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美 FTA,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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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에서 새롭게 만든 프로그램 "시사기획 쌈"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11월 20일 첫방영을 했는데 주제가 "韓-美 FTA,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입니다.
기자가 만드는 정통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기존에 정부가 발표했던 정부 수치나 자료들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수치가 조작되었다는 것들을 밝혀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캐나다 멕시코의 수치를 인용하며 만들어낸 경제성장률 수치자료등을 기자들이 직접 그나라에 찾아가 인터뷰하고 분석해서 조작되었다는 것을 밝혀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장미빛 미래가 진실이 아님을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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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대본
[경제] 韓-美 FTA,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우리 정부가 홍보하는 한미 FTA는 희망찬 미래 그 자체입니다. FTA 덕분에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도 늘어 도약의 획기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경제 규모가 자유무역 협정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한 7%정도 규모가 커지는 그러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멕시코와 캐나다 쪽에서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나바레떼(전 멕시코 대사): “미국이 FTA 협정을 위반...”
<인터뷰> 아로요(멕시코 대학 교수): “한국 정부 주장은 반만 사실인 거짓...”
<인터뷰>신범철(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여전히 의아하고 조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수치가 안맞거든요."
왜 이렇게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
우리 정부는 FTA에 대해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1. 캐나다 경제성장률의 비밀
캐나다는 미국이 가장 먼저 FTA를 맺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캐나다의 경제적 변화상은 미국과 FTA를 추진하는 나라에서 중요한 관심의 대상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이후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캐나다 경제성장률이 한-미 FTA의 중요한 설득 근거가 된 셈입니다.
정부의 홍보자료에는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FTA 체결 이전 2.9%에서 4.09%로 높아진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현지에서 만난 캐나다 정책 센터의 캠벨 박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인터뷰>브루스 캠벨(캐나다 정책 대안센터 국장): "이같은 통계는 통계상의 부정행위입니다. 캐나다 경제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아닙니다.”
1980년대만 해도 캐나다는 1인당 국민 소득이 미국과 맞먹는 부유한 나라였습니다.
1989년 1인당 국민소득 1989년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기 전 캐나다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로 2만천5백 달러였던 미국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이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FTA 체결 직후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미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FTA 이후 2.9%에서 4.09%로 크게 높아졌다는 정부의 설명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취재팀은 먼저 정부가 내 논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면밀히 살펴보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드러납니다.
FTA 이전 이후로만 돼 있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평균을 낸 것인지 표기돼 있지 않습니다.
자료를 만든 국책연구소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채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미 FTA 팀장): "연도를 표시를 했어야 될 것 같은데 저도 이걸 잘 모르겠네요. 연도가 표시는 안 돼 있네요.”
이번엔 정부와 국책연구소가 자료를 인용했다는 유엔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캐나다 성장률 평균에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부가 캐나다의 경제성장률 평균을 낸 기간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성장률이 높았던 기간에만 한정돼 있습니다. 성장률이 곤두박질친 2001년부터 자료는 평균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해를 1994년으로 놓고 평균을 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해는 1994년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전입니다.
<인터뷰>데이빗 에머슨(캐나다 통상부 장관): “캐나다-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은 캐나다-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은 1988년에 이루어 졌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FTA가 발효된 1989년부터 5년 동안, 캐나다는 마이너스 성장과 0%에 가까운 성장을 반복해 왔습니다.
결국 정부는, FTA 이후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해는 누락하고 높았던 해만 계산해, 평균치를 조작한 것입니다.
<인터뷰>홍헌호(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원): “정부 보고서를 보면 그 기간설정이 전혀 안되어 있고 자기들한테 유리한 기간만 평균을 내서 발표하고 있단 말입니다. 이런 것은 경제 분석의 기본도 안 돼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취재진이 이처럼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자, 정부 측의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인터뷰>한덕수(한미 FTA 체결 지원 위원장): “그거 굉장히 혼동을 일으켜요, 그럼 캐나다는 89년이고 멕시코는 93년이고 오히려 그게 사람들을 혼동시킬 것 같은데 저는 그게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2. 산업 고도화의 진실
정부는 FTA가 산업을 고도화시키는 열쇠라고 홍보해 왔습니다. 멕시코 섬유산업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습니다.
과연 정부가 말한 대로, 미국과 FTA를 체결한 덕분에 멕시코의 섬유 산업이 고도화되고 수출도 대폭 늘었을까?
우리 정부가 멕시코의 대표적인 FTA 성공 사례로 꼽은 섬유산업단지를 직접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현지에서 확인한 섬유산업의 실태는 우리정부가 말한 것과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한 섬유 공장입니다. 섬유 공장이 문을 닫은 뒤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쓰던 기계들은 방치돼 있고 여기저기 버려진 원사들이 널려 있습니다.
공장을 폐쇄한지 1년이 넘었지만 최근에는 망하는 기업이 너무 많아 공장을 새로 인수할 사람조차 없습니다. 정부의 말대로 섬유 산업이 FTA로 가장 큰 혜택을 봤다면 이렇게 버려진 공장들은 무엇일까?
정부의 홍보자료들입니다.
잘 살펴보면 통계연도가 언제나 2000년에 끝나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부터 멕시코 의류와 섬유 산업은 심각한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멕시코산 의류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코트라, KIEP 자료임. 2000년 14%를 정점으로 2004년에는 10.6%로 또 2006년 상반기에는 8.1%로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멕시코 의류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미국과 FTA를 맺은 직후인 1996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조 살바도르 루이스(전 섬유공장 공장장): "섬유 산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우리가 생산하고 있던 제품의 판매가 내용은 오른쪽 크게 줄어서 어쩔 수 없이 인원이나 설비를 감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멕시코 섬유산업의 어려운 사정을 정부는 모르고 있었던건 아닐까?
2004년 국책연구소가 내논 FTA 관련 자룝니다. 멕시코 섬유산업의 붕괴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 놨습니다.
FTA 이후 값싼 임금을 이용해 바느질을 하는 봉제산업을 특화했던 멕시코, 덕분에 잠깐 동안은 수출이 늘었지만 대신에 원단은 미국에서 사다 써야하는 구조가 심화됐고, 결국 인건비가 더 싼 중국과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다는 것이 국책연구소의 분석입니다.
<인터뷰>안재욱(멕시코 현지 섬유공장 사장): “경영이 이렇다 보니까 문을 닫게 되고 그래서 섬유기반 자체가 완전히 무너지는...점점 시간이 갈수록 그런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멕시코 섬유산업이 2000년 이후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금, 멕시코 섬유산업이 무너지기 직전까지의 자료만 제시하며, 모범적 산업고도화 사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3. 수출의 진실과 거짓
<인터뷰>진동수(재정경제부 제 2차관): "나프타 체결로 인해 가지고 멕시코와 캐나다 쪽에서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면 우리도 미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논립니다.
그렇다면 캐나다는 FTA를 통해 미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데 성공했을까?
과연 FTA가 한국정부의 말처럼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을지 캐나다에서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캐나다 통상장관은 의외의 답변을 합니다.
<인터뷰>데이빗 에머슨(캐나다 통상부 장관): “실은 세계 전체의 교역량은 크게 늘었지만 캐나다는 이 경쟁 속에서 대미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수출이 양적으로 늘어난 것은 맞지만 수출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평갑니다.
우리 정부는 캐나다 수출이 FTA 이후 단순히 늘었다는 것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무역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줄어드는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수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단순히 수출이 늘었느냐가 아니라 대미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느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대미 수출도 94년보다 2배나 늘었지만 정부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말할 때는 언제나 시장 점유율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도 겉으로 드러난 수출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미국 시장 점유율이 18%에서 17%로 떨어졌습니다. FTA 이후 대미 시장 경쟁력이 높아지기는커녕오히려 낮아진 것입니다.
<인터뷰>앤드류 잭슨(캐나다 노총 경제국장): " "캐나다가 FTA로 미국 시장을 지켜냈다고 생각하시나요? 캐나다는 결과적으로 미국 시장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캐나다처럼 미국과 FTA를 체결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심쩍은 통계치는 정부 자료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됩니다.
재정경제부와 국책연구소가 함께 펴낸 자료에는 FTA 체결 직후 호주의 대미 수출 증가율이 1.5배나 높아진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호주의 대미 수출은 FTA 직후 2005년 한 해 동안 무려 2억 달러, 2천억 원이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자료에는 왜 호주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돼 있을까?
호주와 미국의 FTA는 2005년에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정부 측 자료는 2004년에 FTA가 시작된 것처럼 연도를 바꿔치기 해 버렸습니다.
유리한 통계치만을 끌어내서 FTA 성과로 내세우는 또 다른 조작사례입니다
실제 통계가 이런데도 정부는 FTA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8월 31일 KBS 기자회견): “전세계에는 FTA 하는 나라와 안하는 나라가 있는데 FTA 하는 나라는 성장률도 다 좋고 또 수출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 실제 빈부격차도 오히려 적습니다.FTA 안하는 나라들이 성장률도 낮고 수출도 낮고 고용, 그밖에 빈부 격차 이 모든 지표들이 다 나쁩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고요,”
그렇다면, FTA만 체결하면 미국으로 수출은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녹취>한덕수(한미FTA 체결지원위원장): "우선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수출제품에 대해서 부과하는 관세, 비관세 장벽이 완화되고 철폐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양국 간의 통상마찰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수출업체들이 마음놓고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인터뷰>클락슨(토론토 대학 경제학과 교수):“실제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해도 자유무역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FTA 이후에도 여전히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같은 보호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철강 산업은 한 때 미국보다 강력한 경쟁력으로 미국 시장을 위협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캐나다의 철강 산업은 미국을 위협하지 못합니다.
캐나다의 첨단 철강 공장들은 이미 캐나다를 떠나 미국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클락슨(토론토 대학 경제학과 교수): '캐나다 철강 산업은 미국보다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캐나다의 철강 제품 수출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그 결과, 모든 캐나다 철강회사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장벽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새 공장을 지었습니다.”
목재 자료 캐나다의 목재 산업도 마찬가집니다.
FTA 이후에도 미국은 캐나다 목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자국의 목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미국이 FTA 협정을 명백히 위반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결국 하퍼 총리가 미국과의 FTA 자체를 재검토하겠다며 최후 통첩을 보내자 그제서야 미국은 반덤핑 관세를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캐나다 목재 업체들이 큰 손해를 보고 공장 문을 닫거나 미국으로 본사를 옮긴 다음이었습니다.
<인터뷰>캠벨(캐나다 정책 대안센터 국장): "철강 산업이나 목재업체처럼 큰 회사들은 미국의 무역법에 지속적으로 시달렸습니다. 계속 미국 보호무역법안에 고초를 겪던 캐나다 기업들은 결국 미국으로 공장을 옮겼습니다.”
<인터뷰>클락슨(토론토 대학교수): “캐나다는 꾸준히 미국과의 분쟁 문제에서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붕쟁에서 패소를 하더라도 FTA 위원회의 판정을 따르지 않습니다.”
199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 멕시코도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멕시코의 운송업은 미국과의 FTA가 얼마나 불공평한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롑니다.
미국과 FTA를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트럭은 미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미국이 고속도로 교통안전을 핑계로 멕시코 운송업의 미국 진출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트럭은 FTA 협정에 따라 멕시코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인터뷰>후안 따블로(멕시코 트럭 운전사): "미국 트럭은 마음대로 멕시코에 들어와 있다가 나갑니다. 그러나 멕시코 트럭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화물칸만 미국이 가져갈 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취재진은 30년 동안 중국과 일본 등 유럽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대사로서 멕시코 외교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나바레떼 전 대사를 만나봤습니다.
나바레떼 전 대사는 미국이 아무리 FTA 협정을 위반해도 멕시코로서는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나바레떼(전 멕시코 외교관): "이는 미국 공권력이 FTA 협정을 위반한 것이지만 멕시코 정부는 미국이 협정을 지키도록 강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이후에도 철강과 시멘트, 토마토 등 멕시코의 경쟁력 있는 제품들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동원해 수출을 막았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FTA만 체결하면 비관세 장벽이 사라져 자유롭게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이미 깨진지 오랩니다.
<인터뷰>캠벨(캐나다 정책 대안센터 국장): “미국은 항상 세계 제 1의 시장을 내세우며 다가옵니다. 어서 미국으로 오라고 유혹하죠. 그렇지만 FTA로 미국 시장의 진입권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미국에는 국제법보다도 우선에 두고 언제든지 적용할 수 있는 매우 보호주의적인 무역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노무현 대통령(8월 31일 KBS 기자회견): "미국은 세계 제 1의 시장입니다. 거기에서 한국이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보면 그렇고요 ...그러나 만일 우리가 개방하지 않고 어물어물하다가 우리가 고립되면 그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4. 일자리 창출의 비밀
우리 정부는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의 FTA 이후 일자리가 993만개 늘고 캐나다는 315만개가 늘었다고 말합니다.
<녹취>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 10월 16일 해양수산부 국감): "지난달 16일 해양수산부 국감 멕시코 같은 경우는 94년부터 2005년 사이에 물론 전부다 나프타 때문은 아니겠지만 993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주장에 대해 멕시코 노조는 숫자 왜곡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쿠에바(멕시코 노총 사무총장): "그것은 완전히 거짓입니다. 아마 실업율 부분이 6년 동안 폭스 정권의 가장 큰 실패작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멕시코시티 교외의 한 취업박람회장. 주로 청소부와 일용직을 구하는 소규모 박람회지만 직장을 구하려는
많은 멕시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전직 교사였던 루비아노스씨도 청소부나 일용직 일을 구하기 위해 취업 박람회장을 찾아 왔습니다.
아이 셋을 키워야 하는 루비아노스씨는 일자리만 있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냅니다.
<인터뷰>루비아노스(전직 교사): “오랜 시간 일해야 하고 최저 임금은 하루에 42에서 44페소 50센트(4천 원)정도 됩니다. 그런데도 12시간 정도 일해야 합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자리가 없어서 어떤 일이든 뛰어들고 있습니다.”
벽돌쌓기, 벽토칠, 페인트칠, 토기, 타일, 장식 디테일, 배관공, 가스 설치...멕시코시티의 정부청사 옆에는
언제나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후안 타블로(배관공): “지금은 일자리가 거의 없어요. 예전에는 트럭이 오곤 했었는데 이제는 일거리가 너무 없어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리 정부의 주장대로 FTA 이후 99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멕시코의 현실은 왜 이렇게 비참해진 것일까?
<인터뷰>아로요(멕시코 대학 경제학과 교수): “FTA 이후 멕시코에 9백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겼다며 실업이 줄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반만 사실인 거짓입니다. 멕시코에는 1800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했는데 한국 정부는 그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멕시코에서 단순히 993만개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만 강조해 왔습니다. FTA 이후 10년 동안 인구는 몇 명이나 늘었고 일자리는 몇 개나 필요했는지 그 숨겨진 이면의 진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2004년 자료에서도 FTA 이후 멕시코에는 1년에 140만 명씩 10년 동안 천 4백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했다고 돼있습니다
세계적인 카네기 연구소도 FTA 이후 농업 부분에서 대량실업이 발생했고 멕시코 고용 증대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FTA 이후 인구가 천 6백만 명 더 늘어나, 멕시코에선 지금까지 5백만 명이 목숨을 걸고 일자리를 찾아 미국 국경을 넘어 갔습니다.
<인터뷰>사파타(멕시코 대학 경제학과 교수):“멕시코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왜 50만 명의 멕시코 인들이 미국으로 가서 일을 찾아야 하냐는 질문으로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멕시코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멕시코의 현실입니다.”
일자리보다 더 큰 문제는 임금입니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직후 봉급생활자들의 평균 실질임금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인터뷰>에르난데스(멕시코 노동부 차관): “멕시코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내수 시장이 침체됐다는 것입니다. 구매력이 낮아진 노동자들이 물건을 살 수 없고 물건을 사더라도 값싼 제품만 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내수시장은 사라지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는 의존적인 경제가 됐다는 게 멕시코 정부의 말입니다.
<인터뷰>에르난데스(멕시코 노동부 차관): "미국 경제에 문제가 생기거나 에르난데스 멕시코 노동부 차관경제가 침체된다면 우리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곧 경제 침체기에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내용의 국제적인 루머가 돌고 있는데요, 이 같은 우려는 우리 멕시코 경제에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5. 기업을 파는 게 이익?
팀호튼은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있는 커피전문점입니다.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캐나다에서는 맥을 못출 정도로 팀호튼은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진 맥콰이어(팀호튼 고객): "커피라면 팀호튼을 찾습니다. 최고죠. 저기 길 건너 스타벅스보다 커피맛이 좋습니다. 정말 좋은 커피죠.”
<인터뷰>마조리 윌슨(팀호튼 고객): "팀호튼에 매일 옵니다. 다른 곳의 커피 맛은 여기만 하지 못하죠. 매일 직장에서 이만큼 큰 컵에 팀호튼 커피를 마셔요.”
스타벅스의 거센 공격 앞에 캐나다 시장을 굳건히 지켜낸 팀호튼은 캐나다인의 생활이며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캐나다 시장을 굳건히 지켜오던 팀호튼은 더 이상 캐나다 기업이 아닙니다. 지난해 미국계 다국적 기업 웬디스가 팀호튼을 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시장을 굳건히 지켜오던 팀호튼은 하루 아침에 미국 자본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 버렸습니다.
캐나다 최대 유통업체인 더 베이와 전자제품 매장인 퓨쳐샵도 최근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올 여름에는 캐나다 정보통신의 상징인 ATI 등 많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팔려나갔습니다.
우리 정부는 FTA가 체결돼 한국 기업이 미국에 팔린다 해도 미국의 선진 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어 이익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나석권(한미 FTA 체결 지원 위원회): “설비투자를 하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용도 창출되고요.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M&A 투자가 우리나라 경제고도화, 선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외국인 소유 캐나다 제조업체 51.8% 제조업체의 절반이 넘는 51.8%를 외국에 팔아버린 캐나다는 어떤 선진 경영기법을 배웠을까?
20년 넘게 캠코라는 캐나다 기업에서 일하다 해고된 릭 싸이렌씨를 만났습니다. 캠코는 캐나다의 최대 가전회사였지만 하루아침에 공장이 폐쇄돼 직원 8백 명이 한꺼번에 해고됐습니다.
캠코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을 위해 벽에 가득 붙어 있는 구인 광고들. 대부분 월마트 같은 미국계 대형유통업체의 구인광고들입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던 정규직 근로자들이 이제 다국적 유통업체에서 임시직을 전전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싸이렌씨는 지난 2004년 공장이 폐쇄되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인터뷰>릭 싸이레네(전 캠코 직원):“충격이 컸었죠. 아직도 일을 찾지 못한 동료들도 있습니다.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FTA이후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은 캐나다 최대의 가전업체인 캠코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캐나다의 가전업체들이 미국과의 FTA 이후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릭 싸이레네(전 캠코 직원): "NAFTA 이후로 우린 캐나다에 남아 있는 유일한 가전 제품 제조사였는데요, 그 이유는 대부분 가전제품 회사들이 NAFTA와 동시에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이곳에 잉글리스라는 회사도 있었고 청소기 제조사인 Hoover 공장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창고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렇게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제조업 직원들의 삶도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인터뷰>릭 싸이레네(전 캠코 직원):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불행히도 자살률, 이혼율, 심장병 등의 각종 질환 수치가 모두 높아졌습니다.”
싸이렌씨가 일하던 캠코 공장 부지에는 이제 흉측한 잔해만이 쌓여 있습니다.
한해 3만 6천대의 대형 냉장고를 생산했던 공장이 폐허로 번해 버린 것입니다. 캠코를 사들인 미국의 거대 기업 GE사는 이익이 줄어들자 하루아침에 공장을 폐쇄해 버렸습니다.
GE사는 캠코사에서 생산라인을 뜯어낸 뒤 공장을 모두 부수고 땅은 조각조각 쪼개서 팔아버렸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드라이어 생산라인은 GE사의 또 다른 멕시코 계열사인 메이브에 팔아 넘겼습니다. 캐나다의 자존심이었던 가전회사 캠코가 미국 기업의 이익 논리에 따라 조각나고 이리저리 팔리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인터뷰>케이씨 웨더헤드(전 캠코 직원): "우리를 고용했던 회사들은 이제 다른 곳으로 생산을 옮길 수 있게 됐습니다. 판매를 여기서 한다고 해서 생산도 여기서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올 여름에는 캐나다에 진출해 있던 포드사가 생산라인 하나를 폐쇄해 1,200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취재진이 도착했을 때 포드사가 마침 공장에 붙어 있던 간판을 때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다국적 기업 BF 굿리치가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캐나다 키츠너 공장의 문을 닫아 천 백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인터뷰>B.F 굿리치(경비원): “일하던 사람들 어디 갔냐고요? 아무것도 몰라요, 공장이 문을 닫았어요.”
해외에 본부가 있는 외국 기업들이 이윤을 쫓아 캐나다를 떠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터뷰>장이브스 레포(캐나다 위원회 통상담당): "문제는 기업의 결정권이 나라 밖으로 옮겨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본사는 대부분 미국에 있습니다. 환경문제나 일자리와 해고 등에 관한 결정은 이제 외국에서 이루어집니다.”
국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에 팔린 외국에 팔린 캐나다 기업들은 토종 기업보다 연구 개발 투자를 67%나 적게 합니다.
<인터뷰>모드 발로우(캐나다 위원회 의장): "캐나다의 많은 비즈니스들은 현재 척추를 잃은 셈입니다. 본사들이 새로운 중심지인 미국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캐나다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제조업과 연구개발,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캐나다는 단순히 공장만 남아 있는 경제가 됐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외국 자본의 M&A 투자가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 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FTA 이후 우리 기업이 미국에 팔릴 경우 어떤 이익이 있는지에 대해서만 홍보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거대 자본의 논리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선 애써 침묵하고 있습니다.
8. 논문, 조작됐나?
멕시코는 미국과의 FTA 체결 이후 모든 봉급생활자의 실질임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멕시코 뿐만 아니라 캐나다도 첨단산업을 고스란히 미국에게 넘겨주고 안정된 일자리도 잃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각색된 정보들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리한 일부 내용만을 내세우고 감춰진 절반의 진실은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그동안 FTA 체결로 우리가 이득을 본다고 내건 수치들은 과연 믿을 수 있는 자료일까요?
한국 정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10여년에 걸쳐 경제성장률이 7% 이상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7%대 성장이라는 숫자를 만들어 낸 연구기관은 바로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미국에서 경제 예측 프로그램을 들여와 FTA효과를 분석해 내 논 결과입니다.
미국 무역 위원회도 지난 2001년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예측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나온 한국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고작 0.7%포인트.
같은 FTA를 놓고 한국과 미국이 내다본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같은 프로그램의 예측결과인 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국책연구소가 미국에서 사온 프로그램에다가 몇 가지 가정을 추가했기 때문입니다.
국책연구소가 추가한 가정 중 하나는 미국에서 수입이 늘면 늘수록 한국의 생산성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즉 미국 물건을 많이 사주는 것이 우리 경제에 큰 이익이 된다는 가정을 추가한 것입니다.
덕분에 한미 FTA 효과는 계속 뛰어 올라 올 1월에는 1.99%에서 지난 3월에는 7.75%까지 높아졌습니다.
<인터뷰>채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미 FTA 팀장): "수치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항상 가정에 의해서 가정이 다르고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그럼 왜 가정을 이렇게 했느냐? 전제를 이렇게 했느냐?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가 있어요.”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과 경제학자들이 함께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계산한 결과, 국책연구소와는 전혀 다른 수치가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서준섭(민주노동당 정책 연구원): "계산을 아무리 해봐도 같은 수치를 낼 수 없다”
같은 프로그램에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는데도 엉뚱한 결과만 계속되자 논문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인터뷰>신범철(경기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에서 주장하는 수치를 똑같은 시나리오에서 재현했는데 재현을 못했거든요. 그렇다면 결국 여전히 의아하고 조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수치가 안 맞거든요.”
관련 의원들과 경제학자들은 조작 의혹을 풀기 위해선 국책연구소가 이제라도 연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심상정(국회의원/FTA 특위 위원장): "당신들이 사용한 가정에 대해 내놔봐라...변수와 파라미터를 내놔봐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책연구소가 몇 달째 공개를 거부하면서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연구 내용이 연구원의 지적 재산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채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 팀장): "우리가 다 해 볼테니까 넘겨달라는 것은 옳지가 않죠. 그게 지적재산이죠, 뭡니까?”
그러나, FTA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의 기초 자료가 된 연구 내용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인터뷰>정우성(변리사): "공공단체는 공익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요청이 있으면 이것은 마땅히 공개나 공표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심상정(국회의원/FTA 특위 위원장):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조작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조작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 보고서를 직접 만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한미 FTA 담당 팀장은 자신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잘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인터뷰>채욱(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미 FTA 팀장): " (분석을 한 게 팀장님 아니십니까?) 아니죠. 내가 CGE를 알아야 분석을 하죠. 그럼 누구한테 확인을 해야 하는 겁니까? 그건 000 박사한테 확인을 해야죠.
(책임을 졌던 분이 000 박사 맞아요? ) 000 박사가 FTA 팀장으로서 모든 것을 다했기 때문에... FTA 팀장이었죠. 000 박사가..."
연구 보고서 작성을 책임졌다는 전직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조작 의혹을 확인하자 자신 역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부인합니다.
<인터뷰> 이 00(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 "(작성한 분이 이 박사님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작성을 해요? 허허~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 대외경제연구원에 물어보세요. 저는 모릅니다."
보고서는 분명 국책연구소에서 나왔지만 정작 관련 연구원들은 서로가 자신들이 만들지 않았다며 발뺌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성자도 없이, 의혹만 키워가는 국책연구소의 FTA 보고서..... 그런데도 정부는 지금도 이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FTA만 체결하면 엄청난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한덕수(한미 FTA 체결 지원 위원장):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지난달 이행이 다 끝나갈 때 쯤 되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자유무역협정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한 7%정도 규모가 커지는 그러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9. 에필로그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의 경제환경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됩니다.
그 변화가 대한민국을 도약의 길로 이끌지, 추락의 길로 밀어넣을 지, 현재로선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정부쪽 말대로 반대만이 능사는 아닙니다.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가 장밋빛으로 제시한 근거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조작됐거나 왜곡돼 있는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더구나 정부가 제시한 FTA의 전망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전문가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충고합니다.
<녹취>정운찬 서울대 교수(지난 8월 9일): "우리는 너무나 자주 현실의 정부정책이 획일적인 사고와 성급한 이론 적용의 희생 제물이 되고는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문제가 그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FTA의 긍정적 효과만을 강조하기에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측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인터뷰>나바레떼(멕시코 전 외교관): "한국은 미국과 FTA를 맺을 때 멕시코보다는 좀 더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제발 멕시코의 경험들을 살펴보고 한국이 멕시코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의혹과 궁금증을 풀고 신뢰를 쌓기위해, 정부쪽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인터뷰>홍영표(한미 FTA 지원 단장): "FTA는 우리 경제에 중요한 과제...서로 근거 없는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올바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적 합의 없이 진행되는 협상에는 늘 굴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찬반의 논란이 커질수록 정부는 정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어려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