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하며 '반(反)월드컵 게릴라 행동'에 나섰다.
문화연대 소속 김완씨 등 시민단체 활동가 100여명은 4일 "월드컵 열풍과 상업주의가 결합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를 덮어버리고 있다"며 "월드컵 폐해를 고발하는 스티커를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월드컵 조형물에 부착하는 등 반(反)월드컵 게릴라 작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지금 월드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말 없나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에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로 5㎝ⅹ세로 7.5㎝) 1만2천장을 제작했다.
이들은 늦은 밤과 새벽 시간에 광화문과 청계광장, 서울광장 등에 세워진 월드컵 조형물과 시민의 눈길이 몰리는 장소에 기습적으로 스티커를 부착하는 게릴라 작전을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온 나라와 각종 매체를 붉게 뒤덮은 월드컵 열기가 정작 중요한 것을 덮어버리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번 일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시민의 순수한 참여가 주축이 됐던 2002년 월드컵과 달리 ▲자본의 개입 ▲언론의 띄우기 경쟁 ▲정치적 이용으로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취된 한국 사회는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의 당면 과제를 망각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이들 활동가는 주장한다.
이들은 "월드컵 열풍이 불면서 평택 시위가 뉴스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고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지 모르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진지한 고민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게릴라 행동은 월드컵 열기에 미쳐버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활동가들은 스티커 붙이기에 이어 월드컵 기간에 '반(反) 월드컵 선언문'(가칭) 을 발표해 이런 문제의식을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