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수)간담회 다녀왔습니다.

간담회 당일, 여수에 있는 조합원을 포함해서
10명 정도의 보육교사들이 참여한다는 소리에 약간의 부담감과 함께
부푼 가슴을 안고 여수로 향했습니다.

간담회라는 일정으로 해서 떠나는 길이지만
왠지 오랫만에 나들이를 떠나는 기분이 들면서... 하루 일상에 피곤했을 텐데도
한시도 쉬지않고 서로 재밌는 수다를 떨며(교선부장님,사무국장님과) ...
물론 간담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이야기 했지용!!

아주 썰렁한 여수 민주노총 사무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수지역 샘들이
거의 대부분 제 시간에 도착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어도 퇴근 시간이 없다"
"경력 16년에 받는 월급이 187만원" 이라는 말...알고 있는 현실이라지만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럼 지금부터 여수지역 보육노동자들이 쏟아놓은 이야기를 적습니다.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행복할 때와 행복하지 않을(답답할) 때’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이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행복했을 때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구요, 주로 힘들고 어려운 점들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나왔던 이야기...>
*아이들하고 있을 때는 몸이 힘들어도 행복한데, 아이들이 가고난 뒤 남은 일거리를 생각하 면 고통이다.
*교사복지가 너무 안 좋다고 생각한다.
야근을 계속해야 하니까, 메여 있어서 힘들다.
*이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내가 일한 만큼의 가치를 못받고 있구나”,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전문직은 얼마나 받을까?”
우리도 다른 사람 정도의 대우를 받아야 되는데... 우리가 “여자들만 있어서 그런가?”
“말을 안해서 그런가? ”, “너무 착해서 그런가? ” 이런 생각을 했고
가정주부로 집안일도 봐야 하는데 시간을 낼 수도 없고 어린이집에 말도 못하고 그럴 때
참 힘들더라.
*교사 자신의 생각이 없이 원의 방침과 지침에 따라야 할 때
(선장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배를 탄 선원과도 같다)
다른 시설 원장들한테 이렇게 말을 한다.
“도장 하나면 평가 인증 받습니다.” “뭐가 어렵습니까?”
평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피와 땀이 얼마나 녹아들어가야 하는데, 원장은
교사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원의 방침에 대해 뭔가 자기 요구를 내면 문제가 있는 선생님으로 본다.
*5년 동안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이직: 교사교육보다는 원장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 앞에서 욕을 하고 무식 그 자체 ~
회의를 자주 했는데 선생님들이 고개를 숙이고 원장과 주임교사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 고 주눅들어있는 모습이 당황스러웠다.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자구 이야기를 막았고 결국 미운털이 박혀 기존 샘들 빼고 새 로운 샘들은 그 시설을 나오게 되었다.
어린이집을 나가면서 다른 원장들 사이에 소문이 돌아 취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요즘엔 엄마들이 교사와 상담하기보다는 원장과 직접 통화를 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모 든 책임을 교사에게 지우고 앞뒤 상황 무시하고 몰아 부칠 때 너무 억울하다.
부모와 교사 간에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보고 도 그걸 원장이 지켜줘야 한 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행복하니까 적은 보수지만 그런 것들은 참을 수 있는데, 인간적 모 욕은 정말 참을 수 없다.
*친구와 월급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비교가 되더라.
친구 왈 “연월차 휴가 --일 보너스 몇 백만원”
우리는 몇 백만원의 월급을 받으려고 해도 몇 년이 걸리는데...
경력이 낮을 때는 그나마 별 생각을 못했는데 경력이 올라갈수록 그런 생각들이 더 난다
*새벽 1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잦은 연장 근무에도 불구하고 그 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억울하다.
*현재 시립 어린이집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근무 조건이나 시간이 민간과 다를 바 없어 지고 있다.
=여기서 잠깐!
교사들의 하루 근무시간을 알아보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교사들 대부분
오전 8시, 8시30분에 출근 ~ 퇴근시간(일정하게 없다)

<노동 강도에 대해...>
*원에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모래짐까지 지어봤다.(인건비 줄이기 위해)
*정원이 법적으로 많이 줄었다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동수를 초과하기 때문에 교사 들의 노동 강도가 적어진 것이 아니다.
법인에 근무 했을 때 감사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을 숨겼던 경험이 있다.
-감사 나오기 전에 미리 어린이집에 전화를 해서 나오고, 어린이집에선 아이들 이름표 떼고. 왜 감사를 나오는지 모르겠다.
*불과 몇 년 전 기저귀 찬 아이들 5명 포함해서 3~4세를 21명 봤으니까.
(3세 교사대 아동비율1:7)
*원장들이 교사들 쉬는 꼴을 못 본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셔서 5일 쉬었다.

=건강상태는 어떠신가요?
불안증, 디스크 수술 했어요, 신경질적이고 예민, 건망증, 주부습진, 치과도 못 간다 등.
*집에서 저녁밥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외식을 자주 하다보니까 이렇게 살만 찝니다.
살 20kg을 사서 놔두면 6개월이 넘게 먹습니다.
*난 11시에 퇴근하는데 식구들이 숟가락만 들고 기다리고 있더라.

<잡무에 대해...>
*법인이라 서류가 많다.- 게다가 이중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
*화장실을 가기가 힘들다. 주임인데, 꼭 화장실 갈 때만 전화를 해서 어디 갔냐고 한다.
*설겆이, 점심 만드는 것
*앨범작업- 원장의 결재 “다시하세요”. 7세반 30명을 만드는데 너무 힘들다.

<보수에 대해 ...>
*아이들에게 개인적인 자금을 투자하게끔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이를 사랑하지 않은
교사로 생각한다.
*경력이 16년인 교사인데 월급이 187만원이다.
가정을 희생시켜서 받은 돈이 이거다.
*근무지를 바꿨는데 그전의 경력이 무시되고 1호봉부터 시작했다.
일하면 할수록 차츰차츰 올라가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툭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시립에 근무: 원장 왈 “너희들은 편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주방에 근무하시는 두 분이 원장의 친척인데 우리보다 퇴근도 빨리하고 월급도
더 많더라.

<기타>
*내가 십자가를 메고 그만 둘지언정 후배들을 위해서, 후배들한테 뭔가를 주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원장들이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면 이런 자리에 나와 앉아 있을까?”
위 문제에 따른 딜레마에 빠져 있지만 아무리 인간적으로 잘 대해줘도 거기에 못 미치는 것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간담회를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을 들어 올 때 뒤를 한 번 돌아보게 되어라.
(혹시나 누가 날 보고 있지는 않은지...)


하루가 끝나는 지금 이 글을 정리하면서
보육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권리를 되찾고,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그 때를 그려보고...

전국육노동조합 투쟁!

아--그리고 진짜 여기서 오랫만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