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 바로알기 수업관련,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공세를 규탄한다.
해외 참가자 입국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
한나라당 의원들과 조중동의 무리한 ‘전교조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원 총회까지 열면서 전교조의 아펙바로알기 수업과 아펙반대 동영상을 비난하는가 하면,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은 “전교조의 아펙 반대 영상 상영은 교육을 앞세운 폭력”이라는 망발까지 늘어 놓는 등 무차별적인 정치공세를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러한 정치공세는 기초적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엉터리 정치공세일 뿐 아니라, 스스로를 패러디 영상물조차 수용할 수 없는 편협한 수구적 집단으로 비하시키는 우둔한 태도이며, 또한 표현의 자유를 형해화시키는 폭거라 아니할 수 없다.
우선 문제가 된 그 동영상은 전교조 부산지부가 제작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아펙반대국민행동에서 제작한 시사 패러디 동영상이다. 만일 한나라당이 그 동영상 내용에 정녕 문제를 느낀다면,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아펙반대국민행동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온당한 태도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나라당에게 이 문제에 대해 우리와 공개토론하기를 제안한다. 한나라당이 문제가 된 아펙반대 동영상을 한번 살펴보기만 하면 쉽게 확인될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면서,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공세를 퍼붓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사립하교법 개정을 무산시킬 목적으로, 한나라당이 무리한 ‘전교조때리기’에 나선 것이 아닌지 그 저의가 심히 의심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사 패러디 등을 통해 권력자들을 희화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력자들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일은 문명사회에서 항용 있는 일인데, 이런 정도를 문제 삼는다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부시를 극도로 희화화하고 또 비판한 ‘화씨 911’에 비해서, 이번의 ‘이펙기동대’ 동영상이 더 심하다고 할 수 없는데, 유독 한국에서 마녀사냥식의 여론공세를 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정도의 표현의 자유조차 못견뎌하는 시대착오적인 수구적 집단들이 아직까지도 국회 권력과 언론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민주화지체 현상 때문이다.
한편 부시의 부도덕한 이라크 침략전쟁에 찬성하고, 바로 그 침략전쟁에의 한국군 파병을 주창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폭력’ 운운하며 전교조를 비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한나라당은 영상에 욕설과 비속어가 등장한다며 악의적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성영 의원의 폭언과 욕설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도 반성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이 비속어 사용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다. 그리고 한나라당 원내대표 강재섭은 전교조를 비난하며 ‘우리 아이 올바르고 반듯하게 키우기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같은 개혁입법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하고 사학재단 비리를 감싸고 교육 불평등을 강화하는 데서 앞장서 온 한나라당이 “아이들의 미래”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 태도나 다름없다.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추진한 ‘APEC 바로알기 수업’은 사회적 쟁점에 대해 학생들의 균형있는 시각을 기르기 위하여 APEC에 대한 찬반의 주장을 소개하고, 학생들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국제 협력의 방안을 토의하게 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APEC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수업에 대해 ‘이념과잉’, ‘정치과잉’, ‘선동과잉’, ‘사상적 인질’ 등등의 표현으로 매도하면서, 전교조를 반교육적 집단으로 몰아세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현재 부산시교육청에서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는 APEC 계기교육(유치원용, 초등용, 중등용) 자료나 초등학교에서 이미 실천한 보고서를 보면, 철저하게 APEC에 대한 홍보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홍보 위주의 교육은 문제없고 비판의 소리를 담은 교육은 문제삼는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목표인 ‘민주시민의 양성’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태도라고 하겠다.
또한 우리는 또 다른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고자 한다.
11월 2일 경찰청은 아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11월 19일까지 반(反) 세계화 시위로 처벌된 경력이 있는 20여 개 시민단체 외국인 998명에 대해 입국금지했다"는 국제망신 수준의 발표를 했다. 더 나아가 경찰은 또 APEC 회의를 반대하는 집회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은 단체 소속 외국인 400여 명의 명단을 자체 작성, 이들과 일행이 입국하면 출입국관리소에서 입국사실을 통보받아 각 지방청에 통보, 국내 활동상황을 예의주시키로 했다고도 발표했다. 또한, 강제추방을 당할 수 있다는 안내문까지 배포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이런 외국인 블랙리스트 작성은 완전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졸렬한 행동이다.
우리는 묻고 싶다. 살인이나 테러에 직접 관련되지도 않는 해외인사들에 대해 “단지 반세계화 시위를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입국을 금지시키려고 추진하는 어떤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반세계화 시위 참여 경력이 입국 금지 통보까지 받아야 할 반인륜적인 행위인가? 우리는 이런 경찰의 처사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지위의 자유 등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헌법적 태도임이 분명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따지자면 침략전쟁을 일으킨 전범 ‘조지 부시’야말로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입국 금지 통보를 받아야 할 자다. 또한 아시아 침략전쟁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이를 미화하면서 새로운 전쟁국가를 추진하고 있는 고이즈미야말로 정의와 역사를 거스르는 반인륜적 태도로 말미암아 입국금지통보를 받아야 할 자다.
한편 정부당국에게 경고한다. 작년 칠레에서 개최된 아펙정상회의 당시 7만 명에 달하는 칠레 국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여 부시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였고, 또 금년 11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담에 침략자 부시는 발도 들여 놓지 말라며, 아르헨티나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을 상대로 부시의 아르헨티나 방문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실정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에서만 부시반대아펙반대 시위를 터부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우리의 요구
1.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1. 정부당국은 반세계화 시위전력 해외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와 입국금지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1. 경찰당국은 비열한 집회방해 공작을 즉각 중단하라.
2005년 11월 3일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