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동의 수고쯤이야

조선남

손등이 얼어붙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등줄기의 뻐근한 고통쯤
밤새운 내 노동의 수고쯤이야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자꾸자꾸 뒤돌아보면
뭔가 허전하고
뒤집어 보면 또
부족한 무엇이 나를 당긴다


얼굴을 파묻고, 애써 외면 해 버리면
아 ! 얼마나 다행한 일이랴
슴벤 눈물이 많아
체념하고 주저앉을까
또 맞지 않은 옷을 걸친 것처럼
우습지는 않을까
용접 비드가 잘못 나와 불량 처리되지 않을까?
작업을 끝내 놓고도 못내 마음이 놓이질 않아


웃음을 선동하는
텔레비전의 코메디 한 토막에도
결코 비켜 설 수 없는
자본의 음모가 도사리는데,
내 노동의 수고쯤이야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