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철폐, 비정규직 노동3권 쟁취!
- 8월 말 노동자 투쟁


금속연맹, 26일 파업

금속산업연맹이 정치총파업을 선언했다. 연맹은 1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현대·기아·쌍용·GM대우·하이스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조(지회) 대표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8월 26일 6시간 정치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연맹 전재환 위원장은 "직장폐쇄와 집단해고 등 상식을 초월한 방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는 헌법을 유린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정치총파업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맹은 ▲26일 10시부터 6시간 총파업 돌입 ▲전국 11개 지역 노동부 규탄집회 ▲31일 8개 사업장 비정규직 1만명 파업 전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1만명 집결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연맹은 현장에서 격화되고 있는 노사대립을 해소하고 비정규직의 울분을 씻어주기 위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노조 인정, 노동3권 보장 ▲부당노동행위 특별근로감독 실시 등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6대 해법을 제시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박정훈 지회장은 상상을 뛰어넘는 자본의 탄압 사례를 발표하면서 "조합원이 많은 곳은 아예 업체를 폐업해버리고, 조합원이 적은 곳은 징계해고를 자행해 아예 비정규직 노조를 와해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파업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노조(지회)와 금속노조 등 정규직 10만명과 비정규직 1만명 등 총 11만명이 파업에 참가할 계획이다.(금속연맹 홈페이지)


8월말 일대결전을 향해 치닫는 현대차

“불법파견 철폐! 노조말살책동 분쇄!” 민주노조 명운 걸린 05년 투쟁

“불법파견 철폐” “노조말살책동 분쇄”를 핵심 요구로 하는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마침내 8월말 일대결전을 향해 거세게 치닫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민주노조 존립 좌우할 ‘운명의 2005년 투쟁’

1월 중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철폐’ 투쟁으로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2005년 투쟁은 사측의 유례없는 백화점식 노동탄압에 맞서며 지난 7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동안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 자본의 공격적인 태도가 그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 왔다. 사측은 강도 높은 탄압을 비정규직은 물론이요 정규직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확대해 왔다. 온갖 명목의 술자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셀 수 없는 홍보물들을 뿌려대면서 공공연히 ‘무분규 원년’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불법파견에 대한 사과와 시정조치는 전혀 생각이 없고, 오히려 비정규직 확산과 현장장악을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노동조합이 노사상생의 신노선을 목소리 높여 외치는 현대중공업이 너무나 부러웠던지, 이참에 노동조합을 결정적으로 무력화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서슴없이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2005년 투쟁은 현대자동차에서 민주노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를 좌우하는 운명적인 투쟁으로 자리매김 되기에 이르렀다.

사측의 백화점식 무차별 탄압,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확대

1월부터 전개된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현대차 사측의 탄압은 널리 알려져 있다. 89명 해고와 116명 고소고발, 안기호 위원장 납치 연행, 농성장 단전단수, 손해배상·가압류 제소, 집회시위금지·퇴거단행·엄무방해금지·출입금지 가처분, 거듭된 경비들의 폭력 등 그야말로 백화점식 탄압이 비정규직 투쟁에 퍼부어졌다.
그러나 가공할 탄압을 뚫고 비정규직의 끈질긴 투쟁과 정규직의 연대로 사태가 계속 확산되어 나가자, 사측의 무차별적 탄압은 정규직으로 확대되었다.
정규직에 대한 사측의 탄압은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했던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에서부터 시작했다.
비정규직의 1월 투쟁에 연대했던 활동가들을 고소고발 하고 그 중 강병태 소위원을 3월초 해고했다. 5공장 농성단에 합류했던 윤성근 전 위원장에게는 3월말 경비들의 직접적인 폭력이 가해졌다. 6월에는 비정규직노조 집단가입 운동에 헌신적으로 앞장선 노동조합 교육위원들을 고소고발 하였다.
그런데 잇따른 사측의 탄압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정규직에 대해서도 사측이 무차별적인 탄압에 나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산재사고 긴급조치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라인을 중단시킨 5공장의 대의원·소위원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손해배상 제소로 임금의 50%를 가압류하였으며, 고소고발로 그 중 조정모·권혁문 대의원에게 구속영장이 발부(수배)되게 만들었다.
지난 2월 노동조합 간부의 아산공장 출입이 제지당하자 항의한 것을 고소고발 하여 최근 임병우 조직3부장이 전격 구속되도록 만들어, 탄압의 칼날을 노동조합 집행부에까지 직접적으로 휘두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휴가 기간 3공장에서는 관리자들이 대거 동원되어 파업 등 라인이 중단될 경우에 대비한 예비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무력화 목표로 치밀한 공격 - 직접 탄압에서 선전·조직화까지

정규직에 대한 사측의 공격적 태도는 활동가들에 대한 직접 탄압을 넘어, <함께 가는 길> 등을 통하여 사측의 논리를 대대적으로 유포하는 선전 작업, 밤마다 삼산동의 유흥가를 가득 메운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온갖 명목의 술자리들을 조직하여 ‘무분규를 위하여’ 외치게 하는 대대적인 조직화 작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가 공동으로 요구한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7차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거부한 것은 물론이요, 정규직 노조의 임단협 교섭 또한 16차에 이르도록 개악안만 제시하고 노조측 요구안이 무리하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지금 현대차 사측의 정규직에 대한 대응 기조를 분석해 보면, 통상적인 임단협 대응 수준을 넘어 ‘무분규 원년’을 관철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노동조합이 ‘무분규 원년’의 포위망을 뚫고 파업투쟁에 나설 경우, 정권·사법기관·보수언론과 함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가동하여 노동조합을 사회적으로 고립시켜 무력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합동작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성투쟁 확대되며 현장투쟁 활성화 ― 전화위복 될 수도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를 철저히 불인정하고 정규직 노조를 결정적으로 무력화하려고 하는 현대차 사측의 의도대로 사태가 전개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농성투쟁 7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가 2천명(아산·전주를 포함하여 3천명)의 조합원을 조직한 가운데 전열을 정비하며 전면적인 투쟁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노조말살책동을 분쇄하겠다는 정규직 활동가들의 현장투쟁이 천막농성 확대 등으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 정문 안과 밖, 5공장에는 9개의 천막과 농성장이 투쟁 거점으로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사진 참조)
정문 안쪽 본관 앞에는 강병태 해고자(3/8), 비정규직 해고자(3/8), 윤성근 전 위원장(4/6), 현장투(7/22), 5공장 대의원회(8/11), 민노회(8/11) 등 6개의 천막이 설치되어 있다. 정문 바깥쪽 육교 밑에는 대덕사지회(7/12) 천막이 있다. 5공장에는 비정규직의 탈의실 농성장(1/18)과 공동소위원회 천막(8/11)이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사측의 공격적 태도는 최근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활발한 현장투쟁을 만들어 내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은 임단협 파업, 비정규직은 ‘불법파견 철폐’ 파업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위원장 이상욱)은 8월 16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23일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가 완료되고 나면 임단협 파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한편 금속연맹(위원장 전재환)이 불법파견 철폐를 위해 8월 26일 ‘6시간 정치파업’과 31일 ‘울산집결투쟁’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비정규직노조(위원장 직무대행 김상록)·아산하청지회(지회장 홍영교)·전주하청지회(지회장 김형우) 등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3주체는 8월말 동시에 파업투쟁에 돌입함으로써 금속연맹의 집중투쟁 일정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8월말 정규직의 임단협 파업과 비정규직의 ‘불법파견 철폐’ 파업이 어우러지면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최고조에 오를 예정인 것이다.

현대차의 8월말 대격돌은 전체 민주노조운동 흐름에도 큰 영향

8월말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세게 터져 나오는 만큼 이를 꺾어버리려는 사측의 탄압 또한 매우 맹렬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노동조합 죽이기’를 위한 정권·사법기관·언론의 총체적인 합동작전이 뒤따를 것이다.
강력한 정규직 노동조합에 덧붙여 비정규직 또한 대중적인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고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자본의 대공세를 뚫고 민주노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는 전체 노동운동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노사협력의 신노선을 공공연하게 주창하고 상당수 노동조합들이 힘을 잃고 굴종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일 현대자동차에서마저 민주노조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한국의 민주노조운동 전반은 매우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철폐 투쟁을 승리로 이끌게 되면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거대권력 현대차 자본마저 손을 든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둘러싼 사회적 세력관계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며, 자신감을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출이 곳곳에서 이어질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 교차파업 등 공동투쟁 해야 승리할 수 있다

8월말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향해 쏟아질 자본·정권·사법기관·보수언론 등의 입체적인 공격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의 기세를 제압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겠다며 가공할 수준의 십자포화를 날릴 것이다.
저들의 십자포화를 뚫고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나가는 유일한 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
정규직의 임단협 파업과 비정규직의 ‘불법파견 철폐’ 파업을 교차파업 등으로 적극 결합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투쟁의 주체로 일어설 때,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훨씬 강력한 힘을 갖추게 될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의 ‘불법파견 철폐’ 투쟁과 적극 결합된 정규직의 임단협 투쟁은 이전과 달리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를 무력화하며 오히려 광범한 노동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성원을 이끌어 내면서 강력한 지원 세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 다수의 과감한 결단과 투쟁 있어야 공동투쟁도 가능

8월말 일대결전을 앞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고 투쟁의 주체로 서겠다는 명확한 결단이 대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비정규직의 다수가 스스로 투쟁하지 않고서 정규직의 투쟁에 얹혀 떡고물만 챙기려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그래서 비정규직의 투쟁이 거세게 터져 나오지 않는 조건에서 정규직만이 투쟁하게 된다면, 그런 투쟁으로는 비정규직의 문제는커녕 정규직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저임금, 고강도노동, 상시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의 조건에서 이번 투쟁은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현대차 비정규직의 입장에서는 노조 설립 이래 지난 2년여 간의 전진이 결정적인 결실을 맺느냐, 극도의 열악한 처지로 다시 전락하느냐가 이번 투쟁에 달려 있는 것이다.

8월말 현대차 투쟁에 시선 집중 ― 희망인가? 좌절인가?

8월말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만들어 갈 투쟁에 수많은 노동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과감한 결단과 정규직·비정규직의 적극적 연대로 노동자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 것인가? 또다른 패배와 좌절이 우리를 시험할 것인가?
역사적 순간들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출처 : 울산노동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