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현대하이스코 자본은 비정규노동자의 노조를 인정하고 성실교섭에 나서라!
위장 폐업을 철회하고 일터에서 쫓아낸 비정규노동자를 즉각 원상회복하라!


1.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인간적 차별과 멸시를 끝장내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비인간적 차별과 억압을 끝장내기 위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지회를 결성했다. 이번 노조 결성은 자본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온갖 차별과 멸시를 벗어나기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이다. 또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인 노동자의 단결의 자유로 노조를 결성한 지극히 정당한 행위였다.

현대하이스코는 전남 순천시 율촌공단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이다. 정규직은 250여 명이지만 비정규직은 15개 하청업체에서 48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만 6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해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 회사의 눈에 거슬리면 언제든지 해고통보를 받는 파리 목숨이었다. 법이 보장하는 주차와 월차조차 맘대로 쓰지 못했다. 밥 때가 되면 10분 만에 후다닥 먹고 곧장 일하러 달려가야 했다. 정규직이 4조 3교대로 주 5일 근무를 하지만 비정규직은 3조3교대로 일하면서 한달에 이틀 밖에 휴일을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연봉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1천5백 ~ 1천7백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

그와 같은 차별과 멸시를 바로 잡고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고 △노동3권 보장-비정규직 노조 활동 보장과 단체협약 체결 △고용불안 해소 △정규직 임금의 80% 지급 △불법파견 근절과 직접 생산 공정 정규직화 △계약해지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한 것이다.

2. 현대하이스코는 하청업체 위장 폐업으로 1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일터에서 내쫓으며 노동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7월 1일부터 조합원이 조직된 10개 사내하청업체와 현대하이스코에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하청 자본은 한 번도 교섭에 나오지 않은 채, 오직 노조 깨기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 지회장과 임원을 경북, 경기 등 타 지역으로 발령하고 원․하청 관리자 60여명을 동원해 노조 간부들의 회사 출입을 가로막고 집단 폭행을 행사하기도 했다. 노조간부들의 현장 활동과 출근 투쟁을 이유로 업무방해 협의로 고소고발 했다. 또한 비조합원 면담뿐만 아니라 집까지 찾아가 부모나 아내를 협박해 조합원 탈퇴 공작을 벌여왔다.

나아가 하청업체 위장 폐업으로 1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일터에서 내쫓았다. 노조 결성 준비과정에서 하청업체인 태광산업을 계약해지 하더니, 7월 8일 금산, 7월 29일 한일, 8월 11일 우성산업을 잇따라 폐업시켰다. 폐업과 함께 남도, 지산, KC테크 등 새로운 하청업체를 만들어 비조합원과 탈퇴 조합원만 고용을 승계하고 있다. 파업과 노조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도 잇따라 해고 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현대하이스코 자본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노조탄압에 광주 노동청과 여수 노동사무소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4. 우리는 현대하이스코가 직접 나서 현 사태를 해결하고 노동부는 제대로 지도 감독할 것을 촉구한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현대하이스코 자본과 광주 노동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현대하이스코 자본은 즉각 비정규노동자의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교섭에 나서라! 위장 폐업을 철회하고 부당하게 일터에서 쫓아낸 비정규노동자를 즉각 원상회복하라! 노동부는 현대하이스코 자본의 노조탄압행위를 의법 조치하고 제대로 지도 감독하라!


5. 우리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강고한 연대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현대하이스코 자본에 맞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는 8월 4일과 8월 10일 두 차례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원․하청 자본은 여전히 노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자본은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현대하이스코 뿐만 아니라 지금 전국 각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강요된 침묵을 깨고 당당한 노동자로 일어서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울산, 전주, 기아자동차 화성, 대우자동차 창원, 하이닉스매그너칩 등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투쟁하고 있다. 이렇듯 비정규직 노동자가 뭉치고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은 시대적 대세로써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요구가 즉각 조치되지 않는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과 분열을 넘어 강고한 연대와 단결로써 현대하이스코 자본에 대한 응징 투쟁을 강력하게 벌여나갈 것이다. 또한 노조탄압 행위에 대하여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광주 노동청과 여수 노동사무소에게도 책임을 묻는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2005년 8월 16일

민주노총 광주전남 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