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민중진영의 대응방향 (의견안)
제출일: 2004년 3월 13일 민중연대 집행책임자회의에 제출
제출자: 사회진보연대
1. 현 사태의 성격
1)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서로에게 떠넘기려는 여야정당의 “책임전가” 정치의 극단적 결과다.
여야정당은 모두 신자유주의 개혁 노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이로 인하여 비정규직, 실업, 빈곤 등 노동의 위기와 가족의 해체, 교육의 붕괴 등 심각한 일상의 고통으로 민중의 불만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 이 마당에 여야정당은 자신의 정당성을 선전할 도리가 없고, 결국 "나도 나쁘지만 상대방은 나보다 더 나쁘다"는 식의 네가티브 차별화 전략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정적 정당화"가 여야 지배세력의 사생결단의 위기를 낳았다.
2) 총선에서 "차악"(次惡)의 선택을 강요하기 위한 정치술수다.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한 국민 정서의 이반이 심각하고, 따라서 총선을 앞둔 지배세력의 정치적 동원은 매우 곤란함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여야정당은 거대한 도박판을 벌여 선거에서 누군가 차악을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측은 탄핵통과를 불사하며, 총선과 재신임 문제를 연계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결국 사태가 여기까지 올 때까지 노무현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을 추진할 때부터 이것이 “총선전략”이라는 점을 공공연하게 인정했다.
3) 노무현의 정치도박, 신자유주의 개혁이 빚은 귀결이다.
노무현은 지난해 9월 재신임 선언으로 “자신을 지지하든가 나라가 망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의 “국민협박극”에 뛰어 들었다.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응은 노무현이 거대한 도박판을 깔아 “너죽고 나살자” 식의 “올인”전략을 감행했기 때문에 비로소 벌어진 일이다.
또한 탄핵이 가능한 것은 노무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층이 적기 때문이다. (국민의 50%가 참여하는 투표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하는 문제와는 전혀 딴 판이다.) 그렇기 때문이 지배세력 내의 다른 분파들의 "흔들기"가 가능했던 것이고, 지금의 사태가 나타날 수 있었다. 달리 말해 신자유주의 개혁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지배세력 내의 다른 분파가 활용했다는 것이다.
4) 노무현이든, 한나라당-민주당이든 총선에서 다수를 점한다고 신자유주의 위기가 바뀌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분명한 사실은 지배세력의 대표가 누구로 바뀐다한들 민중들의 삶의 위기의 근원인 신자유주의 개혁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면, 민중들이 진정한 고통의 원인에 맞서 싸우는 투쟁을 지배세력이 의도한 방향으로 호도하는 결과를 낳고야 말 것이다. 민중진영은 무엇보다도 이 점을 분명히 강조해야 한다. (노무현정권의 “개혁”으로 인한 민중열사의 유언은 무엇인가?)
2. 민중진영의 대응방향
1) 현 사태를 자신의 이득을 위해 활용하려는 지배세력과 그 지원세력에 대해 모든 전선에서 분명한 대치선을 그어야 한다.
2) 민중들의 탄핵사태에 관한 불만은 신자유주의 개혁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매우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개혁이 낳은 위기를 분명히 드러내어, 지배세력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의 반민중적 반민주적 정책의 거수기 노릇에 더해 자신의 당리당략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의회 일반에 대한 공격을 가해야 한다.
3) 민중진영이 반전반세계화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에 헌신해온 만큼, 그 기조 위에서 민중진영의 합의와 단결에 입각해 탄핵사태에 대응해 나간다. (민중진영의 공동의 요구와 투쟁계획을 담아낼 수 있는 운동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3. 주요 구호
- 당리당략, 민생외면 신자유주의 보수정치 민중의 힘으로 갈아엎자!
- 민생파탄, 부패비리 신자유주의 노무현정부 규탄한다!
- 이라크파병, FTA 강행 노무현 정부 박살내자!
- 민생외면, 부패온상 의회는 자폭하라!
- 반민중 반민주 보수정당 심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