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김동윤 동지의 죽음에 부쳐


지난 9월 10일 신선대 부두에서 분신하셨던 화물연대 김동윤 동지가 결국 운명하시고 말았다. 류기혁 동지가 9월 4일 자결을 하신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서 우리는 또 하나의 비극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김동윤 동지는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투쟁해 오시다가 9월 6일 부산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과태료 체납을 이유로 유가 보조금을 압류하자, 9월 10일 오전 신선대 부두에서 온몸에 기름을 붓고 분신하셨다.


이미 우리는 2003년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를 외치며 불같이 일어났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화물운송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삶을 뼈저리게 볼 수 있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지속적인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10년 전보다 오히려 낮아진 운임을 받고 있다. 고질적인 저운임과 ‘지입차주’라는 이유로 직접 운송비용을 대야하는 구조는 수많은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삶을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수없이 많은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지입차주’라는 이유로 사용자들과 직접 교섭을 하거나, 최소한의 삶의 조건들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2003년과 2004년의 투쟁을 통해 정부가 유가보조금을 지불하는 것을 쟁취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얼마 되지 않는 보조금마저 압류를 당해버리는 현실은 김동윤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


류기혁 동지는 하청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투쟁해오시다 사측의 노동탄압과 해고에 목숨을 끊으셨다. 동지의 죽음에서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더 이상 발 디딜 곳 없는 벼랑에 몰려있음을 볼 수 있었다. 다시 우리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분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김동윤 동지의 죽음을 보고 있다. 최소한의 ‘살아갈 수 있는’ 권리들을 짓밟히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과 한과 눈물들을 우리는 다시 보고 있다. 이미 수없이 많은 비정규직 열사들의 죽음은 우리에게 ‘비정규직 철폐’, ‘신자유주의 분쇄’만이 노동자들이 ‘죽음’으로서 항거할 수밖에 없는 비극들을 다시 양산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가르쳐 준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하반기에 통과시킬 예정이다. 얼마나 수없이 많은 비극들, 눈물들을 보아야할 것인가? 열사들이 죽음으로 우리에게 남겨주신 교훈들을 강고한 실천으로 지켜나가야할 것이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것, 정부의 지속적인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막아내는 것, 민중들의 최소한의 삶의 권리들을 지켜나가는 투쟁들만이 우리가 열사의 뜻을 이어받는 방식일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와
학생운동 혁신을 위한

전국학생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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