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새벽 1:00, 많이 늦은 시간입니다.

여태 뭘 했냐고요?
단위노조 유인물을 마지막 검토한 후 완성했습니다.

저는 최근 몇달째 늦은 새벽시간에 집을 들어갑니다.

예전에 유난히 깔끔을 자랑하며
머리카락 하나하나 집착하고 시니컬하게 굴어대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집안꼴은 1년이 지난 지금.....

방안 가득 쌓이는 먼지와 쓰레기.
먹은 후 치우지도 않은 씽크대 속 설겆이꺼리들.
삼일째 세탁하고도 널지못한 세탁기통 빨래.
자고 일어나 개지도 못한 이불....등등

예전의 상태로 원상회복시키기 위해선
우선 생활방식의 교정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금의 제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제 동생으로부터 '진짜 징하네~'라는
불만섞인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그 문자에 전 '내일부턴 이불개고 나갈께'라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쓰니 저의 의도와 무관하게
심란한 삶처럼 보여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동지들이 생각하는 만큼은 아니랍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활동을 시작한 후 쭉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활동하면서 재미는 일도 참 많았습니다.

어찌됐건 지금은 조금이나마 제 생각과 몸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합니다.

활동을 시작한지 1년,
가끔 풀리지 않는 투쟁사업장의 문제에 방향제시를 하지 못할 때
제 힘과 능력에 무기력함 느낀적도 많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일 때가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현재의 제 부족함을 탓하기보단
조직활동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과정입니다.
부족하면 배우고...잘못 됐으면 고치고.....

선배 노동자들과 동지들 모두 누가 처음부터 잘 했겠습니까?^^

다들 자신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현장에 대한 대중적 감각과 계급성을 채득해 나가는 것이겠지요.

노동조합이라는 대중공간 속에서 원칙적인 활동과 투쟁으로
현장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활동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장 조합원들과 주변의 동지들로부터
냉정하게 평가 받아야 할테지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 참 쉬운 일은 아니란 걸 새삼 깨닫습니다.

늘 든든한 백이 되어주는 동지 여러분!
같은 길을 가는 동지들이 있어 좋습니다.

미쳐 부족하여 동지의 삶과 생각까지 담아내지 못함을
늘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기운내서 살아 갑시다!
저 역시 좀더 잘 살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