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5.9.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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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회포럼

아만다 알렉산더, 만디사 음발리 |
번역: 류미경 (정책편집부장)


“빈민들의 이야기는 계속 돌고 돕니다. 그러나 부자들의 이야기는 어떻습니까? 노예제와 식민주의로 누가 이익을 얻었는가에 관해서는 폭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이러한 지배질서 속으로 몰아넣고 이윤을 위해 우리의 삶을 상품화한 착취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분할했고, 통치했습니다. 여러분, 단결하여 살아갑시다. 우리가 우리 세상을 위해 단결합시다. 떨쳐 일어납시다. 그리고 왜 그들이 부를 유지하고 있는지, 왜 약탈을 지속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 케냐 페미니스트 활동가 와후 카라, 아프리카사회포럼 개막식 연설 중에서

잠비아 루사카에서 열린 아프리카 사회포럼(2004년 12월 10일~14일)의 개막식에서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온 참가자들은 다양한 증언들을 쏟아냈다. 이 증언들은 한 가지 진실로 요약할 수 있다. “재식민지화는 노예제보다 훨씬 나쁘다.”
활동가들은 식민주의, 노예제, 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등에 걸친 아프리카의 불의와 억압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곧바로 아프리카에 닥친 현재의 불의, 즉 포스트-식민주의로 이어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유화, 비용충당 정책(cost recovery), 아프리카의 천연 자원을 둘러싼 전쟁, 과중한 채무 부담, 외채경감의 조건으로 부과되는 구조조정 정책, 불공정한 무역, 그리고 질병 등이 언급되었다. 보통 아프리카 대륙은 성경에 나오는 ‘저주받은 땅’, 혹은 ‘기능이 마비된 땅’으로 묘사되며, 아프리카인들은 무력한 희생자로 설명되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줄을 이어 아프리카의 빈곤, 전쟁, 전염병의 원인은 다수의 빈곤을 불러오는 세계 경제시스템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여러분, 세계는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극한에 다다랐습니다.” 인도네시아- 튀니지인 코리엔느 쿠마르는 전체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지배와 착취의 메커니즘은 얼마나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메커니즘은 세계은행 구조조정 프로그램(SAPs), 빈곤감축전략계획서(PRSPs), 아프리카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NEPAD), 혹은 경제연계협정(EPAs) 등으로 계속 탈바꿈한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의 도구는 비록 이름이 바뀌더라도 일관되게 물, 토지, 교육, 보건의료와 같은 기초서비스들에 대한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식민주의는 매우 오래된 게임이다. 그리고 중요한 가치들을 대체하는 여러 요소들이 식민주의를 지속되도록 한다. 활동가들은 식민주의를 지속하는 요소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을 이어갔다. 경제자유화를 대신하는 NEPAD가, 흑인의 독립적인 실천이 아닌 백인들의 끊임없는 간섭이, 다수보다는 소수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효율성”이, 대항-헤게모니의 역사가 아닌 과거에 대한 무비판이, 지역적인 언어가 아닌 권력자들의 언어가, “평등”이라는 단호한 관념이 아닌 위엄이 이러한 식민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쿠마르의 주장은 포럼에 참석한 많은 활동가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참석자들은 민주주의라는 관념은 본질적으로 시장경제와 관련이 없으며, 이를 옹호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반구에, 특히 아프리카에 달려있다고 했다. 또한 이를 촉진하고, 변형하고, 강화하는 권력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찾는 것, 즉 지배적인 모든 것을 분쇄하고 저지하는 저항의 담론으로 아프리카를 재규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아프리카 사회포럼을 통해 우리는 아프리카 모든 지역에서 시민사회 전반이 한결같이 강력하지는 않지만 노동조합 활동가, 학생, 여성, 청년들이 정치인들의 주류적인 경향 바로 신자유주의에 대해 점점 더 크게 저항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NEPAD에 관해 토론하는 한 회의에서, 짐바브웨 출신의 한 참가자는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G8 회담에 참석하고 세계은행과 IMF가 보증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고발하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예전 주인의 집을 떠날 준비가 안 되어, 주인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노예처럼 자유를 두려워하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이야기했다.
아프리카의 활동가들은 신자유주의와 국제 정책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결핍을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포럼의 구조 내에서도 민주주의가 결핍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점차 격분했다. 아프리카사회포럼은 종종 현재 널리 퍼져있는 사회경제적, 문화적, 정치적인 불평등을 모사한다. 특히 포럼의 전반부에서 페미니스트 법정이 진행되었지만, 포럼 내에는 여성들이 참석하거나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기에는 여성들에게 주어진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또한 전체토론, 혹은 패널 토론에서 의미 있는 논쟁과 토론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가 유일한 예외였는데, 뒤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이를 다시 언급하겠다.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에서 여성들은 커다란 원의 형태로 자리를 배치했다. 여러 방면에서 지식의 수평적인 운동을 위해 자리를 배치한 것은 포럼 전체를 통틀어 이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가 유일한 공간이었다.

왜 주인의 도구는 결코 주인의 집을 파괴시키지 않는가?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에서 프란츠 파농은 많은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신봉해 온 3세계 민족주의의 소멸을 예견했다(1965). 실제로 시민사회의 저항이 없다면 아프리카 부르주아와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서구 자본주의, 그리고 제국주의와 싼 값에 거래하는 행상인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한 참가자가 주장하듯, “주인의 도구[신자유주의 정책]은 결코 주인의 집[부유한 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적 지배]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패트릭 본드는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아프리카의 임무는 세계은행, WTO,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구를 개조하는 것인가? 아니면 거부하는 것인가?” 달리 말해 아프리카는 [국제금융기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성장, 고용, 재건 프로그램’(GEAR) 혹은 NEPAD와 같은 ’토착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말 것인가? 세계은행 혹은 IMF와 같은 외래의 감독관은 점차 토착 감독관이 자신들의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점차 갖게 되지 않겠는가? ‘재정 억제’라는 논리가 아프리카의 재배계급이 스스로 ‘재정 억제’라는 멍에를 짐으로써 당연시되지 않겠는가?
아프리카 내에서 구조조정프로그램이 사회에 미친 결과는 지난 20여 년 동안 명백해졌다. 우리는 배수시설은 망가진 상태로 쓰레기로 꽉 차 콜레라가 번식하기에 좋고, 여타의 기반시설들이 파괴되어 있는 루사카 시내를 거닐면 구조조정이 인간에게 실제로 부과한 부담을 분명 확인할 수 있었다. 루사카에서 활동하는 나미비아 출신의 인권변호사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지시하는 긴축재정과 국가 예산의 큰 비중이 점차 외채 상환을 위해 투여되는 현상으로 인하여 공공병원의 환자들은 약, 침구, 음식을 각자 지참해야하는 실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국제금융기구의 조언에 따른 비용충당 정책은 잠비아에서도 여전히 실현되고 있다. 잠비아의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요금 미납자들에게 전기 공급이 중단될 것이며, 전기회사 직원들이 만약 이들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기소될 것이라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주빌리 잠비아에 따르면 올해 잠비아 예산의 적어도 1/3 정도가 독재자를 살찌우는 외채의 이자를 갚는데 소요되었다. 잠비아의 기대 수명이 에이즈와 기타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전염병에 의해 35세로 단축되었다는 사실은 이에 비하면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직면한 선택은 한 활동가가 입은 티셔츠에 적힌 다음과 같은 슬로건만큼이나 삭막한 것이다. “생명이냐 외채냐.”
신자유주의가 아프리카의 평범한 민중들에게 미친 영향은 아프리카 정치인과 시민사회 조직들이 국제금융기구들과 어떻게 관련을 맺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프리카 정치인들은 이미 국제금융기구와 G8 국가들에 약속을 맺고 있고, NEPAD가 이러한 약속의 산물이라는 점에 대해 많은 포럼 참가자들은 견해를 같이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의제에 관한 중요한 항목은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구, 그리고 NEPAD와 같이 세계은행이 지지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아프리카 시민사회의 개입이다.
두 번째 날, “세계은행에 대한 시민사회의 개입”이라는 주제의 회의가 CIVICUS(비정부기구들의 국제적인 연대체)의 쿠미 나이두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나이두는 CIVICUS의 운영위원들이 8개월 동안 어떻게 “세계은행에 대한 시민사회의 개입을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는지” 간략하게 설명했다. 나이두는 이를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묘사했는데, 왜냐하면 CIVICUS가 이 때문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두에 따르면 CIVICUS는 세계은행과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세계정책포럼”을 2005년 4월에 개최할 만큼 힘을 키웠고, 이것이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청중토론이 시작되었을 때, ‘남아프리카 표현의 자유 연구소’의 콘솔 트레아네는 CIVICUS가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의 정당성을 아프리카 사회포럼에서 부당하게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관한 논의가 포럼의 의제로 어색하게 포함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미 2005년 4월까지 어떻게 세계은행을 폐쇄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제출할 준비가 되어있다. 워싱턴 DC의 ‘50년이면 충분하다’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케냐 은조키 은제후는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을 시도하는 3대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댐에 관한 세계위원회(World Commission on Dams), 채취산업다시보기 (Extractive Industry Review) 등을 포함하여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이 시민사회를 포괄하려는 주된 목표는 자신의 활동을 선전하는 것과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운영방식에 합법성과 투명성이라는 장식을 걸치는 것이다. 은제후는 세계은행의 선전에 소요되는 예산이 연간 2천만 달러에 달하며 70명의 스텝들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 누가 CIVICUS의 세계은행 개입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지, 이 조직이 세계은행과 세계은행의 의제를 지지하는 기구로부터 진정 독립적인지 질문했다.
세네갈의 고등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조합 활동가는 세계은행 정책이 예산삭감과 비용충당정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대학을 파괴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활동가는 불과 한 달 전 자신이 PRSPs에 관한 세계은행의 회의에 참석했을 때, 세계은행이 이미 나이지리아에 도입하려는 정책을 이미 결정한 상태였고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함께 회의를 연 것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매년 비정부기구 대표들은 세계은행과의 회의에 참석했지만,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은 가장 표면적인 수준에서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해왔다.
남아프리카에서 인종분리정책 반대와 사회정의 활동으로 저명한 데니스 부르투스는 CIVICUS가 여전히 세계은행 개입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그러므로 이 단체가 세계은행으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2005년 4월에 열릴 대규모 회의 이후에나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은제후는 IMF와 세계은행이 CIVICUS와 같은 ‘좋은’, 즉 ‘다루기 쉬운’ 비정부기구와 ‘50년이면 충분하다’와 같이 ‘나쁜’, 즉 ‘모든 것을 거부하는’ 비정부기구로 분할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세계은행이 시민사회의 견해를 진지하게 들으려 한다면, 비판적인 견해 역시 들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할 것이다. 윤리적인 투자자가 세계은행 채권을 불매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세계은행이 폐쇄되어야 한다고 그들이 주장하더라도.
이스라엘 샤론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관련 정책에 반대하여 남아공의 좌익 유대인들이 “내 이름을 걸고서는 결코 이 정책을 시행하지 말라”(Not in My Name)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아네는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에 동의하지 않는 활동가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세계은행과 함께 하는 회의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글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은 ‘50년이면 충분하다’라는 단체가 모든 시민사회 행위자들이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장외시위를 통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아프리카 사유화 반대 포럼의 활동가 비르키니아 세트세디는 신식민주의에 협력하는 세력에 반대하는 투쟁가를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도록 유도했다. 아프리카 사회포럼 신문인 [아프리카의 불꽃]은 세계은행과 시민사회의 결탁에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이 회의를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만장일치로 세계은행과의 모든 타협을 거부했다. 세계은행이 아프리카 대륙에 남긴 나쁜 기록, 그리고 아프리카 민중의 지속되는 빈곤의 원인이 바로 세계은행임을 지시하는 수많은 증거들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세계은행에 개입하여 이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의미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프리카 사회포럼은 결코 세계은행과의 어떠한 타협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NEPAD에 관한 회의에서 활동가들은 신자유주의를 추진하는 기구와 그 정책의 잠재력에 관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세네갈 경제학자 뎀바 뎀벨리는 다음의 두 가지 근본적인 가정을 근거로 NEPAD를 거부했다. 첫째, 서방 국가들이 결코 아프리카를 발전시키지 않을 것이다. 둘째, 대부분의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복지에 신경 쓰지 않는다. 짐바브웨의 한 경제학자는 NEPAD가 아프리카의 주요 자원을 착취하고 수출하는 것과 아프리카 대륙을 착취적인 외국인직접투자에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NEPAD를 “초국적기업을 위한 권리헌장”이라고 묘사했다. 또한 “우리의 세계은행에 대한 개입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우리 스스로의 도구를 찾아서: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

포럼의 다른 회의들은 대체로 두세 명의 패널(대부분 남성)이 청중을 향해 대략 두 시간 정도 연설을 한 후 몇 가지 질문을 받고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는 이러한 형식을 깨뜨려 실질적인 대화의 장이 되었다. 서로의 의견에 대한 반박과 논쟁이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자리는 커다란 원의 형태로 배열되었고, 거의 대부분의 참석자가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 후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불행하게도 토론은 우리 사회의 젠더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루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획득한 여성은 ‘가부장’이 되어왔으며, 젠더와 페미니즘에 관한 부정적인 딱지를 피하기 위해 더 나아간,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우리 운동 내의 페미니즘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는 토론하지 못했다. 참여를 촉진하는 토론의 형식은 아프리카 사회포럼의 구조에 관한 비판을 가능하도록 했으나, 여전히도 비판은 더욱 심화되어야 한다.
여성은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우리의 운동에게 (그리고 저항이 더욱 고립된 현재의 상황에서) 연료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지만, 많은 조직과 단체들의 지도부가 남성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아프리카 사회포럼에서 소수집단으로 남아있다. 또한 회의에서 몇몇 여성들은 소리를 높여 발언하는 것을 자유롭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가부장제 혹은 지배의 다른 형태들은 저항을 위한 우리의 운동에서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농장 노동자인 살로 스카바는 아프리카 여성법정에서 “아무도 여성의 문제를 돌보지 않는다. 아무도 여성들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만약 운동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면, 누구도 여성의 문제를 결코 살피지 않을 것이며, 효과적으로 조직하지 않을 것이다. 한 여성이 페미니스트 대화에서 페미니즘은 권력과 권력 불평등에 관한 정치적인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저항하고 있는 사회에 이러한 비판적 인식을 적용해보자. 그리고 우리의 에너지와 희생, 한정된 자원, 용기에 의해 추진되지만 여성으로서 우리의 결정과 우리의 지혜가 그다지 반영되지 않는 우리의 저항운동에 적용해보자.
포럼의 특성과 유사하게 몇몇 행동계획이 결정되었다. 여기에는 메일링리스트, 페미니스트 아프리카와 같은 출판물, 시민사회센터 웹사이트, 연구보고서 등을 통해 페미니즘 문헌을 수집하고 공유하는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페미니스트 다이얼로그는 (대부분 북반구의) 학술적인 공간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계획에는 공직에 선출된 여성들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도 언급되었다. 남아공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 남아공의 만토 챠발랄라 보건부 장관은 자신감 넘치는 여성인데, 그녀는 빈민, 흑인, HIV 감염자의 삶을 악화하는 정책을 채택하라는 압력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파티마 알루가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탄자니아에서 여성 활동가들은 선거에서 당선되는 여성 정치인을 만난다. 여성 활동가들은 그녀의 임기 초반, 혹은 그 전 선거운동 기간부터 이러한 여성 정치인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또는 지지기반이 되려고 한다. 여성정치인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하나의 체계와 제휴하므로 여성들이 ‘아니오’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그들은 즉각 괴롭힘을 받는다. 그러므로 여성 활동가들은 보호의 대안적인 형태를 형성할 수 있으며, 고위직에 있는 여성들은 현존하는 가부장적 통제 시스템을 자신의 권력 기반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권력의 급소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을 권력의 바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결국, 활동가들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지원하기 위한 심화된 전략을 요구했다. 감비아의 한 활동가가 강조했듯이, 우리는 만약 여성이 필요하다면 재정적 독립을 위한 조치로서 이혼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세계 경제에서 여성들은 자원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것의 20% 미만을 소유할 뿐이다. 또 여성의 경제 주권을 위한 투쟁은 멀고도 험난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성이 더 이상 우리 운동에 의해 착취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경제적 독립을 위한 수단을 창조해내야 한다.

우리의 무기는 충분히 날카로운가?

몇몇 회의에 걸쳐, 많은 참석자들은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이 논쟁의 성과를 취한다면, 각 국의 풀뿌리 공동체로 돌아갔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각 국에서 민중들은 에이즈로 인해 죽어가고 있고, 공격적인 비용 충당정책으로 인해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되고 있으며, 무역협상이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지금, 이 포럼은 우리의 투쟁을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
우리가 각 참가자들에게 아프리카 사회포럼이 어떻게 조직되었는지 질문했을 때, 그들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대답했다. 이 회의를 위한 재정이 어떻게 마련되었나? 조직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었나?
아프리카 사회운동 인다바(SMI)의 한 활동가는 아프리카 사회포럼의 구조(선거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임명하는 비-대의기구인 위원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정치적 방향성의 결핍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SMI 활동가는 위원회의 구조를 살펴봤을 때, 아프리카사회포럼은 비정부기구(NGO)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위원회는 대표성을 수반하지 않으며,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회의에서 자신의 방식을 고수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SMI는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작성하여 배포했다.

“비정부기구에 비해 사회운동이 과소 대표되는 것은 이 포럼의 정치적인 내용를 반영하고 있다. 비정부기구들은 아프리카 사회포럼이 공간에 지나지 않다는 관념을 추구할 것을 선언하는데, 이는 이 포럼이 우리의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진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 반하는 것이다”

SMI는 계속해서 전체 토론에서 아프리카 사회포럼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집단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총회를 지지했고, 행동에 관한 선언과 프로그램을 더욱 진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아프리카 사회포럼에 고유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회포럼 역시 사회운동의 투쟁을 진척시킬 구체적인 정치적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열린 보스톤 사회포럼에 관한 토론에서 피터 마커스는 ‘풀뿌리 활동가’(가난하여 사회복지의 수혜를 받는 활동가 등)의 참여가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보스톤 사회포럼, 그리고 다른 여타의 사회포럼이 “행동”과 "구체적인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커스의 주장대로, 이러한 포럼이 세계 사회운동의 ”핵심“를 제공할 수 있을 지라도 세계 사회운동이 한정된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거나 권력과 사회정의에 관한 폭넓은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
마찬가지로, 한 활동가는 schnews.org.uk라는 웹사이트에 런던에서 열린 2004년 유럽사회포럼에 관한 글을 기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활동가들은 ‘또 다른 세계가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유럽사회포럼은 풀뿌리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인민들과 심각하게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납치되었다.” 많은 유럽사회포럼 활동가들은 한 무책임한 정치 분파를 다른 분파로 대체하자는 생각에 의문을 품었다.

우리 자신의 집을 짓자: ‘공간’에서 행동으로?

많은 사회포럼들은 사회운동 활동가들에게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단지 세계의 ‘또 다른 가능성’에 관해 논쟁하는 ‘공간’ 혹은 ‘포럼’을 넘어 전략과 전술, 그리고 공동 투쟁에 관해 논쟁하는 포럼으로 변화해야 한다. 핵심적으로, 사회포럼의 정신에 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사회포럼은 ‘토론을 위한 장소’ 혹은 ‘싱크 탱크’여야 하는가, 아니면 ‘행동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공간’, ‘투쟁을 시작하는 장소’, ‘전략 전술 수립을 위한 토론장’이 되어야 하는가? 아프리카 사회포럼의 페미니즘 회의에서 볼 수 있었듯이, 각 회의를 보다 참여적이고 모두를 포함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사회포럼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허용하고 지속적인 운동이 출현하도록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이는 포럼 내에서 더 많은 정치적 토론이 이루어지고 성과를 남기도록 할 것이다.
이 논쟁에 걸린 이익은 매우 크다. 세체디는 “민중들은 집안에 갇혀 단절되어 있다. 그들이 투쟁을 진전시키지 않는다면, 도대체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짐바브웨 출신의 HIV 감염자인 한 페미니스트는 “민중들이 에이즈로 집에서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들이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투쟁의 공동 전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활동가들의 주장은 사회포럼에 참석함으로써 값진 시간과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러한 포럼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보여줄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사회포럼 참석자들은 세계은행과 NEPAD에 개입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우리는 시민사회 내에서 중도적인 입장을 갖는 이들이 이러한 개입을 간접적으로 부추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사회포럼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비정부기구 경향과 이들이 보이는 어리석은 효과들이 세계은행과 ‘제3의길’을 따르는 정치인들에게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오히려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임무를 더욱 진척시키는 데 있어 사회포럼의 정치적 방향과 미래에 대한 논의가 더욱 긴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전 세계 사회운동 활동가들이 점차 ‘노심초사’ 사회포럼을 탈정치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또한 사회포럼이 단지 ‘논쟁의 공간’만을 제공하며 추상적인 논의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가들은 만약 그들이 ‘공간’에서 논쟁을 하는 데 자신을 소모한다면 스스로 세계은행과 여타 국제기구들의 의제를 심각하게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포럼이 쓸모 없는 도구를 얻으면 얻을수록, 활동가들은 점차 사회포럼이 아닌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설 것이다.

참고문헌

Bond, Patrick (2000). Against Global Apartheid : South Africa meets the World Bank, IMF and International Finance. Cape Town : UCT Press.

"Endless Shit Flinging" (2004). www.schnews.org.uk. 22 October.

Fanon, Frantz (1965). The Wretched of the Earth. NY : Grove Press.

Marcuse, Peter (forthcoming). "Are Social Forums the Future of Social Movements ?" International Journal of Urban and Regional Research.

Social Movements Indaba (2004). Statement distributed at the Africa Social Forum. 12 December.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민중행동> 출범

“자본의,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로 인해 세계 민중의 삶은 빈곤과 전쟁의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시애틀, 칸쿤 각료회의 저지투쟁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투쟁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 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 생산된 상품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초국적자본의 강압은 계속되고 있고 이는 WTO, FTA, IMF 라는 국제 기구들을 통해 노골화·전면화 되고 있다. 올해 11월 아펙회의와 12월 WTO 홍콩각료회의를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질서를 한층 완결하려고 하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한-일, 한-미, 한-아세안 등 50여 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며 제반의 자발적 자유화 조치를 법적, 제도적으로 완비하고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무력화하기 위한 민중진영의 강고한 투쟁이 요구되고 있다. 개별적인 투쟁을 넘어 민중진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제 계급, 계층의 연대투쟁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해야 한다.”
- <민중행동> 발족 취지

“WTO가 농민을 죽인다!”고 외치며 자결한 이경해 열사의 2주기가 다가왔다. 지난 이 년 동안에도 WTO와 같은 세계기구들을 첨병으로 추진되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전 세계 민중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물론 이에 대항하는 세계 곳곳 민중들의 투쟁도 거세지고, 다양해졌다.
한국에서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아닌 대안세계화를 주장하는 운동들이 많이 나타났고, 세계화에 대한 반대가 단지 몇몇 분야가 아닌 전 민중의 과제임을 많은 운동들이 인식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민중행동(이하 민중행동)>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동투쟁체다. 민중행동은 12월 WTO 홍콩 각료회의에 대항하는 투쟁을 중심으로 놓고,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흐름을 더욱 확장하고 대중운동과 더욱 긴밀히 결합시키는 것을 과제로 하고 있다. 민중행동에는 WTO·FTA 반대 국민행동(KoPA), 전국민중연대,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범국민교육연대 등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화에 맞서 투쟁해왔던 단위들이 모였다. 이제 그 동안의 문제의식을 한 데 모으고, 투쟁의 힘을 결집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대안세계화 운동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모두가 공감했다.
민중행동은 9월 9일 ‘WTO DDA 협상 현황과 대응방향’ 워크샵과 9월 10일 ‘故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 및 쌀협상 비준 반대! 서비스사유화 저지! 민중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워크샵을 통해 WTO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비판하면서 현재 WTO에 대응하는 투쟁이 어떠해야 하는지 함께 모색해볼 것이다. ‘민중결의대회’는 이경해 열사 2주기를 맞이한 투쟁이라는 의미와 함께 <민중행동>이 WTO, 아펙회의, FTA와 같은 세계화를 추진하는 흐름에 전면적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대중적으로 표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민중행동>은 12월 각료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10월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WTO 일반이사회에 대응하는 투쟁, 11월 부산 아펙회의 반대 투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면서 세계화 반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그리고 12월 홍콩에서 벌어질 WTO 각료회의 반대 행동주간과 같은 시기 한국에서의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준비도 해갈 것이다.
전 세계 민중의 삶 구석구석을 파괴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한 한국 운동의 노력과 연대의 의지가 <민중행동>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확장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말

[편집자주] 올해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는 세계사회포럼의 세계적 확장을 위해 2006년 세계사회포럼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다중심포럼 형태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시기에 맞추어 아프리카의 모로코, 아시아의 파키스탄, 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에서 다중심포럼을 열게 될 것이다. 또한 2006년 4월에는 그리스에서 유럽사회포럼이 열린다. 하지만 다중심포럼이 결정되기 전에도 대안세계화운동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대륙, 지역, 소지역, 일국 범위에서 다양한 규모의 지역 사회포럼이 결성되어 세계적, 지역적 범위에서 사회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번 기획은 여러 지역적 범위에서 결성된 사회포럼들을 소개하고, 각 지역에서 사회운동이 모색하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이며 동시에 지역적으로 고유한 쟁점과 운동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은 기획의 첫 번째 글로 아프리카 사회포럼을 포괄적으로 소개하면서, 세계은행에 대한 입장, 페미니즘 운동의 중요성, 세계사회포럼의 역할 등 세계사회포럼의 주요 쟁점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다. 특히 사회포럼의 역할이 소통을 하나의 공간인가 아니면 현실 운동에 개입하기 위한 조직인가라는 쟁점에 대해 후자의 입장을 옹호한다. 이 글은 2004년 12월 23일에 작성되어 제트메거진에 게재된 글로, 원문은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sectionid=2&itemid=6908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의 저자인 아만다 알렉산더는 남아공 쿠아줄루-나탈 대학의 시민사회센터의 교환연구원이며, 만디사 음발리는 동 센터의 연구원이다. www.africansocialforum.org에서 아프리카 사회포럼에 관한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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