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겠지만, 올해 6월에는 월드컵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월드컵은 4년을 기다린 열정의 시간이겠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중요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재앙일수도 있는 것이 바로 월드컵입니다.
2002년 월드컵은 미증유의 경험을 제공하였고, 이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의 거리응원을 어떻게 읽고 2006년 거리응원이 어떤 맥락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는 지금 월드컵 이외의 것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축구 이외의 것들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자본의 적극적인 개입, 미디어의 광기, 월드컵을 활용하려는 정부의 의도 등 2006년 월드컵을 10여일여 앞둔 지금 월드컵은 한국 사회에 거대한 재앙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심각한 마취와 망각 뒤로 많은 문제들이 은폐되고 있습니다. 평택의 처절한 투쟁은 뉴스에서 사라진지 오래이고, 우리의 일상 전부를 팔아먹으려는 FTA협상도 주변 뉴스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드컵이 우리 사회를 마취시킬 한달여 동안 이 마취와 망각의 시간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입니다. FTA 협상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며, 평택은 잊혀질 것입니다. 드넓은 새만금에서 생명은 고통속에 신음하고 KTX여승무원,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의 아픔 역시 깊은 망각 속에 묻혀 갈 것입니다.
이에 작지만 의미있는 문화행동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곳 광주에서, 월드컵에 의한 본격적인 마취와 망각에 앞서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거리곳곳, 시내곳곳에서 그야말로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월드컵 상징물들에 경고 스티커를 붙일 것이며 월드컵보다 더 아름다운 투쟁의 의미들을 전하고 월드컵을 둘러싼 천박한 국가/자본의 논리에 도전하는 직접행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학생이며 어느 진보정당의 당원입니다. 그러나 지난 황우석게이트때와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는 이성을 되찾아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 땅에 더 많은 고통과 아픔이 더 이상 가려지길 원치 않는다면 우리 함께 행동합시다. 그리고 월드컵을 넘어서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냅시다.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께선 연락주십시오.
민주노동당 중앙대의원, 학벌없는사회 회원, 문화연대 회원
정창호(010-4618-7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