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상징적인 의미이거나, 지도부 수준의 연대인 것 같지만
이것은 중요한 연결고리이며, 'FTA반대'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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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칠레 FTA 체결되면, 먹거리 안전도 위험"
환경단체, 학교급식운동단체 농민들과 연대 선언
2004-02-06 오전 10:44:59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3당이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오는 9일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환경단체와 학교급식 운동을 전개하는 단체들이 환경과 먹을거리의 안전 관점에서 FTA 비준 반대 입장을 표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FTA, 전지구적인 환경문제 심화시킬 가능성 커
녹색연합, 녹색평론사, 민주노동당 환경위원회, 에너지대안센터, 환경운동연합, 한살림 등 환경단체 및 정당과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교급식법개정ㆍ조례제정국민운동본부, 우리농업살리기운동본부 등 학교급식 운동을 전개해 온 단체들은 6일 성명을 통해 FTA가 한국 농업의 기반을 뒤흔들 뿐만 아니라, 환경과 먹을거리의 안전의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FTA 비준은 농민의 생존권 박탈뿐 아니라, 전지구적인 환경문제를 심화시키고,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가로막는 중대한 생태문제"라면서 "FTA가 비준돼 국제적인 농산물의 자유무역거래가 행해진다면 원거리 수송과 물질의 대량 이동으로 에너지 낭비, 자원의 지역순환 체계 붕괴로 머지 않아 예상치 못한 심각한 환경 문제와 생태적 재앙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유무역거래로 시장논리에 입각해 경쟁력 있는 작물만이 생산되고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경우 지역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기후에 기초한 지역농업이 사라지고, 생물종 다양성이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A, 국민 먹을거리 안전, 다국적 기업에 내맡기는 꼴
이들 단체들은 FTA가 비준돼, "외국의 농산물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유통된다면 국민들의 먹을거리 안전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규모의 농약 살포, 유전자 조작, 방사선 조사된 외국산 농산물의 대량 유통으로 국민들의 건강한 삶이 위협받을 게 뻔하다"면서 "특히 우리 농민들이 자연환경과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지속가능한 생태농업(유기농)으로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이런 외국 농산물은 국민 먹을거리 안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정부가 FTA 체결의 대가로 1백19조원의 농어촌 지원대책을 발표한 것은 기만에 불과하다"면서 "FTA 체결은 결국 국민의 건강과 지역의 환경을 지켜온 우리 농업과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다국적 기업에 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칠레도 농업으로 인한 생태 위기 가속화돼
한편 한국과 FTA를 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알려져 있는 칠레의 경우도 중ㆍ대규모 상업 농장의 수출작물 위주의 농업으로 생태 위기와 먹을거리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의 비호 아래 적극적인 시장개방 정책을 펴온 칠레는 농업 부문에서도 포도와 사과 등 과실 위주의 수출작물을 중ㆍ대규모 농장에서 대량으로 재배해 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수출용 과실 부문은 현재 농업 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약 6억2천5백만달러(7천5백억원) 어치가 수출되고 있다.
이런 농업이 칠레의 농업 기업에는 큰 이익을 남겨주었지만, 칠레의 생태와 먹을거리의 안전은 심각하게 해쳤다. 이같은 사실은 1998년 미구엘 알티에리(Miguel Altieri) 교수(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 농업생태학)와 알레한드로 로하스(Alejandro Rojas) 교수(캐나다 카필라노 대학 환경과학과)가 캐나다의 <얼터너티브 저널>에 기고한 글에 따른 것이다.
기고문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특히 대규모 농업에 필수불가결한 농약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 칠레 내부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단체 및 학교급식 단체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 주는 지적이다. 칠레에서는 5~6년전부터 본격적으로 농약이 칠레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으나, 이미 토양이 DDT와 엘드린 등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갖는 농약 성분들에 광범위하게 오염됐고 여전히 다량의 농약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공동 성명서를 주도한 민주노동당 환경위원회 최상일 조직부장은 "한ㆍ칠레 FTA 문제를 단순한 농민생존권 문제가 아니라 생태문제임을 선언할 필요가 있어서 이와 같은 공동 행동을 준비하게 됐다"고 이번 성명서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이제 막 생활협동조합, 학교급식조례제정 운동과 같은 생태농업(유기농)에 바탕을 둔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한ㆍ칠레 FTA는 기존의 화학영농에 맞서 농촌환경과 생태계를 지키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자 한 이런 유기농의 싹을 뽑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성명을 내는데 참가한 단체들은 민주노동당 환경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2월6일 11시부터 청와대와 공중파 방송사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이버 시위’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농민들과 연대해 2월9일 '한ㆍ칠레 FTA 국회 비준'을 저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