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에도 나와있지만, 유럽/미국 등지에서 반전여론이 다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침체중인 것 같습니다.
왜 한국에서 반전운동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지 한편으로 고민이 되는데, 혹자는 "한국에서 사람이 안 죽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뭐, 일리있는 말 같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대한 철저한 언론통제, 이라크에 대한 언론의 제한된 보도.. 뭐 이런 것들도 관련있을 것 같고(안보면 멀어진다..). 제 개인적인 추측인데다 불명확하긴 하지만, 한국에서 반전운동의 침체는 노무현 탄핵 국면에서 시민들이 노무현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던 것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하여튼,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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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석유 전쟁에서 우리 젊은이들을 철수시켜라”
한미영 3대 파병국 공동행동, 서울에서 첫 테이프 끊어

윤태곤 기자 peyo@jinbo.net


대서양 양편, 태평양에서 열린 점령종식 공동행동

이라크 점령 종식을 위한 3대 파병국 (한·미·영) 공동행동’의 첫 테이프를 한국이 끊었다. 24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 앞에서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 반전·철군·부시반대 집회가 약 50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24일 집회는 대서양 양편인 워싱턴 D.C와 런던 그리고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서울에서 함께 열리는 것인데, 시차상 서울 집회가 가장 먼저 열리게 된 것이다. 런던 집회는 현지 시간으로 24일 정오(한국 시간 24일 밤 9시) 런던 의회 광장 앞에서 열렸다. 또한. 워싱턴 집회는 현지 시간으로 24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시간으로 25일 0시 30분) 워싱턴 기념 공원에서 시작됐다.

최선희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사무처장의 집회로 진행된 이 날 집회는 한국과 더불어 3대 파병국인 미국과 영국의 반전평화 활동가로부터 연대 메시지가 전해지는 등 평소에 비해 국제연대가 강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선희 사무처장은 “현재 미국에서는 수십만이 워싱턴 D.C로 모이고 있고 런던에도 많은 적 다른 활동가들이 모이고 있으며 필리핀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철군을 외치는 필리핀 활동가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라크 전쟁이 일어 난지도 2년 6개월, 이제는 끝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파병도 모자라 PKO상설화 법안 추진중인 정부

‘파병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은 “세계 모든 전쟁과 테러의 원조는 미국”이라며 “미국인의 55%가 전쟁을 반대하고 군대를 철수하라고 있는 마당에 국군을 철수할 생각도 안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뭐하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무현은 빨리 이 석유전쟁에서 우리 젊은이들을 철수시켜야 한다”며 “부시도 이번 부산 아펙에서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하연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몇년 전 부시가 악의 축에 대해 말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악의 근원은 바로 미국”이라며 “권영길 의원이 이라크 한국군 철수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황”이라고 민주노동당의 원내활동을 설명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미국 문제를 넘어 UN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PKO법을 비판했다. 이태호 정책실장은 “UN이 이라크를 위해 무엇을 했나? 10년간 이라크를 제재했다”며 “이라크에서 UN건물은 증오와 불공정의 상징이고 UN은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상실했다”고 미국의 위세 앞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UN을 비판했다.

이어 “UN은 더 이상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못하고 있고 UN이 주도하는 PKO부대가 세계 각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UN이 요청하면 국회 동의도 받지 않고 바로 파병할 수 있는 PKO부대를 상설화 하겠다고 나선다”며 “지금 국회에서 추진하는 PKO법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함께’에서 나온 김광일 운영위원은 “미국의 반전운동이 부활하고 있다”며 “이 운동이 부시의 몰락을 가속화 할 것이다”고 지적한 후 “평화를 이야기 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먼저 자이툰 부대를 철군하고 테러방지법 제정 움직임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미국, 영국, 필리핀에서 날아 온 연대메시지

이후 김노진 서총련 의장의 연대사에 이어 변연식 평통사 공동대표가 미국 평화정의연합과 A.N.S.W.E.R 연합(Act Now to Stop War and End Racism Coalition), 영국 전쟁저지연합, 필리핀 이라크 연대 캠페인등 각국 반전단체가 전한 국제연대메시지를 낭독했다. 앤서 연합의 브라이언 벡커는 “미국의 범죄적 이라크 침략에 반대하는 시위를 준비하고 잇는 한국의 파병반대국민행동에게 앤서연합을 대표해서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라며 “대북위협을 중단하라.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하라”는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정화 서울대총학생회장은 ‘9.24 이라크 점령 종식을 위한 3대 파병국 공동행동 투쟁결의문’을 낭독에 이어 참석자들은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라크 점령에는 매일 2억달러를 쓰는 미국이 흑인들과 하층민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앞에 방치한 모습은 세계적 충격을 더해, 이라크 점령 반대 싸움을 재점화 시켰다. 한국 역시 전세계적 철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파병연장’을 추진하고 있고 그나마 이라크에서는 ‘얌전하게 지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영국도 탱크로 이라크 바스라 지역 경찰서를 뭉개고 체포된 자기 나라 군인들을 마음대로 빼내려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벌어진 한미영 3대파병국의 공동행동은 규모에서나 의미면에서나 뜻 깊은 행사라는 평가다. 그러나 꼭 숫자가 중요한 것만은 아니지만 각각 수만에서 수십만이 ‘부시 반대, 이라크 점령 종식’을 외친 미국과 영국에 비해 한국에서 벌어진 행사는 규모나 열기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2005년09월26일 10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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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런던, 로스앤젤레스, 도쿄에서도 전쟁반대 외침이
급증하는 반전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부시, 블레어 그리고 노무현

윤태곤 기자 peyo@jinbo.net


30만 시위대, 워싱턴 마비상태로 만들어

지난 24일에는 서울 외에도 워싱턴, 런던, 로스앤젤레스, 로마, 도쿄, 마닐라, 파리, 코펜하겐등 전세계 각지에서 ‘이라크 점령종식’을 외치는 집회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30여만의 시위대가 수도 워싱턴을 마비 상태로 몰아가며 백악관, FBI본부 앞등 주요 지역 앞에서 연이어 시위를 벌이며 행진을 진행했다. 또한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장 앞에 모인 반세계화 시위대도 이들과 뜻을 모았다. 이번 반전 시위 규모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규모다.

또한 이번 전세계 공동행동에 직접적 공헌을 한 신디 시핸도 모습을 드러냈다. 25살 먹은 아들을 이라크에서 잃은 후 조지 부시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 앞에서 26일 동안 농성을 벌여 반전 시위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신디 시핸은 즉석 연설을 벌였고 백악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 안에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백악관 경호 요원들은 시핸의 항의서한을 접수했다. 이 날 집회에서는 존 바에즈를 비롯한 여러 가수들의 반전 콘서트가 벌어지기도 하는등 다양한 반전행동이 벌어졌다.

한편 워싱턴에서는 반(反)-반전(反戰) 시위대도 모습을 드러내 흥미를 끌었다. ‘사담(후세인은 악마’ ‘시핸의 목소리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부시 지지’ 등 다양한 선전물을 들고 나온 200여명의 전쟁지지자들은 반전 시위대에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영국, 한달새 블레어 지지도 9% 빠져

워싱턴 다음으로는 런던의 시위규모가 컸다. 의회 앞 광장에서 시작해 트라팔가 광장, 하이드 파크등 런던 중심지를 행진한 만여명의 영국 시위대는 ‘사담 뿐 아니라 부시와 블레어도 역시 전범’ ‘점령중지’등이 적힌 선전물을 손에 손에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미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런던 반전시위에는 타리크 알리, 토니 벤 등의 모습도 보였다.

재점화된 세계적 반전 물결 앞에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이해한다”라고 말했지만 곧 이어 “그러나 우리의 행동(점령)은 이라크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며 점령을 종식할 뜻이 없음을 나타냈다. 토니 블레어 역시 반전시위가 벌어진 토요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들(점령행위)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도 없다”며 “우리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점령종식 응답이 급격히 늘어난 것 처럼 영국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영국군이 바스라의 이라크 경찰서를 파괴해 파문을 일으킨 직후 가디언과 영국 여론조사 기관 ICM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 결과는 더욱 뚜렷해졌다. 이와 함께 블레어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지지도 역시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영국군 주둔이 이라크 상황을 호전시킬 것이라는 블레어의 주장에 동의한 응답자는 불과 12%에 불과했고 51%의 응답자가 조속히 철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블레어의 국정지지도는 39%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달 47%에서 급감하는 결과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반전여론에 대한 ‘모르쇠’가 정권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한술 더 뜨는 한국정부

미국과 영국에 이은 3대 파병국인 한국 정부 역시 여당등을 통해 병력 감축안을 흘리고는 있지만 자이툰 부대 교대병력을 모집하고 있는 한편 윤광웅 국방장관은 파병연장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게다가 국회의 동의가 없이도 일정 수준의 병력을 PKO 명목으로 즉각 파병할 수 있는 법안이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을 통해 제출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