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WTO가 농민을 죽인다.”

오는 9월 10일은 WTO 5차 각료회의가 열리던 멕시코 칸쿤에서 농민 故이경해 열사가 DDA(도하개발의제)협상 중단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WTO kills farmers"라는 열사의 유언은 우루과이 라운드로 농산물이 자유무역의 대상이 된 후 벼랑끝에 내몰린 농민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현재 고작 10개의 초국적 농기업이 세계농산물 시장의 90%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대량 생산한 농산물이 농산물이 남반구국가들에 싼값에 쏟아지면서 소규모 농가들은 경쟁에서 밀려 설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식량을 자급자족하던 나라들은 이제 식량을 초국적기업들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농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값싼 임금에 기업들에 고용되어 고통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WTO가 출범한 이후 농산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부채에 허덕이던 많은 농민들이 농약을 들이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故이경해열사의 죽음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WTO가 만들어낸 분노스러운 한국농민의 현실 자체였습니다.
토지를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는데 이용하고, 고유한 종자를 유지보관하며, 비료와 농약을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사용하는 등 농업생산과 유통전반을 통제하는 것은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농민들의 고유한 권리입니다. 또한 안전한 식량을 필요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것은 민중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권입니다.
이에 WTO가 파괴한 농민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오는 9월 10일,11일에 전국곳곳에서 100만 농민들이 집결하여 식량주권을 지켜가는 싸움을 벌여낼 것입니다. 또한 이 투쟁은 한국농민들만의 것이 아니라, 국제소농조직 ‘비아캄페시’와 함께 연대하여 WTO가 강제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는 전세계 민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 땅의 억압받고 착취 받아온 민중들과 함께했던 전남대 선배들과 518의 넋을 기억합니다. 어떠한 누구도 민중의 민주주의를 향한 그/녀들의 투쟁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전남대학우 여러분! 민중의 벗으로, 다시금 투쟁하는 민중들의 목소리에 힘차게 응답합시다.

2004년 9월 10일 오후 4시 광주역 광장(전남은 각 시․군청 앞)
이경해열사 정신계승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범국민대회
2004년 9월 11일 오후 3시 도청앞 518민주광장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국민투표 쟁취 광주․전남 시도민대회

식량주권 수호!
WTO쌀수입 개방저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신자유주의 분쇄, 민중의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전남대학생연대회의(준) ‘아름다운 저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