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조합원의 죽음!
우리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수술장 안에서 수술과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후배를 대신해 수술장에
들어가는 선배간호사 그 분이 바로 김남희 간호사였습니다. 고 전지영 간호사의
죽음 앞에 본인이 후배를 잘 챙겨주지 못해 지영이가 죽었다며 자책하며 펑펑
울던 그분이 바로 김남희 간호사였습니다. 수술장에 불합리하고 시정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려고 수간호사선생님께 건의하던 분이 바로 김남희
간호사였습니다. 후배의 잘못으로 본인이 질책을 받아도 후배를 다독거리며
가르쳐주던 분이 바로 김남희 간호사였습니다.
평소 김남희 조합원은 잘못된 부분을 수간호사에게 자주 이야기 하였으나
고쳐지기 보다는 수간호사와의 갈등만 깊어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스스로
지쳐갔는지 근속연수 15년 이상이 되면 휴직할 수 있다면서 쉬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삶의 의지를 채우려던 김남희 조합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그런 김남희 간호사가 옆에 없는 지금, 병원 주차 빌딩에 큼지막하게 붙어져 있는
2005년도 의료기관 평가 1위! 라고 자랑스럽게 내건 대형 프랑, 화순병원 개원
2주년 개원행사! 우리가 즐겁게 바라보고 즐겁게 참가하기에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의 원인은 병원의 고질적인 직원 쥐어짜기와 일부 의사들의
비인격적인 행위때문입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최근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작년
12월 전남대학교 출신 국회의원을 도와주자며 직원들에게 반강제로 1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일괄적으로 받아 낸 적이 있었다. 또한, 병원이 적자를 줄이자며
연차휴가를 강제로 사용하게 하고 연차휴가 보상금중 일부를 병원발전기금으로
모금한 사실도 있다. 이렇듯 병원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직원 쥐어짜기는
기본적으로 직원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종 부리듯 하며,
스스럼없이 언어폭력을 행사하고 인권탄압을 자행하게 되는 것이다.
김남희 조합원이 근무한 수술장 내부의 이런 비인격적인 행태는 비단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수술준비가 부족하면 잘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무시와
모멸감을 습관적으로 당해야 했다. “시키는 대로 일이나 해라”라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무시하거나 야단치는 행위를 비롯, 수술 중에는 의사들이 비속어를
남발하여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기도 하고, 기구를 간호사에게 건네주지도 않고
던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수술의 경중이 아닌 의사의 기분에 따라 수술실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화순병원 수술장에서 근무한 꽃다운 간호사가, 바로 얼마 전에는
우리병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시설과장이, 그리고 또다시 김남희 간호사가..
사람을 살리는 병원의 직원이 왜 죽어나가는가?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은 분명 업무상으로 인한 사망이다.
병원은 유족보상을 실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고 조용히 덮어버리려는 병원과
간호부의 행태를 규탄한다. 병원과 간호부는 21일 오전 일과시작 직후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을 알고 빈소를 찾으려는 간호사들의 발걸음을 차단하였다. 또한,
금요일 그룹웨어 게시판에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을 알렸으나, 다음날은 게시판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으며, 토요일 화순병원 직원한마음대회를
강행하려했으나, 노동조합의 취소요구로 점심시간까지 만 진행하였음에도
화순병원 직원에게 보내는 문자메세지는 화순병원 직원의 사망으로 행사를
축소한다는 얘기는 빠지고 날씨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보였다. 이러한 병원의
행위는 고인이 된 김남희 간호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병원은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을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인정 유무와 상관없이 즉시
산재사망으로 인정하고 단체협약에 규정된 대로 유족보상을 실시해야 한다.
일터에서의 언어폭력, 인격적 모독에 대한 수술장 간호사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우리 일터가 이렇게 인권의 사각지대였는지, 이런 상황에서도 그토록 직원들을
닦달하며 성과위주의 경영을 외쳤는지 원통할 따름이다. 병원장은 머리 숙여
유족과 직원들에게 공개사과 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김남희 조합원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병원이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김남희 간호사의 명예와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한다면 이 모든 사실을 광주시민에게 알려내고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투쟁할 것임을 밝힌다.
김남희 조합원님!!! 당신은 우리곁을 떠났지만 남겨진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나서겠습니다.
<노동조합 요구>
1. 병원은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을 업무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하고 단협에
근거하여 유족보상을 실시하라!!
2. 병원장은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3. 병원은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과 관계된 해당 관리자들을 파면을 포함한
중징계하라!!
4. 병원은 김남희 조합원의 장례를 ‘전남대학교병원장’으로 하고 장례절차에
대해 유족과 성실히 협의하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학교병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