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물사유화 저지 투쟁 승리의 촛불 밝혀
지난 2007년 12월 12일 남원시의 상수도 민간 위탁 날치기 처리를 막으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던 남원 상수도 민간 위탁반대 대책위는 2008년 6월 13일, 7개월의 투쟁 끝에 남원시장 최중근의 철회 선언을 받아냈다. 2007년 겨울, 전 수자원공사 사장을 지냈던 최중근 남원 시장은 남원 상수도 관리권을 수자원공사에 넘기기 위해 일방적이고 요식적인 타당성 평가를 거친 후, 시 의회를 통해 상수도 위탁 동의안을 상정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어떠한 의견 수렴도 없이 시작된 일이었다. 중앙 정부는 물산업육성법 추진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운영하고 있던 상수도 사업에 사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고, 이에 수자원공사(K-water)는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역과 공업 용수가 많이 사용되어 비용 회수가 쉬운 지역을 대상으로 수자원 광역화란 이름으로 우선 시장 선점에 들어갔다.
남원 물 사유화 저지 투쟁의 경과
그 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남원 시민들은 시청 앞에 모여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시청 앞 천막은 두번 강제 철거 되었다. 촛불 문화제에 학생들을 강제동원 한다는 남원 시청의 연대 단체들에 대한 유언비어 날조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만 갔다. 시 의회가 열릴 때면 의회 앞에서 상수도 위탁 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여 연좌농성을 벌였다. 그 동안 남원시청 측은 시민들의 찬성 여론을 이끌기 위해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시정설명회를 벌이기도 하였다. 지난 해 롯데마트 입점 저지 투쟁 실패를 통해 남원 시민들은 흘러가는 이 상황에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가지기도 하였으나, 이 물 사유화 투쟁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전국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론을 비롯해 공기업 민영화 등 사회공공성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각박한 현실이 이곳 남원시민들이 일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풀은 바람 보다 더 빨리 눕지만 바람 보다 더 빨리 일어서고, 바람보다 더 빨리 울지만, 바람보다 더 빨리 웃는 다는 시구가 떠오르는 투쟁이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연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원에서도 2008년 5월 12일 부터 물 사유화 저지, 그 부문으로써가 아닌 거센 FTA에 대항하기 위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함께 외치기 시작했다.
남원 지역 물 사유화 저지 투쟁의 승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
현재 세계 10대 초국적 물기업 대부분이 위치한 유럽과의 FTA가 추진되고 있고, 올 12월 이명박 정부는 물산업육성법을 환경부를 통해 제정할 것이라 밝혔다. 따라서 상수도 사업을 비롯 물 사유화는 현재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전국 14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수도 민간 위탁은 지자체 산하 수도사업소 직원 조차 반대하려해도 계약 내용을 몰라,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원과 정읍 대책위를 찾아오고 있다. 인구 9만남원에서의 상수도 위탁안 철회, 그 승리는 끝이 아니다. 물 사유화 저지 투쟁, 지역 운동의 선례가 되기 위해 대책위는 6월 16일 전북 도청에서 갖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새로운 투쟁의 국면으로 나아가려 한다. 노동자, 농민, 시민과 학생 모두가 중심에 선 전국 물사유화 저지 투쟁 최전선에서 대책위는 삶의 기반을 위협하는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투쟁을 새로운 각오로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