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문화의 집 기획 인문학 강좌 ‘신안동 청년글방 골목대학’"
- 우리 동네, 골목길 이야기



동네 슈퍼마켓 할아버지가 강사로 나섰다.
분식집 할머니는 요리특강을 하신단다.
목공소 할아버지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수십 년 동안 전남대 정문 인근의 터줏대감이었던 동네 어르신들이 ‘신안동 청년글방 골목대학’(이하 골목대학)을 통해 젊은이들을 위한 선생님이 됐다.

북구문화의 집이 기획한 ‘골목대학’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학생들과 함께 오랜 기간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온 전남대 정문 청년글방 골목 인근 주민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인문학 강좌로 오는 5월 2일부터 12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골목대학’이 기존의 강좌와 다른 건 수강생들이 단순히 강연만 듣는 학생의 위치에 머물지 않고 강연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정보와 소스들을 매개 삼아 또 다른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문화 기획자이자, 현장에서 재현하는 문화생산자 역할까지 해낸다는 점이다.

5월 2일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전남대 정문과 인근 지역의 지도를 만드는 작업으로 시작하는 ‘골목대학’은 크게 세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인생(개똥)철학’은 ‘삶 속의 인문학, 골목길 사람들’의 특강을 시작으로 수강생들과 지역 상가 주인들이 함께하는 ‘막걸리 간담회-신안동 골목의 밤과 낮 그리고 에피소드’, 전남대생들과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해온 용봉슈퍼 손화진(77) 할아버지 ‘신안동 골목이야기’ 특강이 이어진다.

또 수강생들은 농헌경로당 할머니, 할아버지를 방문 ‘개똥철학 인터뷰’를 진행하고 골목 곳곳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어록’을 전시한다.

‘신안동 골목 사람들의 경험교육’은 동네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미리내 분식’ 김복순(73)할머니는 ‘튀김과 상추가 만났을 때’라는 제목으로 요리특강을 진행하고, 신안동의 또 다른 주인들인 자취생들이 자신의 자취방에서 비장의 요리를 선보인다.

또 현대목공소 할아버지는 3주 평상 만들기 워크숍 강사로 나서며 찻집 ‘다래원’의 주인장은 ‘낙서로 본 대학문화사’를 주제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안동 골목 문화사’는 수강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안동의 역사를 더듬으며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시간 줄기’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물지도’를 만들며 주민들에게서 수집한 각종 기념사진으로 ‘또 다른’ 스토리가 있는 작품들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밖에 프로그램 중간에는 경로당 잔치 신안동 골목길 축제 등 재미난 이벤트도 준비돼 있으며 골목대학 수료식 때는 ‘신안동 골목공동체와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도 열린다.

북구문화의 집 김유정씨는 “전남대라는 공간과 함께 세월을 보내온 신안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골목대학’은 주민들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문의 062-269-1420.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기사등록 : 2008-04-27 오후 7:5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