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생리결석’ 출석으로 인정




[한겨레] 올해 새학기부터 여학생이 생리로 인해 결석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2일 초·중·고 여학생이 생리로 결석하거나 수업을 받지 못했을 때도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인권위가 이날 학생이 생리로 인해 결석하는 경우 여성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 측면에서 적절한 사회적 배려를 하도록 관련 제도 등을 보완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이날 권고문에서 “학생이 생리 때문에 결석하면 출결상황 관리 때 ‘병결’이나 ‘기타 결석’으로 처리되고, 생리결석으로 시험을 보지 못하면 이전 성적의 80%만 인정돼 왔다”며 “이런 관행으로 학생들이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생리결석과 관련해 따로 제도보완을 하기보다는 현행 규정 안에서 학교장의 확인을 거쳐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세부 기준은 각 학교에서 정하도록 했다. 생리결석을 할 경우 학부모가 미리 담임교사에게 연락해 결석하고, 출석하는 날에 결석계를 내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월 1회(하루)는 따로 증빙서류 없이 담임의 의견(의견서)으로 처리하되, 한 달에 사흘이 넘으면 처방전 등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교육부는 또 생리결석 때 이전 성적의 80%만 인정하는 관행과 관련해 우선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을 따르도록 하되, 학교별로 학업성적 관리규정에 인권위 권고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또 보건실에 온돌, 침대 및 찜질팩 확보, 화장실 내 위생시설과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는 등 초·중·고교의 보건실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동진중, 문경여중 등 여학생 보건관리 개선을 위한 연구학교 네 곳에서 운영해 왔으며, 이들 학교는 생리결석을 공결(출석 인정)로 처리하고 성적은 80~100%의 인정점수를 부여해 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생리결석 출석 인정은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