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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워크아웃의 반노동자적 본질이 현실로 드러났다.
허용대(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금호자본은 올해 임단협에서 1,200명을 정리해고시켜야만 회사가 존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은 일 안하고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했었다. 결국 노조는 금호자본의 공갈,협박에 넘어가 고통전담안을 받아들임으로서 임금이 반토막나고 생산량 증가에 따른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3분기까지 1686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11월1일 박삼구는 채권단으로부터 채무상환능력을 인정받아 그룹회장직에 전격 복귀하였다. 채권단이 산정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자금 6000억원 중 4000억원은 홍콩법인 등 해외 사업장에 대한 지원(증자) 자금으로 대부분 투자되었다. 또한 박삼구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1000억원을 투자하여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무리한 해외공장 증설과 인수합병으로 경영위기를 초래해 놓고서 공갈과 협박으로 노동자에 대한 착취율을 높여 얻은 돈으로 빚 갚고 다시 해외공장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11월말에 402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채권단은 채권을 시가와 무관하게 액면가로 신주를 발행하여 출자전환함으로써 1년 후 주식가격이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경우 6000억의 시세차익을 챙기게 될 것이다. 채권단의 6000억원의 시세차익은 2분기 채권출자전환으로 인한 채권단의 손실 587억을 훨씬 상쇄하는 금액이고 향후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에 의해 시가대로 사들여야 하는 금액으로 그 재원은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피땀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철저한 희생과 고통으로 채권단과 그룹오너만 이익을 보는 워크아웃의 본질’이 그대로 현실로 드러났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보장받기 위해 2014년까지 채무상환과 이자로 1조가 넘는 자금을 채권단에게 가져다 바쳐야 한다. 2010년 2분기 영업이익은 669억인데 이자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990억원이고 3분기에도 영업이익은 803억인데 영업외비용은 829억이나 된다.
금호타이어는 08년도에 노동조합과 합의한 설비투자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597개 직무를 도급화하였다. 지난 몇 년간의 설비투자 미비로 설비 노후가 상당한 광주, 곡성공장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고 외부로 자금이 계속 유출될 경우 금호타이어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가능성이 크고, 사측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착취를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금호타이어지회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은 2010년 5월25일 워크아웃 관련 반노동자적 고통전담 합 의를 주도한 전 3기 집행부를 총회를 열어 탄핵하였다. 그러나 탄핵된 집행부는 법원으로부터 탄 핵결정 효력무효 처분을 받아내어 조합원들의 민주적 결정을 무시하였다. 해고된 동지들의 지회 사무실 점거농성을 계기로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회사는 탄핵집행부의 요청에 따라 노동 조합사무실을 7월4일자로 폐쇄하였다. 조합원들은 7월7일 총회를 거쳐 4기 집행부 임원을 선출 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불법집행부라 규정하고 지회가 요청하는 보충교섭과 협의회 개최를 거부 하였고 오히려 임원과 간부들을 징계하고 고소,고발 하였다. 4기 지회집행부는 3개월 가까이 회 사에 맞서서 생산량 다운투쟁, 공장내 주정차 투쟁, 서울본사 상경투쟁, 체불임금 소송, 산업은행 출근선전전, 임금반납 무효 진정 등 적극적으로 활동과 투쟁을 전개하였다. 10월초 법원 직무집행정지 결정으로 일상적 조합업무마져 불법으로 규정되어 벌금이 부과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고,
결국 10월13일,14일 박유기위원장 성명서와 지회의 입장발표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회의 합법성을 위해 얻기위해 11월12일 4기 지회집행부 임원 및 대의원에 대한 재선거를 실시하였다.
현장분위기는 워크아웃과 관련하여 금호자본과 채권단의 공갈협박으로 투쟁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임금삭감, 생산량 인상, 단협개악, 복지축소, 도급화까지 송두리째 빼앗김으로써 강한 불만과 더불어 패배주의나 무력감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회사는 노동자들에 “고통스럽지만 참고 인내하면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할 수 있고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사원들의 노력을 잊지않겠다”고 교묘하게 선전을 함으로써 노동자들의 투쟁의식마져 마비시키고 있다.
주식을 담보로 잡히고 채권단의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금호자본 박삼구 일가가 한 번 빼앗은 것을 노동자들에게 쉽게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빼앗긴 권리와 임금을 되찾기 위해선 자본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의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위력적인 대중투쟁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사기가 꺽인 상태에서 심리적으로 의식적으로 까지 와해된다면 위력적인 대중투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적절한 현장 쟁점사안(생산량 조정)을 부각시키고 투쟁과정을 조직화해서 침체된 현장분위기와 무기력한 대중의 심리상태를 극복하고 조합원 대중들이 투쟁으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끔 해야한다. 핵심사안(임금)에 대한 노사간의 전면전에 대비해서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은 투쟁들을 현장에서 치열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17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조합에 “금호타이어가 개인동의서를 받지 않은 임금반납은 근로기준법 43조(임금지급)를 위반 한 것”이라고 진정사건 상황 통지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회사는 노동청의 시정지시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임금반납과 관련된 회사의 법위반 사실은 그간의 침체된 분위기를 깨고 조합원대중들의 적극적 행동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견고해 보이는 자본의 워크아웃 체제도 틈이 생기고 그 틈을 집요하게 비집고 들어가면 전체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비정규직의 확대를 막고 설비투자를 강제하기 위해선 도급화 합의사항(597개직무) 이행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도급화 합의에 따른 전환배치 등의 세부추진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간 협의체 운영에 노조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 년말이 되면 정년퇴직으로 인력수급에 있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으므로 회사만 다급해 질 것이다. 노동조합이 도급화합의사항 이행을 거부할 논리적 법적 근거와 이유는 많다. 도급화합의의 전제가 적자경영이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보고있다. 또한 도급화 합의직무에는 04년도에 법적으로 불법파견이라고 정규직화했던 직무가 포함되어있다. 파견법을 위반할 수 없기 때문에 도급화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힘의 문제로 소급하여 미리서 포기하거나 단정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다양한 쟁점사안을 만들어내고 논란을 만들다보면 의외로 현실적 대립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회사가 예상치 못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다양한 투쟁전술로 회사를 당혹하게 하고 타격을 주다보면 의외로 약한 고리를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자본의 탐욕과 적대적이고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게 선전함으로서 투쟁의식을 높이고 여론으로 자본을 압박할 수 있다. 대중의 역동성이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의 부단한 고민과 노력이 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뛰어난 실력의 전제이다.
반노동자적 2010년 임단협합의와 노조동의서에 의해 워크아웃 기간동안 노동3권이 사실상 봉쇄되어져 있다. 어려운 여건과 상황이지만 노동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줄이기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다면 자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비장한 투쟁각오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한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위력적인 투쟁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그 투쟁은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전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기고글은 <평등과 연대를 위한 민중행동>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