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미군기지 확장저지 집회


△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 대학생,주민 등 1만2천여명(경찰추산 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와한반도 전쟁반대 710 평화대행진'을 가졌다.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인근 K-6(캠프 험프리) 기지 철조망에 접근하면서 이를저지하던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시위대에 의해 철조망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1시께 노래공연을 비롯한 사전마당을 시작으로, 도두리 어린이들의 율동, 정태춘ㆍ안치환씨 공연 등 열린마당에 이어 대형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과 선포문 낭독 등이 펼쳐진 대동한마당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와 한반도 전쟁반대 선포문'을 통해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는 것은 평택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문제이고 한반도 전쟁을 막아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며 "이번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행사가 열리는 동안 폐교인 대추초등학교 주변에는 참가단체들이 제작한 10여개의 플래카드가 내걸렸으며 참가자들은 '미군기지 확장반대'라고 적힌 주황색 깃발을흔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행사를 끝낸 참가자들은 행사장에서 K-6 정문을 향해 양쪽으로 3㎞정도 행진하며 인간띠 잇기 행사를 벌이고 소망을 적은 노란색 천(소지천)을 기지 철조망을 거는 의식을 진행하려다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곤봉과 방패, 물대포 등으로 철조망 접근을 막았으며 참가자들은 쇠파이프와 대나무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 민주노동당 최규엽 최고위원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 80여명과 전경 20여명을 합쳐 100여명이 골절상 등 중ㆍ경상을 입고 인근 7-8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날 기지 철조망 밖을 둘러싸고 102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으나 시위대가 철조망 밧줄에 묶어 잡아당기면서 본정리 황새울마을 철책 15m가 15-45도 가량 바깥쪽으로 기울었다.

경찰은 이날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유모(32)씨 등 3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ㆍ치상 혐의로 연행,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집회 주최측과 철조망 훼손 주도자에 대해 집시법과 군사시설보호법위반, 특수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할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해산했으며 마을주민 50여명은 대추초등학교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 주변 도로는 전세버스 100여대 등 참가자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혜경 대표와 권영길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 3명, 문정현ㆍ규현 신부 등이 참석했다.

한편 국민행동본부와 자유민주비상국민회의 준비위원회, 평택K-6상인연합회는이날 오후 2시께 회원 7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택역 앞에서 미군기지 확장지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배포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성명서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결사반대하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북의 대남도발을 억제하는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적극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오후 5시께 안정리에서 평택K-6상인연합회 소속 주민 500여명을 주축으로 미군기지 확장을 찬성하는 집회를 가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