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1999.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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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변] 이상한 나라에서 정상으로 산다는 것

출판편집팀 | 사회진보연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지하철 파업’ VS '시민의 귀를 볼모로 파업을 광기로 몰아부친 언론과 정부‘의 싸움이 일단락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언론은 ’정상‘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광기‘라는, ’지금 우리 사회 절대절명의 과제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정신나간 집단‘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렸다. 파업철회 조치가 이상한 나라를 ’정상‘(?)으로 돌리는 결단이었음을 떠들고 있다.
이상과 정상, 그리고 광기...
지금 우리사회에서 이를 구별할 수 있는 잣대는 무엇인가?

진보와 보수의 논쟁이 사라진 이후 아니, 이상과 정상의 구별이 사라진 이후 세상의 모든 것은 비정상적인 것들에 의하여 지배받게 되었다.
직장에서의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이 정상이 되었고 이에 거부하는 생존의 몸부림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국민경제’의 회복을 위하여 국민들이 핍박과 고통속에 던져지는 것이 정상인 반면, 한 줌 소수의 부의 축적에 이의제기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철저히 봉쇄되어 버린다.
이상한 것을 부정하는 모든 정상적인 행위는 이 사회에서 광기일 뿐이다.

하지만 말이다.
“모든 의심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그러나 겁많고 허약한 사람들이 머리를 쳐들고 일어나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의 강력한 힘을 이제는 더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1939년 브레히트의 시가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주어진 세상을 거부하는 치열한 몸짓속에서 역사는 발전해 왔다.
그 몸짓의 주인은 언제나 불끈 쥔 두 주먹과 커다란 희망 하나 가슴에 품은 이 땅의 민중들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제 몸 주체할 수 없는 거대한 재벌을 향하여, 국민의 권리를 또다시 유린하는 국가권력에 향하여, 생존의 외침에 유무형의 폭력으로 대응하는 세상을 향하여 당당하게 맞서는 삶을 월간 『접속』 준비호에서 다루고자 한다.
자기검열이 아닌 부단한 부정을 통하여 진보적으로 살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대답’을 줄 수는 없을지언정, 세상을 뒤집어 보는 시야를 던지고자 한다. 비정상적인 사회를 광기로 물들이기 위하여.

모든 의심을 찬향하자.
비정상적인 것에 맞서는 모든 광기를 찬양하자.
그것이 이상한 나라에서 정상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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