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용산참사 진상규명!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작년 1월 20일, 살기위해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들이 화염에 휩싸여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던 용산의 남일당 건물. 1년이 지난 2010년 1월 20일, 다섯 분의 열사가 돌아가셨던 그곳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이었지만, 355일이 지나서야 장례를 치르게 된 다섯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사람들은 우산을 들고 삼삼오오 모였다. 유가족과 범대위를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은 투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을 위해 다시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2009년 1월 20일, 그리고 355일의 투쟁
2009년 1월, 철거민들은 용산 남일당 옥상에 망루를 세웠다. 만 하루만에 경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었고 다섯 명의 철거민이 차가운 시신으로 내려왔다. 살아서 내려온 철거민은 경찰에 연행되었고, 산자도 죽은자도 도심의 테러리스트라는 오명을 쓰고 용산참사의 진실은 정권에 의해 철저히 은폐되었다.
참사 이후, 범대위와 유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용산참사의 진실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355일간 투쟁을 벌여왔고, 1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용산참사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채, 철거민들은 아직 구속되어있고, 책임자 처벌은 요원한 상태이다. 또한 정권의 살인적인 재개발정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민중의 생존권 요구는 땅속으로 묻히고 있다. 제2, 제3의 용산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철거민운동의 확장과 사회운동의 연대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는 짧은 시간의 경제발전을 경험하면서 ‘개발’은 곧 경제발전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익숙해져왔고, 이명박 정권의 등장 이후 뉴타운 정책 등 개발 만능의 이데올로기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또한 정권과 건설자본, 대지주 등의 개발동맹 체제가 지방 토호세력이나 보수언론, 투기꾼까지 확대 강화되고 지역의 급속한 보수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사회운동진영은 개발에 맞선 운동을 전면적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철거민투쟁은 개별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연대의 틀도 약화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사회운동 내에서 생존권으로써 주거권과 그것을 억압하는 재개발의 문제가 중요하게 인식되지 못한 측면도 존재한다.
제2, 제3의 용산참사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지배계급의 공고한 개발동맹과 이데올로기에 맞서 철거민운동의 확장과 사회운동의 연대가 필요하다. 개별지역에의 협소한 대응이 아니라 정권의 개발정책 문제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고 건설자본과 정권의 개발동맹에 대항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지역 철거민 조직과 지역운동의 연대의 틀을 확장하고 살인적인 재개발에 맞서 사회운동진영의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