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현중노조 위원장 오종쇄의 ‘2009년 임금교섭 회사위임’, ‘임금동결’망발에 대한 현중 민주진영의 입장

현대중공업노조 오종쇄 위원장이 지난 2월 18일 경주에서 진행된 대의원수련회에서
“현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해 2009년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김종욱 상무는 “오 위원장의 발표를 환영하며, 임금동결은 물가상승분을 고려한다면 실질임금 삭감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오 위원장의 발표는 노사상생의 원칙이 없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현대중공업노조 현장활동 조직은 오종쇄 위원장의 발표에 대해 노동조합의 존립 기반을 훼손시키는 일로 규정하고 다음과 같은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 다       음- 

현중노조 위원장 오종쇄의‘임금교섭 회사위임-임금동결 선언’은, 일제하 역적 친일분자들이 민족과 나라를 팔아먹은 행각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오종쇄 위원장의 이 독단적 방침이 2월 25일 대의원대회에서 그대로 수용된다면, 현중노조 대의원들 또한 오종쇄 위원장과 똑같이 민족과 나라를 팔아먹은 일제하 친일분자들과 똑같이 역사적으로 규정될 것이다. 

- “임금교섭을 회사에 위임 하겠다”는 것은 노동조합 존재의 필요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 최소한의 의견수렴 절차조차 무시한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독단이다.

- 임금동결은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4만 5천여 원. 하청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고통전담이며 자본가의 배만 불릴 뿐이다.

현대중공업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를 지속했으며 지난 98년, 외환위기 시기는 물론 최근 2~3년간 사상최대 흑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 결과로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조선, 현대호텔 등을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군산에 조선소를 설립할 정도로 기업 확장을 단행했다.
이러한 성장의 성과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에게 엄청난 배당금을 안겨 정몽준을 정, 재계에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알려지게 했다.

이렇게 잘나가는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대표인 노조위원장이 앞장서서 임금동결을 전제로 한 교섭권위임(임금결정권 회사위임)을 선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반 노동자적 행위일 뿐이며, 이후에 어떠한 모종의 약속이 되어있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경제공황이란 진단은 옳으나‘교섭권위임-임금동결’이란 위기극복 처방은‘구매력 상실-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게 할 뿐이므로 적절한 처방도 아니거니와 반 노동자적 행위일 뿐이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30여 년간 누려왔던 신자유주의의 파산”이며,“자본주의 그 자체의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전 세계 자본가들은 자신들에게 위기가 올 때 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함으로써 노동자들을 희생시켜왔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위기는 극복되고 있지 않아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현 시기 경제위기를 현실적 측면에서 단순하게 진단하면, 금융 자본가들이 돈을 풀지 않아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금융경색 상황으로 인해 시장이 마비되고 있는 상태다.

현 상황은 자본주의가 산소마스크를 쓰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부도기업이 속출하고 있으며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거리에 노숙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곧장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임금동결은 본질적으로 임금삭감이며, 이는 구매욕구 상실로 이어지면서 실물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오종쇄 위원장의‘교섭권위임-임금동결’방침은 경제를 살리거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뿐 더러 자본가를 위해 노동자들을 배신하는 반역행위일 뿐이다.


- 임금동결의 고통은 2만여 사내 하청노동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올 것이다.

임금교섭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회사에 위임하는 이유가 조합원들의 고용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청천병력과 같다. 이미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부 사내하청 노동자 250여명은 중장비의 판매가 부진해서 일자리를 잃은 상태이며,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 속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성과분배는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교해 턱없이 적었다. 또한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이 원청 조합원의 인상률에 비해 매우 낮게 반영되었음은 물론이다.
사태가 이러한데, 원청 조합원의 임금이 동결될 때 예상되는 하청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일감이 줄어들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가야 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 ‘교섭권 위임’방침을 철회하고 조합원들의 요구에 근거한 임금인상 요구안을 마련하라!

- 현중노조 대의원들은 위원장의 반 노동자적 행위를 노동자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항의행동을 조직하라!

2009년 2월 23일

현대중공업 전진하는노동자회, 청년노동자회, 분과동지회연합,
현중노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하청지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