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2500명 시위..."자발적이라고?"
[현장중계] 성매매여성들, 정부 대책마련 촉구

김지은/이종호(Luna) 기자



▲ 성매매 특별법 시행에 반대하는 전국의 성매매 업소 여성이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계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생존권 보장하라...나쁜 시선으로만 보지않았으면" / 김호중 기자

[최종신 : 7일 오후 6시 30분]

"일대일 인터뷰 않겠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나왔다"
업주와 시위 여성들 '자발적' 재차 강조... 여성단체 "이면을 봐야"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7일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약 6시간동안 시위를 벌인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날 여성들은 집회장 맨 앞에 마련된 무대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모두 자발적으로 나온 시위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달 23일 '미아리 텍사스'(성북구 하월곡동)의 시위를 사실상 업주들이 조직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듯했다.

여성들은 이처럼 스스로 시위에 나왔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시위에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성매매 종사 여성 주변 곁에는 '이모'와 '삼촌'이라고 불리는 업소 관리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 뿐 아니라 업주들도 주변에 선 채 팔짱을 끼고 집회 현장을 지켜봤다. 업주들은 대체적으로 큰 체격이었고 경찰의 만류에도 시위 현장을 찾았던 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에게 험한 욕설을 내뱉으며 달려들 정도로 흥분했다.

업주들은 한결같이 "아가씨들이 시위를 조직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현준 '한터 전국연합'(업주 모임) 사무국장은 "업주들은 (이 시위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며 "아가씨들이 모두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모자색깔 맞추는 등 조직적 시위... "일대일 인터뷰는 않겠다"


"더욱 강력히 성매매 단속해야"
주변 회사원들 "자발적 시위라고?"


이날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성매매 종사 여성들과 업주들의 시위에 대해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점심식사를 하러 나왔다가 시위 사실을 알았다는 김아무개(34·회사원)씨는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놨는데 업주들이나 (성매매) 여성들이 이런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겠으나 정부 단속을 거부하며 거리로까지 나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아무개(26)씨는 시위가 성매매 종사 여성의 자발적인 시위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시위 현장 주변에 체격이 큰 남성들이 있던데 그들이 다 업주 아니냐"며 "사실상 시위에 나선 여성들은 업주들에게 고용돼있는 상태인데 겉으로 '자발적'이라고 말한다고 그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집회현장 인근이 직장이라는 또다른 회사원은 정부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진작 성매매를 강력히 단속했어야 했다"며 "그간 성매매가 많은 부작용을 낳았음에도 정부가 방치해온 셈이니 이제라도 철저히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성매매 특별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시민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정부가 규제한다고 100% 근절이 되겠느냐"며 "합법화하면 착취 등의 부작용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위에 나온 여성들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조직적으로 움직인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여성들은 지역별로 전세버스를 빌려 타고 와 같은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모두 차양이 긴 운동모자와 마스크, 어깨띠를 착용하는 등 복장을 통일했다. 미아리는 붉은색, 영등포는 주황색, 강원도는 흰색 등으로 지역별로 모자 색깔을 맞춰 쓰기도 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는 대량의 생수와 음료수가 마련돼 여성들에게 배포됐고, 점심시간에도 업소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김밥이나 도시락 등 미리 준비한 먹거리를 나눠줬다. 이들은 집회 현장에서 방송된 대중가요와 민중가요('임을 위한 행진곡''아침이슬')의 악보와 10여 가지의 구호가 담긴 인쇄물도 돌렸다.

일대일 인터뷰도 거부됐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미리 얘기가 된 듯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입을 굳게 닫고 답변을 피했다. 일부 집창촌 여성들의 마스크에는 인터뷰 거부를 상징하듯 커다란 가위표가 그려져 있기도 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사회에 나선 수원 지역 성매매 종사여성 김아무개(26)씨는 기자들을 향해 "개별 인터뷰는 하지 말아달라. 우리가 일대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씨는 "일부 여성단체에서 극소수 (탈성매매 여성의) 주장을 확대 선전하고 있다"며 "아가씨들 사이사이로 들어가 하는 개별 인터뷰는 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이들의 속내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은 '자유발언대' 시간뿐이었다. 각 지역에서 온 여성 20여명이 무대차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으나 이들의 주장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대부분 '여성단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오는 2007년까지는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규제만 하는 형태로 성매매를 사실상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그간 주장해온 업주들의 요구와도 다르지 않다. 여성들의 주장 속에는 업주들이 그간 언론을 통해 밝힌 요구가 한데 얽혀 있었다.

여성단체 "표면상 '자발적' 시위... 업주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날 집회가 자발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수년간 성매매 현장에서 지원 활동을 펴온 상담소와 단체 관계자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한 여성단체의 관계자는 "업주들이 마련한 전세버스를 타고 와 역시 업주들이 나눠주는 도시락을 먹으며 벌인 시위가 과연 자발적인 시위이냐"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들의 요구가 아닌 이들이 처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금 여성들은 어쨌거나 업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자발적인 시위라는 것은 표면적인 상황일 뿐 이들의 행동에는 업주들의 요구가 반영돼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 현장을 찾았던 탈성매매 여성 지원단체의 관계자도 "이 시위는 사실상 포주에 의해 동원된 집회"라며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현재 이런 시위에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이날 최초로 벌어진 전국의 성매매 종사 여성과 업주들의 집회는 6시간 만에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들의 집회가 이날로 끝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집회 끝에 강현준 한터전국연합 사무국장은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여성들을 향해 "조만간 또다시 똘똘 뭉치는 계기를 마련할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고 말했다. 몇몇 업주들도 "이런다(단속한다)고 없어질 줄 아느냐. 여파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위현장을 지켰던 경찰 관계자는 "이날 시위는 여성들과 업주들의 주장이 함께 담긴 시위"라며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시위에 나섰다고는 하나 지역별로 조직되고 업주들이 현장을 지키면서 마스크나 모자, 점심식사를 나눠주는 것을 봤을 때 동원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주들 "법 시행 후 6개월 유예기간도 부족하다"
"정부가 투명하게 관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공창제' 주장


이날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현장을 지키고 있던 업주들은 한결같이 "2007년까지 성매매 단속 유예"를 요구했다. 당장 못하게 하면 무엇을 먹고 살라는 것이냐는 주장이다.

업주들은 '안마시술소''휴게텔' 등의 음성형 성매매와 집창촌(이들은 이를 '개방형 성매매'라고 표현했다)을 구분해서 단속해야한다는 논리도 폈다. 음성형 성매매는 부작용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뤄지는 집창촌 지역은 단속에서 제외시키라는 얘기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남성업주는 "정부가 '개방형'과 '음성형'으로 구분해서 단속해야 한다"며 "정부가 투명한 관리를 통해 인권침해나 감금, 갈취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 사실상 공창을 운영하라는 주장이냐는 반문에 그는 "공창제와는 다른 얘기"라며 "정부가 지금껏 해오던 대로 규제만 하면 되지 않으냐. 2007년까지 우리에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통과된 것은 지난 3월. 지난 달 23일 시행되기 이전까지 약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서 그는 "6개월로는 부족하다.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이전을 준비하느냐"며 "돈을 모아 이직을 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업주들은 요즘은 선불금이 없다는 얘기도 했다. 또다른 업주는 "여성단체에서 선불금이라는 명목으로 공격을 해대는데 요즘은 없다"며 "우리는 감금이나 강요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를 요청하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신고 전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 경찰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 후 성매매 피해여성 긴급지원센터(전화번호 117)로 걸려오는 성매매 피해여성의 신고전화가 점점 늘고 있어 앞으로도 실효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6신대체 : 7일 오후 3시50분]

3시부터 시위 해산... 1000명은 남아 계속 집회

오후 3시께 성매매 여성들은 시위를 정리하고 해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 집창촌 여성들은 "이대로 갈 수 없다"며 '연장시위'를 벌이다 오후 4시께 모두 자리를 마무리했다.

이날 시위에서 사회를 보던 수원지역 성매매 종사 여성 김아무개(26)씨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니 오늘 집회는 이것으로 끝내겠다"며 해산을 선언했다.

업주모임인 '한터 전국연합' 강현준 사무국장도 연단에 올라 "오늘 집회는 여기서 마무리 하자"며 "조만간 다시 또 뭉치는 기회를 마련할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미아리, 영등포, 대구, 파주, 수원 등 1000여명의 일부 지역 집창촌 여성들은 "이대로 갈 수 없다, 끝까지 우리의 요구를 밝히자"고 주장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후 4시까지 '남행 열차' 등의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계속하다 해산했다.


한 여성단체 활동가, 업주들로부터 '봉변'




▲ 여성단체 활동가를 업주 등이 폭행하려해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늘 시위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왔다. 이 집회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 것이 아닌 포주에 의해 동원된 집회이니 언론에서 이를 제대로 잘 짚어야 한다. 현재 성매매 여성들은 시위에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다. 시위 등으로 보이는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다. 시위 모습만 가지고 보도하는 것은 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여성부의 탈성매매 지원대책과 관련해) 여성들은 탈 성매매 후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까지 재활기간이 걸린다. 그 기간동안 이들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단기간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7일 오후 2시40분께 한 여성단체 활동가 3명이 국회 앞 성매매여성들의 시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뷰 현장을 목격한 업주들로부터 심한 욕설과 폭력 위협을 받아 경찰에 이끌려 현장을 떠나야만 했다.

성매매업소 업주 10여명은 단체 활동가들의 인터뷰 와중에 갑자기 끼어들어 "어디서 그따위 말을 지껄이느냐", "너 이리로 와라", "이런 XX년"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주변에 있던 경찰 관계자 2명이 이들을 둘러쌌지만 더 많은 업주들이 몰려들어 단체 관계자의 옷깃과 머리칼을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단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의해 몸을 피한 뒤에도 업주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듯 기자들을 향해 "업주들이 시켜서 나왔는 지 여기 나온 여자들에게 다 물어봐라, 어디서 그따위 주장을 하느냐"고 소리쳤다.




[5신 : 7일 오후 3시5분]

"업주가 시켜서 나왔다고? 우리가 어린애인가"

"업주들이 시켜서 나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가 한두살 먹은 어린애인가."

국회 앞 집회에 참가한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 대책의 비현실성과 여성단체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미아리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우리도 국민이고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이다, 왜 나라에서 우리를 인정하지 않느냐"며 "우리가 (성매매를 그만두면) 대기업을 다니겠나,신문을 돌리겠나, 어떻게 돈을 벌라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여성은 정부의 탈 성매매 대책이 허술하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얼마전에 117(경찰청 핫라인)에 전화했더니 20분동안 연결이 안되더라"며 "1366에도 전화를 했더니 업소를 나가도 돈을 주거나 취업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내가 (탈성매매) 여성 쉼터에 가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6개월 동안 네일아트, 꽃꽂이 등의 교육을 받으며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다고 답하더라"면서 "그래서 취업도 시켜주느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무조건 법만 만든다고 해결이 되느냐"고 정부대책을 비판했다.

연단에 오른 또다른 여성은 "우리가 범죄자냐, 죄를 지었느냐"면서 "이제와서 불법 취급을 하고 단속을 하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고 호소했다.

포항에서 왔다는 한 성매매 종사 여성은 집회장 주변의 남성을 향해 목소리른 높이기도 했다.

그는 "여기와서 구경하는 남자분들 중에 (성매매 업소에) 안가본 분들이 몇사람이나 되느냐, 아마 다 가보았을 것"이라며 "우리의 일이 다른 사람들의 비즈니스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여성부가 우리를 책임지고 교육을 시키거나 취업을 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천만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은 10분간의 휴식을 취한 뒤 또다시 자유발언대를 마련해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휴식시간에는 집회현장에 스피커를 통해 '개똥벌레', '아침이슬',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의 노래가 방송되고 있다.


[4신 : 7일 오후 1시40분]

집회 본격 시작... 결의문 통해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 낭독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7일 낮 12시30분부터 성매매 여성들의 국회 앞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과 정부에 요구하는 메시지 등을 통해 ▲음성적 성매매와 개방형 집창촌을 구분 단속 ▲여성단체의 개입 거부 ▲성매매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정 ▲공창제로의 전환 등을 주장했다.

자신을 미아리 대표라고 밝힌 한 여성은 무대차에 올라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우리를 돕겠다는 여성단체와 여성정치인은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답답한지 관심도 없다"며 "하루속히 단속을 중단하고 집창촌을 정상화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신들의 명분과 동정심으로 우리를 돕겠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우리를 더 이상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며 "우리들이 사회에서 지탄받는 일을 하고 있는 이유를 당신들만의 편협한 잣대로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사회보장제도 아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여성단체들이 노력한다고 한다, 또 정치인들은 제도권 속에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 정정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성매매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인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단체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국민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세금을 낼테니 공창제라도 실시해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라"며 "가정에서 어린 동생과 노부모가 울부짖고 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파주 지역 대표'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무대차에 올라 지난 주 미아리텍사스에서 자살을 기도했던 성매매 여성 윤 아무개씨의 유서를 흐느끼는 목소리로 낭독하기도 했다.

"당신들 정치하는 사람들, 우리를 함부로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집보다 더 좋은 곳, 부모보다 날 더 살펴준 곳이 이곳이었다. 국회의원들은 왜 밑바닥까지 내려온 우리들을 죽여야 하나. 당신들 정치싸움에 우리들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

그가 윤씨의 유서를 낭독할 때 성매매 여성들은 모두 고개 숙인채 경청했다.


[3신 : 7일 오전 11시20분]

2500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 바닥에 앉은 채 도시락으로 식사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성매매특별법 개정하라!"
"우리를 직업인으로 인정하라!"
"규제주의로 생존권을 보장하라!"

국회 앞 성매매 여성들의 집회 참가자는 2500여명(경찰 추산)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라'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연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전 11시께 전국의 집창촌 여성 대표자로 보이는 5명의 여성이 집회장 앞에 자리한 무대차 위로 올라왔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모자를 깊숙히 눌러쓴 한 여성은 마이크를 잡고 "특수직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며 "구호제창을 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여성은 "정부와 여성단체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성매매에 대한 금지주의, 규제주의, 합법주의 중 규제주의로 성매매를 사실상 인정하라는 의미로) "규제주의로 생존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그는 "우리를 돕는다는 이유로 국민 세금 쓰지마라", "우리의 인권은 어디에 있나, 이것이 우리를 돕는 것이냐", "질병과 에이즈는 어떻게 관리하나",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원치 않는다" 등 구호를 선창했다.

이 여성은 여성단체에게 바라는 요구 사항도 밝혔다. 그는 "여성단체가 떳떳하다면 이 자리에서 우리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단지 목숨과 같은 생존을 위해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들을 향해서도 "우리는 상품이 아니니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일대 일 인터뷰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여성들은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점심식사를 한 뒤 본행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성매매여성들은 지역별로 준비해온 도시락, 김밥, 물 등을 꺼내 바닥에 앉은 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신 : 7일 오전 10시40분]

성매매여성들 여의도 국회앞 집결중... 현재 약 400여명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인근 국민은행 서여의도영업부 앞에 전국의 성매매 종사여성들이 모여들고 있다. 현재 약 400여명이 집결한 상태. 집회 참가자 수는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얼굴을 반쯤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를 깊숙히 눌러쓴 채 돗자리나 신문지 등을 깔고 바닥에 앉아있다. 영등포 등 집창촌 구역을 표시하는 푯말에 따라 나눠앉은 이들은 "우리도 부양가족이 있다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생존권 보장하라", "우리도 국민이다,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달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생존권 짓밟지 말고 우리의 직업을 인정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한 시위 참석자는 "갑자기 일을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건 아니다 싶어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

업주들도 이들 곁에서 함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전국 성매매업주모임인 '한터 전국연합'의 강현준 사무국장은 "지금 여기에 나와있는 아가씨들(성매매업소여성)은 돈이 없어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지도 못했다"며 "요즘은 여성단체들이 공격하기 때문에 선불금도 안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가씨들은 대부분 여성단체들에게 자신을 도와준다더니 이용만했다는 불신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사무국장에 따르면 성매매여성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강 사무국장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연좌시위를 하고 정오부터 본행사에 들어간다"며 "본행사에서는 전국 아가씨 대표자들이 작성한 결의문과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최근 미아리 텍사스에서 자살기도한 아가씨의 유서 등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시위에는 서울에 영등포, 미아리, 지방의 속초, 포항, 인천, 부산, 대구, 파주, 평택, 수원, 춘천, 원주, 양구 등 10여개 성매매 밀집지역에서 온 아가씨 2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몇몇은 징과 꽹과리, 북 등을 치고 있지만, 구호는 외치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9개 중대 10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있다.


[1신 : 7일 오전 9시26분]

오늘 성매매여성 대규모 국회앞 시위... 시민사회, 특별법 바른 시행 촉구 회견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성매매 특별법 시행이 보름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성매매 업소 여성이 오늘(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계 보장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또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성매매 특별법의 바른 시행을 촉구하고 성산업 추방을 위한 결의를 밝힌다.

영등포경찰서 측은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국회 앞 집회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일몰 때까지 신고된 상태"라며 "총 2000여명이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서 업주와 업소 여성 500여명이 생계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이래 이들이 국회 앞 집회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오늘 시위를 통해 정부의 단속 중단과 생존권 보장 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시각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매매 특별법의 바른 시행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녹색연합·대한YWCA연합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주노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참교육 전국학부모회·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20여개 시민단체는 오늘 오전 10시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 특별법의 바른 시행과 성산업 추방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막대한 불법수익을 올려온 성매매 업주들의 성매매 피해자 지원단체에 대한 협박과 위협 수위는 도를 지나치고 있고 특히 성매매 여성들을 동원한 불법적인 집단행동이 경찰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성매매 특별법의 올바른 시행과 성산업 추방에 시민사회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