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남 일 아니다’ 릴레이 기고] <2> 교육분야
대학의 시장화 가속화되니 공교육 붕괴 막을 수 없다
임원빈
기사 게재일 : 2011-11-15
너무나 조용했다. `한미 FTA 체결’ 문제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지난 3년은 너무나 조용했다. 이 조용함을 깬 것은 다름 아님 미국과 우리나라의 보수파 정권. 3년의 공백을 메우듯이 빠르고 치밀하게, 한미 FTA 체결을 위한 공격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이른바 `빼빼로 데이’ 하루 전날에 선물로 `물대포’를 준 것은 웃을 수 없는 유머이기도 하다.
2008년에 사람들은 `광우병 소고기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그 구호는 FTA에 대한 전반적인 반대의 목소리로 수렴되지 못하고 급속하게 사그라져 갔다. 다시 한 번 FTA가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거리로 나서야 될까? 필자는 현재 대학생으로, 대학생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FTA 체결과 교육의 문제가 떨어져 있지 않음을 미숙한 글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올 한해 대학을 `강타’했던 문제를 꼽자면 `국립대 법인화’일 것이다. 직접적인 폭탄을 맞은 서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의 국립대 학생들과 사립대 학생들이 이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끝없이 증대시키며 이 문제를 범국민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국립대 법인화 문제가 많이 식어가고 있는 지금에서, FTA 문제의 촉발은 다시 폭탄 심지에 불을 붙일 우려가 있다.
2006년 FTA 체결 논의 당시에 미국에서는 한국의 대학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당시의 기사들을 찾아보면 교육 분야 중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나, SAT(미국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 등의 시장 접근에 관심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미국의 협상 요구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교육의 법인화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과 한국 정부의 협상으로 대학의 시장화를, 국립대 법인화를 시행하는 명분을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SAT는 대학 입시제도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의 교육열을 더욱 가속화시켜 의무교육에도 이를 반영할 확률이 크다. 자연스러운 대학교의 민영화부터 시작하여 한국의 교육제도는 공교육 붕괴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한 달 전에 콜럼비아에서는 학생 50만 명이 대학 민영화와 FTA 반대를 외치며 파업을 했다. 미국과의 FTA 체결로 인한 교육의 시장화와 등록금 인상에 대해 저항한 것이다. 이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우리의 상황이 정녕 다른 것일까? 이미 한국의 교육제도가 개방화·시장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기 때문에 FTA 체결에서 교육의 문제는 비교적 작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간과하고서 FTA 체결 저지를 외친다면 한국의 교육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한미 FTA 체결이 상품의 교역에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대학생들과 한국 교육 문제에 고민 하는 이들과 동떨어진 문제 또한 아니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8년의 `광우병 소고기 반대’ 구호를 넘어서 FTA 그 자체에 대한 폐기를 외쳐야 할 시기이다. 그 목소리는 대학에서, 거리에서, 한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하자.
임원빈<전남대학교 경영대학 경제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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