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대추리 강제수용 앞두고 긴장고조
[현장속보] 오후 강제집행 가능성…침탈 맞설 대비


2006/3/14
김고종호 기자 kkjh@ngotimes.net
[2신 14일 오전 11시 10분]
'평화' 지키기 위해 대추분교 집결 시민사회·대추리 주민들
오후 강제집행 가능성…긴장늦추지 않아

다행히 아침 강제집행은 없었다.

14일 오전에 강제집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 대추리ㆍ도두2리 주민들과 범대위 구성원 및 평택지킴이들은 마을 사수를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났다. 이들은 오전 7시에 대추분교 비닐하우스에 모두 집결하여 긴장된 표정으로 공권력의 투입을 준비했으나 평택미군기지 주변에서 병력의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않았다. 안심의 한숨을 내쉬는 한편 이후 침탈의 가능성에 대비한 논의를 진행했다.


양계탁기자

9시 반부터는 대추분교 정문 앞에서 '강제수용 중단을 촉구하는 권영길 의원ㆍ범대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김은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기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등이 참여한 이 회견에서 권 의원은 "평화는 전쟁을 막아냄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회견 참석자들을 향하여 "여러분이 평화의 길을 열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후 범대위 집행위원들은 대추분교 2층에 있는 상황실에서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10시 40분경 부터는 대추분교 비닐하우스에서 시민사회단체ㆍ학생단체 소속 1백여명이 모여 오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강제집행에 대비한 지침을 공유했다.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평택경찰서에서 병력이 비상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 범대위 집행부들은 오후에 집행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놓으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1신 13일 오후 8시44분] 촛불행사 559일째, 대추분교의 밤
국방부·경찰 14일 토지강제수용 집행 할 듯…전원 연행 각오

국방부의 강제토지수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평택 대추리에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13일 저녁 7시 평택 팽성읍 대추리 대추분교내 비닐하우스에서는 대추리, 도두2리 지역 주민들과 전국에서 모인 각 단체 활동가들이 '우리땅을 지키기 위한 559일째 촛불행사'를 열었다. 가장 먼저 발언한 이상열 도두2리 이장은 "후손들에게 이 땅을 물려주는 것이 조상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양계탁기자

이문락 전국농민회 경기도연맹 정책위원장은 17일 논갈이 투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소개했다. 이씨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 한 농민이 트랙터를 몰고 올 것이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자신의 트랙터를 몰고 올 예정이라 한다. 또, 강원도 정선의 한 농민은 황소 두 마리를 몰고 와서 논을 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하며 나주 농민회에서는 트랙터 30대와 함께 항시 주유를 할 수 있도록 탱크로리 차를 함께 몰고 올 것이라 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수도권에 있는 노동자들이 언제든 달려올 준비가 되어있다"며 "TV 드라마를 보면 부잣집 아들딸이 주인공인데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민 씨는 "한달 반동안 팔레스타인에 머물면서 그곳 농민의 삶이 우리나라 농민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농민을 위한 활동을 할 의지를 밝혔다. 특히 팔레스타인 농민의 말을 인용하여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농민의 땅을 빼앗지 않는데 왜 한국 정부는 자기 국민의 땅을 빼앗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계탁기자
국방부의 강제토지수용에 긴장을 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3일 저녁 '우리땅을 지키기 위한 559일째 촛불행사'가 평택 팽성읍 대추분교내 비닐하우스에서 지역 주민들과 각 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양계탁기자
오는 17일은 팽성읍 황새울에 올해 농사짓기 위한 논갈이투쟁이 열린다. 전농소속 회원들이 전국에서 트랙터와 밭갈 소를 끌고 이날 대추리로 집결할 예정이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직접 농사짓던 트랙터를 끌고와 밭을 갈겠다고 한다.


김해에서 온 이미희 씨는 "내가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위에 운동하는 사람도 없어서 생소하다"면서도 "지난 6일 강제집행 동영상을 보고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서 무작정 왔다"고 말해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촛불행사가 끝난 직후에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대위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공유된 사항은 "국방부와 경찰이 무리해서라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지금까지 입수된 정보들에 의하면 내일(14일) 이루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연행되더라도 끝까지 마을을 지킬 것을 다짐하며 연행시 묵비권을 지키자는 연행지침까지 공유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밤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