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 포항건설노조 농성 종료
원인은 해결되지 않은 채 폭력 만 난무했던 정부, 경찰의 대응
21일 새벽,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자진해산
포항건설노동자들의 포스코 점거농성이 9일 째를 맞은 21일 새벽 마무리되었다. 20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속속 농성장을 빠져 나오기 시작한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은 21일, 새벽 4시 경 전원 지상으로 내려왔다. 포항건설노조 지도부는 조합원들이 모두 빠져 나온 새벽 6시경 경찰에 의해 최종 연행되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빠져나오자 전투경찰 50여 명을 투입해 이지경 포항건설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120여 명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농성장에는 총 1530여 명의 조합원들이 있었다. 지상으로 내려온 조합원들은 1층에 대기 중이었던 경찰에 의해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뒤 귀가했다.
노조와의 약속 저버린 경찰... 갑작스런 농성에 힘들었던 조합원들
농성 마무리에 대한 소식은 20일, 오후 6시 경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노조는 경찰이 △농성 노조원 안전 귀가 및 사법처리 최소화 △교섭 완료까지 지도부 체포 유보 △손해배상 소송 자제 등을 약속하자 농성을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찰이 이를 번복해 노조는 자진해산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었다. 경찰은 진압 이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발뺌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자진해산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고 있다. 그러나 포항건설노조가 농성을 준비해서 들어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이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9일에는 단전 조치가 있으면서 도시락 반입도 어려워지고 21일에는 단수까지 이어져 농성장안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 상태였다.
결국 마지막에 경찰에 약속에 따라 지도부가 자진해산 방침을 정했던 과정이 조합원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포항건설노조는 21일 오전 9시 조합원들을 모아 이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근본 원인 해결의지 없이 “강경진압”만 외쳤던 정부, 정치권
한편, 20일에는 청와대까지 강경진압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여는 등 노조원들에게는 평화적 해산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은 폭력에 의존한 강제해산을 계획하는 등 이번 사태에서도 폭력에 의존한 문제해결을 하려는 행태는 변하지 않았다.
또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문제나 불법 하도급 근절의 문제 등 포항건설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게 되었던 근본 원인은 하나도 해결되지 못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