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더 이상 죽이지 마라!
- 故 류기혁 동지의 자결에 부쳐


9월 4일 늦은 6시 경,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임시 사무실 옥상에서 故 류기혁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3년 입사 이후 성실하게 살아왔던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그리고 故 류기혁 동지가 죽음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현실은 무엇이었던가!

故 류기혁 동지는 입사 이후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 중 하나인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특히 사측에서 하청 노동자들에게 자행하는 불법노동에 저항하기 위해, 그리고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故 류기혁 동지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사측에서는 교묘한 방법으로 노동탄압을 자행하였고, 끝내 동지를 해고시키고야 만다.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려는 노동자에 대해 사측은 일방적인 전환배치와 징계위원회 소환이라는 노동탄압을 자행했고, 끝내는 그 노동자의 삶의 기반마저 앗아가 버린 것이다.

故 류기혁 동지가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바는 바로 현재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월차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온갖 불법노동들이 횡행하는 환경에서 노동해야 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 그리고 이러한 불법노동에 저항하고 정규직화 쟁취라도 외치고자 하면 바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탄압해 들어오는 사측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현실. ‘비정규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당연한 언명조차 통하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바로 동지가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현실이다.

더불어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비정규직을 양산하고자 하는 의도가 하반기 벌어지려고 한다. 현재 정권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는 좋은 이름의 법안을 처리하고자 하지만, 이 법안의 본질은 결국 현재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더불어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故 류기혁 동지를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눈물과 울분이 저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 저들은 다시 한 번 비정규 노동자들을 죽이기 위한 길을 떠나려고 한다.

더 이상 故 류기혁 동지와 같은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 항거하는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자행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 힘차게 연대투쟁을 벌여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현재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반노동자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끝장내는 투쟁을 벌여내어야 할 것이다. 올 하반기, 아니 비정규직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 날까지 전 민중과 어깨 걸고 끝까지 투쟁을 벌여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난 시기 수많은 동지․열사들이 우리에게 넘겨준 몫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와
학생운동 혁신을 위한

전국학생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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