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어리버리 마치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맥락을 잘 연결시켜서 설명하지못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스스로 이해가 떨어지다 보니 말이 어렵게 나온 것도 있고, 실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의 맥락이 끊기다 보니 잘 전달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준비했던 내용 중에 빼먹은 것도 많네요..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교육에 대한 몇 가지 부연설명 합니다.

1. 세계 무역에서 비교우위?
① 세계무역의 대부분을 삼극(미국-아메리카, 일본-동아시아, 유럽)이 가지고 있고, 이들 사이 무역의 대부분은 각기 다른 국가들에 분포해 있는 초국적 기업의 자회사(≒하청)와 자회사, 모회사와 자회사, 혹은 중간재나 원자재 무역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결국 초국적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오히려 국가 간 무역을 만든다는 것이고, 세계 무역체제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핵심적".
→ 즉, "투자에서 배제되면 세계 무역에서 배제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서 배제됨으로 인해 무역에서 배제되어 버린 지역으로 중남부 아프리카가 있다고 말씀 드렸죠.. 모든 투자로부터 배제된 이 지역에서 "산업적 통합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한" 지역화의 시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국가들은 특정 산업을 특화 시켜 비교우위를 강화시키려는 전략이 아니라 투자유치 전략을 택합니다(국가차원에서 무역수지는 여전히 중요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기업하기에 얼마나 "매력적"인지 혹은 경쟁력의 우위를 겨루는 '경쟁 논리 '가 중요해지고 무역에서 비교우위라는 개념자체는 별로 쓸모 없어진다는 겁니다.
여기서 한-칠레 FTA의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제 생각에 두 국가가 FTA를 체결한 것은 공산품과 농산물의 비교우위 때문이 아닙니다. 한국과 칠레 사이의 산업적 통합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 본 바는 없지만, 두 국가사이에 산업적 통합 정도가 크지 않다면 두 나라간의 교역량도 별로 크지 않을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 핸드폰 수출과 칠레에서 농산물 수출이 두 국가의 전체 무역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 두 국가는 FTA를 체결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이후에 있을 한-일 FTA, 한-미 FTA를 위한 시범작업이라는데 의미를 두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2년 전 WTO 관련 교육에서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요).
한편, 영국은 독특한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나라는 '산업적
투자유치'를 포기한 채 금융적 팽창과 그에 기반한 서비스 산업의 비교우위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셰네는 이를 두고 일부 선진국에서만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지요(대부분의 국가는 산업 자체를 포기하기 힘듦).
② 주로 일차산품을 생산하는 개도국들이 가지고 있는 생산물들의 비교우위는 기술혁신(대체제의 발명, 자동화 등의 기술혁신을 통한 투자처의 이동 등등 = 강요된 단절)을 통해 점점 그 의미가 축소되거나, 1980년 외채위기 이후 IMF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일차산품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 더 낮은 가격에 생산물을 수출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형성.
→ 셰네는 '자본의 세계화'라는 책에서 이를 개도국들이 생산하는 일차산품들의 비교우위를 낮추기 위한 초국적 기업들의 노력의 성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의 형성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무역을 심화하면 할수록 무역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거죠(무역의 양극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선진국들의 일차산품은 살아남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투여하는 막대한 '보조금'과 관계있습니다. 이들은 개도국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도 자국의 보조금은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죠..

2. 지역적 경제블럭의 형성
지역화 = "산업적 통합과정과 정치적 과정의 결합".
→ 여기서 동아시아의 지역화는 산업적 통합과정을 원활히 하기 위한(초국적 기업들의 내부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한, 또는 새로운 투자처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서 지역화라기 보다는 정치적 의미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미국의 세계체제 재편에 활용, 예를 들어 타 경제블럭 압박수단, WTO 체제 강화, 지역강국의 부상 억제, 전쟁 합리화 등에 활용). 동아시아 지역이 이미 미국-일본 중심으로 한 산업적 통합이 충분히 이루어져 있는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역시 마찬가지). 특히나 APEC 의 경우 최근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는 등, 그 정치적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는 중입니다.

3. 무엇을 해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의 논리가 보호주의 또는 국수주의로 귀결되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이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분석 없이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한다는 것에서 퇴행적이기도 하지요. 또한 농민들의 생존권 주장이 국가 경제차원에서 비교우위의 논리를 뛰어넘기 힘든 측면도 있습니다.. 세계무역체제에 대한 내용을 중간에 삽입한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사실상 각 국가들이 '자유무역-시장개방'에 편승하는 것에는 '투자유치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할 것입니다. 특히 무역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나라들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대한 분석이 결합될 필요. 이를테면 투자유치가 금융적 투기자본의 유입으로 귀결될 가능성 등). 세밀한 분석은 아니지만 공공재의 사유화나 공적 서비스 시장의 개방 역시 투자유치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투자유치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세계 무역체제에 포섭된다 하더라도, 이는 국내의 각종 규제들을 완화하고 노동조건을 열악하게 만들며, 사회공공성을 파괴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이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기 위한 운동으로서 대안세계화 운동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 각기 다른 운동들이 대안세계화 운동으로 수렴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 밝히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죠..

워낙 벼락치기 공부를 한 셈이라서 잘못된 내용, 혹은 빈약한 점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관련 내용이 좀 더 다듬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