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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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mp3를 통한 '선전선동': Fun-Da-Mental

이정엽 | 웹진weiv 편집장
현재 지구상에서 '정치적 좌파'로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이라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RATM의 정치적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려면 다국적 메이저 음반사인 소니에서 나온 CD를 사야 한다. 정확한 계산은 안해봤지만, 적어도 RATM이 CD 팔아서 정치적 대의를 위해 사용하는 돈의 몇 배가 소니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그렇다고 소니가 꼭 '나쁜 놈'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RATM의 정치적 대의와는 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소리다.

물론 모든 정치적 (좌파) 밴드가 RATM처럼 할 필요도 없고, 당연하게도 RATM처럼 하지도 않는다. 다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오히려 '인디펜던트'라는 (좌파에게는 보다) 전통적인 방식을 채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영국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국적' 그룹 펀다멘틀(Fun-Da-Mental)도 그런 방식에 충실하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영국도 꽤 다민족적으로 구성된 사회다. 영국 대중문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트립합, 레게/덥, 정글/드럼 앤 베이스와 같은 음악은 카리브해(특히 자메이카)의 흑인문화에 뿌리를 둔 것이다. 이보다 영향력은 덜 하지만 영국내 아시아계 이민 공동체도 자메이카 음악과 인도/파키스탄에 뿌리를 둔 '방그라(bhangra)' 같은 댄스 음악 조류를 탄생시키기도 했다(덧붙이면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같은 영화에서 보듯 아시아계 이민들은 영국의 '깜둥이'다).


펀다멘틀은 바로 이런 토양에서 탄생했다.
1991년, 파키스탄계 이민이며 펑크 밴드 서던 데쓰 컬트(Southern Death Cult)에 잠시 몸담아 드럼을 맡기도 했던 프로파 간디(Propa-Ghandi; 본명 Aki Nawaz)를 중심으로 인도계, 파키스탄계 이민들로 구성된 밴드가 결성되었다.
'근본주의자'라는 이름에서 보듯, 펀다멘틀은 자신의 음악적 정치적 '노선'을 뚜렷하게 내세웠다. "밴드의 근본을 이루는 철학은 다양한 형태의 전통 아시아 사운드와 리듬을 강조함과 동시에 하드코어 랩과 라가-댄스홀을 결합하며, 이슬람, 시크, 힌두교의 아름다움을 알림과 동시에 서구 열강에 의한 타락, 억압을 알린다는 것이다."


펀다멘틀은 1994년 데뷔 앨범 [Seize the Time]으로
확고한 지위를 얻었다.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인의 경험과 정치적 메시지를 강하게 담은 랩과 더불어, 사랑기(북 인도의 현악기), 말콤 X의 연설 등에서 따온 샘플, 필르미(filmi; 인도의 영화)에서 따온 샘플을 창조적으로 사용하여 창조적인 랩/댄스 음악을 만든 것으로 평가받았다. 펀다멘틀은 이런 창조적인 음악과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소극적이고 나약한 아시아인'이라는 고정관념, 소수민족에 대한 반인종주의에 맞서 싸워왔다.
프로파 간디, 디제이 임프 디(DJ Imp D) 중심으로 멤버가 정리된 후, 나온 네 번째 앨범 [Erotic Terrorism](1998)에 수록된 "Ja Sha Taan"을 중심으로 아홉 곡이 수록된 리믹스 앨범 [Why America Will Go To Hell](1999)은 홈페이지에 무료 mp3로도 공개되었다.


이 앨범의 전곡이 무료 mp3로 공개될 수 있엇던 것은 프로파 간디가 펀다멘틀의 앨범을 발매하는 네이션(Nation)레코드사의 공동 설립자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제목은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목사가 행하려고 했던(그러나 암살당해 하지 못했던) 연설의 제목에서 따왔다고 한다. 전 앨범에 수록된 곡의 리믹스 곡들(웨이워드 소울 Wayward Soul, 지저스 앤 메리 체인 Jesus & Mary Chain 등의 리믹스)과 몇 곡의 신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웨이워드 소울의 리믹스나, 볼리우드(인도 영화) 풍의 현악과 미국의 흑인 선동가 루이스 파라칸의 연설이 결합된 곡 "A lesson In Love Listen"를 들어보면 알 수 있듯이, 펀다멘틀은 여전히 힙합, 인도/파키스탄 음악, 일렉트로니카를 융합시킨(혹은 충돌시킨) 상상력 풍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아참, 이 앨범 전체를 mp3로 다운로드 받는 건
무료지만 완전 무료는 아니다. 펀다멘틀이 요구하는 설문에 응해야 한다. 이메일 등 몇 가지 기본 사항과 함께, "최근에 경험한 인종주의는 어떤 것이었나", "최근에 경험한 정치적 억압은 어떤 것이었나"를 간단하게 적어야 한다. 트릭이지만, 이 설문에 응하지 않아도 다운로드를 받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는 있다. 펀다멘틀은 이 설문에 응하면서 한두 가지 생각을 하는 '수고'를 해줘야, 앨범을 '무료'로 제공하는 목적을 다했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 관련 사이트

▶Fun-Da-Mental 홈페이지
http://www.fun-da-mental.com/
[Why American Will Go To Hell](1999) 앨범 무료 다운로드.
▶네이션 레코드사 홈페이지
http://www.nationrecs.dem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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