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냐? 미국이냐? 노무현은 선택하라!'가 이번 집회가
노무현정부에게 던지는 주요한 구호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노무현은 이미 미국을 선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그 뻔한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집회의 제스처는 김선일씨의 죽음이 갖는 비극성을 담기엔
국민들의 분노를 담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행진하다가, 열린우리당 광주시당앞에서 집회
참가자들보다 2-3배는 많아보이는 전경에게 둘러싸여, 미약한
저항의 몸짓만 보이다가 물러섰던 것이 어제 집회였고 지금까지의
집회였던 것 같습니다.

열린우리당사에 '계란이라도 던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말을
우스개처럼 말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것조차도 '촛불'스러운
분위기때문에 나의 욕구를 하향조정해서 말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는 와중에 사회진보연대 게시판에 올라온 어떤 글을 봤는데
이 글이 한 구절이 파병철회 집회의 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주고
있는 것 같아 옮겨봅니다

"수많은 생명이 미 제국주의와 그 하수인의 탐욕 때문에 사라져가고 있는
데, 그에 대한 반대를 조직화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희생도 치르려하지 않
는다. 전쟁을 벌이겠다는 정부를 상대로 과격해지지 말라니, 그럼 우리는
언제 과격해져야 하는가?"


민중행동에서는 '파병철회'와 '주권회복'이 주요 구호였던
이번 집회에서 '학살동맹-한미동맹에 대한 규탄', '열린우리당의
파병증강, 테러방지법 재추진시도에 대한 비판'. '살인정권 파병정권
노무현정권 퇴진하라'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몇몇 회원이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져서 평가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광주에서
진행되는 집회의 특성과 조건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를 함께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7시에도 같은 방식으로 집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회원들의 뜻이 모아진다면, 토요일 5시쯤에 모여서 토론하고 피켓도
재정비해서 집회에 결합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