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6월부터 전국순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순례단이 7월 31일(일요일) 광주에 오는데, 반전평화행동 발바닥에서는 이날 집회 및 일정에 참가/연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가능하신 회원분들도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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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일요일)
오전 11시: 송정리 패트리어트 미군기지 앞 집회
오후 2시: 금남로 선전전
저녁: 사회단체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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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피해자의 아픔을 나누자!
핵과 전쟁 없는 세계는 가능하다!

광복의 기쁨을 넘어, 현재형인 아픔과 연대하는
보편적 평화행동을 시작합니다.

올해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60주년입니다. 단 두 발의 폭탄은 직후에만 25만 명의 목숨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피폭 2세와 3세에 이르기까지 깊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겼습니다. 강제 징용 당했던 식민지 조선의 가난한 민중들도 이 때 4만 명이나 생명을 잃었으며,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도 병고와 가난에 시달리다 비참히 죽어갔습니다.

미국은 2차 대전 후에 라이벌이 될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핵의 공포를 선보였으나, 이는 전 세계적인 핵 군비 경쟁을 부추겨 현재 각각 1만 기 이상의 탄두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그리고 북한까지도 핵 보유를 선언하였습니다. 급기야 이란과 일본도 핵 무장의 능력을 갖추고 기회만 엿보고 있는 중이며, 한국 역시 박정희 정권이 독자적인 핵개발의 의지를 불태웠던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그러나 핵 억제력에 의한 평화라는 미명 아래 인류는 지난 60년 동안 살얼음을 걷는 공포 속에 살아왔습니다. 인류의 미래가 결코 핵과 공존할 수 없음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 자명한 진리입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 전략 핵무기의 용도가 폐기처분되는 이 시점에도, 부시 행정부는 자그마치 2200만 달러를 들여 ‘벙커버스터 핵무기’(지하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NPT(핵 확산금지조약)의 핵실험 금지조약 비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패권적 적대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인민이 굶어죽는 와중에도 핵 카드를 들고 위험한 게임을 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호시탐탐 재무장을 노리는 일본 우익들이 슬그머니 뜻을 펼칠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쟁을 영원히 금지한 일본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자는 일본 우익들의 선동에 일본 국민 60%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라크의 전화(戰火)가 꺼지기도 전에 긴장의 먹구름이 동아시아를 덮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독도와 교과서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한국과 중국의 시민사회도 우려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동네 주유소까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심지어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도 독도에 군대를 보내자고 흥분하는, 이런 애국주의적이고 배타적인 대결의식은 자국의 우익과 국가권력의 힘만 강화할 뿐이며 국경을 넘어선 평화와 풀뿌리 민중의 연대를 가로막습니다. 국가주의가 시민사회를 압도하면 다양성, 연대성, 자연과의 공존 등의 가치는 무시되고 맙니다. 나아가, 핵을 담보한 국익 대 국익의 갈등의 끝은 파멸뿐입니다.

우리가 광복 60년인 올해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60년 전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한국에게 주는 구원의 선물이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세계적 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핵에 의한 평화라고 치장된 냉전, 강력한 국가주의, 파멸의 공포, 자연의 파괴, 새로운 제국의 출현, 민주주의의 파괴 그리고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히바쿠사(피폭자)들에 이르기까지 이 아픔은 진행 중입니다. 이 아픔은 온 세계의 아픔이며, 그리하여 지난 60년은 세계 반핵평화운동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2005년 8월에 원폭 60주년을 생각하는 것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의 아픔을 우리 것으로 삼고, 풀뿌리 민중을 위협하는 모든 정부들을 비판하며, 국익의 관점이 아니라 보편적 평화의 관점에서 행동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반성 없이 아직도 전범의 신사를 참배하는 고이즈미와, 평화 헌법을 고쳐 군사대국으로 다시 나서려는 일본 우익을 준엄히 비판할 것입니다. 또한 원폭투하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지금은 선제 핵공격까지 거론하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력히 비판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핵무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북한과, 이라크 전쟁에 군대를 보내 돕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도 보편적 평화주의의 관점에서 문제제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앞서 60년 동안 한국 정부와 우리의 무관심 속에 병과 가난에 시달려온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아픔을 나눌 생각입니다.

이러한 뜻을 가진 우리는 한 무리의 탁발승, 바람 같은 순례자가 되어 이 나라를 누비며 한국 시민들을 만나고, 히로시마의 거리에서 일본 시민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일본의 평화단체들과 핵과 전쟁 없는 세계를 위한 아시아의 국제적 연대를 시작하려 합니다. 아시아의 영구적인 평화, 공존, 연대와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100년 만에 찾아온다는 뜨거운 여름 속으로 뛰어들고자 합니다.

Θ 원폭피해자를 추모하고 핵무기의 반인간성을 알리며, 모든 핵에 반대하는 보편적 평화운동을 펼칩니다.

Θ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고통을 나누며, 원폭피해자 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Θ 일본의 평화헌법 개악과 일본 총리의 반성 없는 전범 신사참배에 반대합니다.

Θ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 미국에게 원폭의 책임을 묻고, 부시 행정부의 선제 핵공격 정책에 반대합니다.

Θ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동아시아 비핵지대화를 촉구합니다.

Θ 이라크에서의 한국군 철수와, 국익을 넘어 보편적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국제연대를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