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러진 6.2 교육감 선거는 현재의 교육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경고와 변화에 대한 갈망을 동시에 보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교육에 있어서의 변화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선은 진보적인 교육감 후보들이 내놓았던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제정, 공교육 혁신 등 여러 제도적인 변화들이 필요하지요. 제도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오랫동안 쌓여온 어떤 공통된 생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동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줄세우기와 무한경쟁 속에서 인간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병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지요. 사실 그런 생각은 특별한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삶을 통해 체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교육에서의 저런 몇몇 제도의 변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인간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런 경쟁은 이 사회의 어떤 ‘필요악’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다만 저런 제도들을 바꿈으로써 최소화할 수 있을 뿐인 걸까요?
김규항씨는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길러지는 어린이들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기 위해 2003년부터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잡지를 만들어왔습니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경쟁하기보다 더불어 잘사는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어린이, 학생, 대학생, 부모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찰하는 강연과 글쓰기를 계속해왔습니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쓴 한겨레의 칼럼의 제목 “오늘이 인생이다”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치 오늘은 내일을 위한 준비인 것처럼 오늘을 비인간적으로 살아가는데 익숙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며 그는 오늘이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서로 돕지 않고 경쟁만 한다면, 내일도 모레도 계속 그렇게만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칼럼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됩니다.
“사람이 미래를 계획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살인적인 경쟁 체제에서 아이의 101년 후를 근심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인생은 바로 오늘이라는 것, 오늘을 생략한 채 얻을 수 있는 미래의 오늘은 없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오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걸 생략한다면 10년 후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병들어 있을 거라는 걸, 오늘 아이들과 한가롭게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생략한다면 10년 후 완벽한 조건을 가진 아이들은 나를 비지니스 파트너처럼 바라 볼 거라는 걸, 오늘 저녁 식구들이 소박한 집에 둘러앉아 단란하기를 생략한다면 10년 후 몇 배 큰 저택에서 식구들은 모두 서로에게 하숙생들일 거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오늘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인생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진지한 고민의 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