 시대에 사는 것이다.
단호히 말하건대 이 법정은 (우리의) 방어이다. 이것은 그 자체로 저항행위이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비겁한 전쟁, 한 나라에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그 나라가 사상 어느 전쟁보다 더 막대한 무기들로 공격받을 때 방관하도록 국제기구들이 활용된 전쟁에 대항하는 방어이다.
둘째, 이 법정은 어떤 방식으로도 사담 후세인을 변호하지 않는다. 이라크인, 쿠르드인, 이란인, 쿠웨이트인, 그 외 다른 이들에 대한 그의 죄는 최근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이라크의 비극을 밝히는 과정에서 지워질 수 없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 최악의 범죄를 저지를 때 미국정부가 정치적이고 물질적으로 그를 지원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가 쿠르드인들에게 가스를 살포할 때, 미국정부는 그에게 돈과 무기를 주었고 묵묵히 지원했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사담 후세인은 전쟁범죄자로 재판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권좌에 앉도록 도와주고 무장시키고 지원한 이들은 어떠한가? 누가 지금 그를 재판에 세워서 그들의 책임을 면하고 있는가? 그리고 터키 정부를 포함해서, 쿠르드인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억압한 이 지역의 미국 우방들은 또한 어떠한가?
이러한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과 악선전에 맞서, 이라크 점령에 대항하는 저항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이들의 무기가 될 광범위한 증거와 정부를 끈질기게 수집해온 놀라운 사람들이 여기 모였다. 그것은 미국, 영국, 이태리, 오스트리아,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거짓을 위해서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으려하고 목숨을 내던지려 하지 않는 - 혹은 다른 이들의 생명을 죽이려 하지 않는 - 병사들의 무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또한 언론인, 작가, 시인, 가수, 선생, 배관공, 택시기사, 자동차수리공, 화가, 법률가 - 저항에 참여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라도 - 무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이 법정에서 확인된 증거들은 예컨대 국제사법재판소(미국은 그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가 조지 부시, 토니 블레어, 존 하워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그리고 이 전쟁에 참여해서 현재 이익을 얻고 있는 그 모든 정부의 관리들, 장군들, 기업총수들을 전쟁범죄자로 재판하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우리의 존엄성, 우리의 지성,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공격이다.
우리는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의 심판이 국제법상 구속력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열망은 그것을 훨씬 초월한다.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은 이라크 민중들이 학살당하고 정복당하고 굴욕을 당할 때 방관하지 않으려는 세계 모든 민중의 양심에 그 믿음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룬다티 로이는 저명한 작가이자 활동가이다. 현재 국제적인 반세계화와 반전평화 운동의 가장 유명한 연설가중의 한사람이다. 2004년 인도 세계사회포럼에서도 개막연설을 했다.)
[자이툰모니터]
- 통일연대 윤지혜
6월 자이툰 동향
-윤광웅 국방장관, 6월13일 "올해 연말로 파병시한이 종료될 예정인 자이
툰부대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혀(13일, 연
합뉴스)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
빌의 교통경찰 본부에서 자살폭탄공격이 일어나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20일, AP통신)
-반기문외교통상부 장관,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이라크 지원 국제회의에서
이라크의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와 호샤르 지바리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라크 과도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적극
적인 지원 방침을 전해(23일, 연합뉴스)
-미국은 12월로 만료되는 일본 자위대의 이라크 주둔 기간 연장을 일본
외무성에 비공식으로 타진해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5일 일본 정부 관
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25일, 교도통신)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실패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이미 미군 사망자는 28일 1731명(AP집계)에 이르고 있고 이라크 저항세력의 미군에 대한 공격을 날로 강화되고 있으며 미군을 대신하기위해 양성하였던 소위 이라크치안유지병력 마련도 실패하였다.
이라크 의원들은 주권이양 1년 후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미국의 점령정책에 대해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미군의 치밀한 계획아래 진행된 이라크 총선을 통해 당선된 이라크 의원조차 총 275명 중 약 30%인 82명의 의원들이 "우리는 점령군의 철수를 엄중히 요구한다"는 공식 서한에 서명, 의회 의장에게 전달하고 공식 회견을 진행하는데 이르렀다.(6월 19일, UPI통신)
미국 내 언론조차 이라크 전을 실패로 기록하며 부시에 대해 비아냥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미대통령은 미군 철군계획도 없고, 추가파병계획도 없다며 <승리>할 때까지 현재의 이라크 점령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반복주장하고 있다. 이라크는 부시에게 처절한 실패를 안겨줄 것이다.
자이툰 부대파병연장은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라크가 자체 치안. 국방력을 확보하려면 내년 중반까지는 다국적군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였다.
전쟁광 부시와 미군이 수많은 이라크 민중을 살상해도, 치밀한 계획으로 이라크 총선을 치렀어도, 심지어 미군을 대신할 이라크군을 양성해도 이루지 못한 <이라크치안유지를 위해서> 한국군이 파병연장까지 해서라도 대신하겠다는 한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한국정부의 입장은 어불성설을 넘어 미국인보다 더 미국의 이익에 충실한 매국적 태도에 다름 아니다.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아르빌에서도 자살폭탄공격이 발생하고 있으며 자이툰 부대에 대한 공격이 재차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정부도 알고 있다.
이미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의 <평화>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미군을 대신하는 다국적군일 뿐이다. 한국정부는 상황을 호도하며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운운 말고 즉각 철군 시켜야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