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뒤졌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책은 노무사나 변호사 시험준비를 위한 해설서와 문제집이었고, 민변이나 민주노총에서 발간한 자료집 비슷한 서적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돋보이는 책은 우리가많이 읽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해설'이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해설'이 돋보였던 이유는, 현재의 노동법 규정이 갖는 한계와 더불어 법률에 구속되지 않고 투쟁해야할 지점과 목표를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땅에 나서 한번도 '노동권'에 대한 교육과 토론의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고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 주입받아온 대중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었던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노동권 교육'책이 등장해서 한번 찾아봤었습니다. 한 권은 '청소년을 위한 노동법 길라잡이'이고, 다른 한권은 여기서 소개할 예정인 '똑똑, 노동인권교육 하실래요?'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 노동인권네트워크에서 지은 것인데, 이 네트워크는 인권운동사랑방, 민주노동당,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교조실업교육위원회 등의 활동가들이 모여 만들었습니다. 주로 노동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들의 참고용 도서이지만 청소년들이 읽어도 무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갖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노동법'교육이 아니라 '노동인권'교육 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동인권교육은 단지 노동법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쳐서는 안되며, 청소년들이 인권의 감수성으로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 볼 줄 알고,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그러한 취지로 책을 썼습니다.

둘째, 계몽주의적인 접근법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교육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각각의 자연스럽게 놀이처럼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토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올바른 해결방법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법의 테두리에 포섭되지 않는 운동',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가진 대중들이 스스로 의식화함으로써 자신의 삶의 조건을 바꿔나가는 운동'이라는 훌륭한 관점을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나가는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사회운동으로써의 가능성을 찾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부록으로 CD가 있는데, 일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단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인터뷰는 어떤 과정을 거쳐 노동조합을 만들게 되었는지, 노동조합활동을 시작하기 전과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려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노동자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실려 있으며, 이를 통해 노동자의 단결권이 갖는 의미에 대해 토론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 책의 세부적인 내용은

1.노동자를 찾아서 - 노동자가 뭔지 넌 알고 있니?
2. 일자리 구할 때 챙겨야할 권리들 - 빈손으로 간다고? 잠깐만!
3. 인간다운 노동조건에 대한 권리 - 따져가며 일하자
4. 부당해고는 이제 그만 - 일을 그만둬도 챙길권리는 챙기자
5. 폭언, 폭행없는 일터 만들기 -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6. 성희롱 Out! - 부끄러워 마, 참지 마!
7. 감시를 거부할 권리 - 일터에서도 나만의 세상은 필요하다
8. 단결할 권리 - 모여서 이룬 큰 힘.
9. 인권의 사각지대, 현장실습 - 현장실습도 노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