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옥씨 글을 읽고 생각나서 (1)



현재의 운동에 대한 이런 저런 분석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러한 분석들의 공통된 맹점중의 하나는 바로 세계자본주의가 어떤 위치에 와있는가, 현재의 신자유주의 시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에 대한 분석의 빈곤이다.(역사적 자본주의 분석의 부재) 또 하나는 자본주의를 뛰어넘고자 했던 20세기 운동(민족해방운동과 사회주의운동)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빈곤이다.
신자유주의를 단순히 새로운 자유주의, 언젠가는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로 다시 "부활"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는 이상, 신자유주의를 자본주의의 '역사적 위기'가 아닌 '순환적' 위기에 대한 대응 수준으로 언급하는 이상, 그 어떠한 신자유주의의 외형(금융화, 세계화, 개방화, 민영화 등등)에 대한 보고와 운동에 대한 평가, 변혁에 대한 전망은 함량미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반자본주의면 됐지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은 대중을 혼돈스럽게 만드는 구호일 뿐이라는 인식은 사회주의면 됐지 어떤 사회주의 운동이냐는 질문에는 입을 틀어막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무지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을 타협하겠다고 하는 기만으로 속출하기도 하고, 이미 실패한 운동모델을 잘하면 된다고 우기는 억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타협할 의지도, 타협할 능력도 없는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참여'와 '의회민주주의'와 '효율'과 '자유'라는 것은 대중기만이고, 덫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있지 않은 역사를 분석할 수는 없다. 레닌에 와서야 (맑스는 볼 수 없었던) 제국주의가 인식되었고, 그에 대한 혁명전략과 조직모델이 제시되었다. 현실사회주의가 붕괴하고 아메리카 헤게모니가 몰락하고 나서야 우리는 20세기 세계 반체제운동과 세계자본주의를 역사적으로 인식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 인식에 얼마나 철저한가?


그리고 지금의 우리 운동!
이제는 운동의 덕목과 원전의 글귀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감동시키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을, 과거 잘나갔던 어떤 조직과 잘 나갔던 노조의 무엇이었다는 명함으로 한 소리 내질렀다간 대중들에게 몰매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실패한 당운동으로 신자유주의를 돌파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렇다고 몰락해 가는 대중운동을 두들겨 패며 이런 저런 담론을 재탕, 삼탕 우려서 모자이크한 초라한 전망으로 조직적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자신의 운동적 입지를 고수하려는 것은 사회주의자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대중운동은 여전히 대중운동이다. 대중운동은 사회주의 운동과 다르다. 하지만 사회주의 운동이 대중운동과 함께 변화 발전하도록 만드는 것은 활동가의 몫이다.
우리는 그 실천에 얼마나 철저한가?

그리고 나머지는 대중운동에 대한 관점, 대중활동관이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