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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계화 투쟁의 상징 "아! 이경해"

국회 앞, '열사 정신계승, 쌀협상 비준반대, 서비스사유화 저지 결의대회'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이경해 열사 2주기를 맞아 10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고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민중행동'과 '전국민중연대'는 '고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 쌀협상 비준반대, 서비스사유화 저지 결의대회'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했고,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단체들도 같은 날 4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사를 추모하는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모두가 죽어나가는 죽음의 세상, 또 다른 비보를 전하며

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볏단을 들고 상경한 농민들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볏단을 쌓아놓기도 하고, 벼이삭을 쥐락 펴락 만지기도 하면서 그들은 볏단을 들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의 구호를 외쳤다. 또한 무대 전면에는 고 이경해 열사의 사진과 헌화된 추모의 꽃들이 놓여져 있었다. 이미 고 이경해 열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모든이들의 상징이 되고 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쌓여있는 벼를 볼 수록 절망감이 커진다"고 말문을 연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동자였던 류기혁 열사 소식에 이어 유류세와 빚에 허덕이던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분신의 비보를 전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물결속에 절망속에 따진 노동자, 농민 들이 죽음을 택하고 있고 이 정부는 최소한의 권리도 외면하며 민중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분노의 규탄연설을 했다.

또한 9월 국회 개원과 함께 쌀협상 비준 저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도 "농민들은 15년 전 부터 쌀협상을 막기 위해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쌀비준 안을 상정하려 하는 정부를 'WTO 모범생'이라고 칭하고, "현재는 WTO를 박살내는 것 만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며 "아픈데 쓰는 약이 무엇인지 알면 그약을 쓰자"며 아펙(APEC)과 WTO를 박살내는 하반기 투쟁을 전개하자"고 참가자들에게 '하반기 투쟁에 적극 결합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집회 중간에 볏단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려는 농민들을 경찰이 막아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 평화 집회 보장하라는 내용의 '경고'가 오가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별 무리없이 결의대회는 진행됐다.

이어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현재 정부는 WTO DDA 협상에 1,2차 서비스시 시장 개방 양허안을 제출했다. 내년이면 3차 양허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에너지, 전기, 물 등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있는 시대, 가난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더욱 피폐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APEC 투쟁은 이런 세계화의 흐름을 끊어낼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회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전민중이 함께 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날 결의문은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가 낭독했고, 이후 WTO와 쌀비준, 노동유연화의 상징물에 화형식을 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에서 예정된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하며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서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사고 없이 농민대회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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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 쌀 협상 비준 반대, 서비스 사유화 저지 투쟁 결의문

"WTO가 농민을 죽인다", "WTO 협상 중단하라"는 이경해 열사의 외침은 멕시코 칸쿤에서 빈곤과 불평들을 확대하는 WTO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 곳곳의 농민, 노동자, 민중과 함께 열사의 정신을 기리며 WTO가 파괴하는 민중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WTO농업협정 반대, 쌀 협상 국회비준 반대!

WTO는 농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민중의 식량 주권을 파괴한다. WTO농업협정으로 초국적 농기업은 농산물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도록 막대한 보조금을 보장받는 반면, 남반구 나라들은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덤핑 시장이 되도록 관세 감축을 강요당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으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된 후, 한국의 농민들은 부채에 허덕이고 있으면 농촌은 점점 파괴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정부는 지난 해 우루과이 라운들의 뒤를 잇는 쌀 협상에서 쌀 시장 개방을 앞당기는 협상안에 서명 해놓고, 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비준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듯 전 세계 민중을 위협하는 WTO농업협상과 쌀 협상 국회비준을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서비스 사유화 부추기고 민중의 권리 파괴하는 도하개발아의제(DDA)반대!

WTO는 민중들의 모든 권리를 빼앗아 이를 고스란히 초국적 자본에게 넘겨주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종자에 대한 농민의 권리, 원주민 공동체의 전통적 지식을 모조리 초국적 자본의 손아귀에 넘겨준다. 전염병에 시달리는 민중들은 약을 먹고 생명을 유지할 권리조차 누릴 수 없게 된다. 서비스협정은 교육, 의료, 문화, 물, 에너지 등 삶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초국적 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고 돈 없는 사람들은 이러한 필수서비스마저도 누릴 수 없도록 한다. 우리는 토지와 종자, 물에 대한 권리가 농민의 것임을, 전통적 지식이 원주민 공동체의 것임을 주장한다. 아프면 약을 먹을 수 있는 권리, 교육, 의료, 문화, 에너지, 물 등 필수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전 세계 민중의 권리임을 주장한다. 우리는 이러한 민중의 권리를 파괴하는 WTO 도하개발의제(DDA)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WTO도하개발의제(DDA)가 자유무역의 혜택을 전 세계 민중에게 확대하고 빈국들이 경제 발전을 이루도록 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2003년 칸쿤 WTO각료회의는 전 세계 민중들에게 이를 분명히 확인시켜 주었다. 이에, 세계의 수 많은 민중들이 이경해 열사의 정신을 이어, 오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6차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 민중들과 함께 WTO가 짓밟는 민중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힘차게 나설 것이가. 그리고 오는 11월 빈곤과 전쟁을 확대하는 아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그리고 도하개발의제(DDA)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WTO 6차 각료회의가 열리는 홍콩에서, 한국의 민중들은 앞장서서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