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비정규직의 외침
 
“5개월 임금체불, 어떻게 살란 말이오?”
420명엔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 그림의 떡
 
강련경 vovo@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0-04-26 07:00:00
 
▲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임금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 제공>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간 임금과 상여금이 체불돼 궁핍한 삶을 살아도 아무 말 없이 참고 살아왔는데 해도해도 너무한다. 물가는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얼마되지 않는 월급마저 체불되고 동결되면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금속노조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하소연이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최종 타결했지만 임금 삭감 등에 따른 피해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장 먼저 불어 닥치고 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임금 즉각 지불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임단협 교섭 결과 금호자본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은 지급하고,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체불임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개악안이 있을 수 있느냐”며 “체불임금을 즉각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는 임·단협 조인식 이후 정규직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중 12월과 1월 급여를 23일 지급 결정한 후 일정대로 체불임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체불임금은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노조는 “금호타이어 50년 역사 속에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목숨을 잃으며 궂은 일, 힘든 일 가리지 않고 일을 해 왔는데 금호자본이 이런 대우를 할 수는 없다”며 “한 달 임금 벌어 생활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을 즉각 지급해야만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호타이어에는 현재 42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 일부 공정과 운수, 경비, 식당, 미화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해 월평균 급여액은 100만~140만원 수준. 더욱이 이들 중 200여 명은 시급 4150원 이하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교섭안에 따른 임금(기본일당) 10%가 삭감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더욱이 상여금 100% 삭감과 월차·생리휴가 마저도 삭제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은 더욱 처절해졌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 박연수 지회장은 “비정규직지회는 2010년 현재까지 단체교섭에서 단 한 차례의 쟁의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금호자본은 정규직노동자들을 기준 삼아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도 연관성을 둔 책임전가식 비논리적인 개악안은 철회해야 하고 비정규직지회와 도급사가 신의와 성실한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비정규직노동자 체불임금 지급 요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 주중으로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