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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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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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가 코피 아난에게 보내는 호소문

마이클 무어 | 영화감독
2000년 11월 11일

받는 이 : 유엔 사무총장 코피아난
보내는 이 : 마이클 무어, 시민

친애하는 사무총장 귀하!

우리를 도와주시오! 대대적으로 선거 부정이 일어나고 있어요. 마치 바나나 공화국 같이 보이겠지만 사실 그것은 미연방공화국의 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 무기력하게 앉아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지도자들이 부정선거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국제사회와 유엔에 즉각적인 개입을 호소합니다.

우리 시민들 수천명의 표가 검표되지 않았거나, 더 심하게는 '베이'라고 불리는 여동생을 가진 한 사람에게 그 표들이 갔다는 걸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가 있습니다. 수백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투표가 거부된 증거들도 있습니다.
귀하께 요청하건대, 인도적 외교관이자 목수인 지미 카터를 단장으로 하고 르완다, 부르나이, 보스니아, 남아프리카인들로 공식유엔선거감시단을 구성해 '플로리다'라고 불리는 이 주에 보내주십시오. 재검표, 손검표를 비롯해 기타 여러 형태의 검표를 감독하는데 선거감시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고슬라비아의 밀로셰비치란 사내가 가장 적은 표를 얻고서 당선을 선포하려고 했던 것 기억하시죠? 그는 분명 플로리다를 좋아할 겁니다! 남부 플로리다에서 인기있는 소일거리는 그레이하운드의 경주를 관람하는 것 다음으로 부정 선거죠.(선거감시단을 위해, 부정선거에 대한 마이애미헤럴드의 기사들을 복사해 동봉합니다. 그 기사들은 1999년에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어요)


투표용지 디자인 때문이 아닐까요?

표면적으로는 투표용지의 잘못된 디자인이 문제의 근원인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팜비치 카운티에서는 (히틀러의) 제3제국에 대해 공공연히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팝 뷰캐넌을 지칭한다:역주]에게 유대인들의 표가 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더 심한 것은 데이토나 비치 지역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그 곳에서는 사회주의노동자당 후보 제임스 해리스가 9천8백88표나 받았어요. 선거감시단이 여기 오면, 그들은 데이토나 비치에서 사회주의혁명이란, 술취한 대학생들의 봄방학이나 네스카경기 등 이곳의 일상적인 현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들은 데이토나 비치에서 볼셰비키 단 한 명을 찾기도 무척 힘들 겁니다. 맛있는 카푸치노도 물론 찾기 어렵구요.

CBS뉴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데이토나비치 한 주에서 사회주의자 해리스 씨에게 간 9천8백88표는 그가 전국에서 얻은 총득표 1만9천3백10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공산주의자의 음모라고 볼 지도 모르죠. 플로리다주의 선거관리들은 이것을 컴퓨터 고장쯤으로 얼렁뚱땅 넘기려고 합니다. 나는 이걸 엉터리(fuzzy) 산수라고 부릅니다.

지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지역의 주지사는 이 사기판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대통령 후보 조지 부시의 동생[플로리다의 주지사는 젭 부시로 조지 부시의 친 동생이다:역자주]이랍니다. 조지 부시는 경쟁자 앨 고어보다 이 카운티에서, 적은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당선된 대통령'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들은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이겼다고 보도했었는데, 후보자인 형 부시가 플로리다 주지사인 동생 부시에게 전화를 건 후, 갑자기 부시가 대통령직에 한 발 앞서게 되었습니다.


전직대통령의 아들이 다시 대통령당선자라?

이런 일들이 당신에겐 매우 익숙하겠죠. 인도네시아나 콩고 같은 곳에서 '(권력자의) 친척들' 문제에 당신이 골머리를 앓았을 테니까요. 이봐요, 이젠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어요? 모든 사람들은 자기 가족들이 잘 되는 걸 보고 싶어해요. 하지만, 이번 경우를 봅시다. 스스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선언한 사람은, 8년 전 고어와 그의 러닝메이트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줘야 했던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대통령 당선자'의 아버지가 CIA의 수장이기도 했던 걸 아세요? 자, 이제 어떤 상황인지 아셨죠?

미국의 지도를 보면 플로리다는 바다에 막 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곳이죠. 그곳은 물이 밀려나가는[동시에 '침체'됐다는 의미도 있다;역주] 지역이에요. 늪, 모기, 견딜 수 없는 끈적끈적함, 온 데 기어다니는 동물들하며, 그곳의 기후와 지형은 제3세계를 똑 닮았어요. 그곳은 정말이지 두려운 곳이죠. 독일인 관광객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 플로리다는 미국 전역에서 총을 가장 쉽게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감옥에 있는 사람들은 세계 다른 곳에서처럼 정당한 재판절차를 받지 못한 채 사형을 당합니다. 당신이 몸담고 있는 유엔의 보고서를 보면, 자메이카 아이들이 플로리다보다 전염병에 대한 예방조치를 더 잘 받고 있죠. 그 뿐이 아니에요.

쿠바에서 태어난 아이가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첫 돌을 볼 확률이 더 높아요.[쿠바보다 마이애이의 1세 미만 영아사망률이 더 높다:역주] 우리들 대부분은 겨울에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그곳에 가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플로리다보다) 아리조나가 점점 더 좋다는 걸 느끼게 되죠.


플로리다에 국제선거감시단을 보내줘요!

간청합니다. 코피 아난 귀하. 당신이 이곳에 빨리 와야 합니다. '대통령 당선자'를 자처하는 사람은 검표를 중단시키려 무진 애를 쓰고 있어요. 재검표 결과가 어떻게 드러날지 잘 알기 때문이죠. 그의 홍보 담당자들은 며칠 내내 미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대고 있답니다. "이런 종류의 투표용지는 제시 잭슨의 아들이 주지사로 있는 시카고를 포함해 전역에서 쓰인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죠. 저명한 언론인 테드 코펠은 어젯 밤 시카고의 투표용지를 들고서 텔레비전에 나왔어요. 그가 보여준 투표용지는 플로리다 것이랑 조금도 같아 보이지 않더군요. 테드 코펠은 지금 미국민들이 부시 일당들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있는 거라고 말했어요.

사무총장 귀하, 당신은 이미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 와 있죠! 뉴욕에서 마이애미 오는 비행기는 매 15분마다 있답니다! 또, 카터는 플로리다 바로 옆 주에 살고 있어요! 거기에 잠시 들러 그를 데리고 오세요. 참, 카터에게 못을 쓸 게 아니라면 최소한 망치 정도는 필요할 거라고 말해주세요.

만약 플로리다 주가 당신이 보내는 국제선거감시단을 거부한다면, "햇빛이 빛나는 주"라고 자처하는 이 곳에 대해 경제봉쇄조처를 취하라고 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할 겁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나머지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그들의 악당 행위를 봐줄 수가 없습니다. 올해 초 어린 쿠바소년을 아버지에게 돌려보내는 걸 거부하면서 유괴를 합법적인 스포츠로 탈바꿈시킨, 바로 그 주 역시 플로리다였다는 걸 잊지 마세요. 우리는 당시 거의 8개월 동안 그 서커스를 참고 지켜봐야만 했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신속히 관심을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기행각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났다면, 우린 그곳을 단념하고 지금쯤 벌써 폭탄을 투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위기에 대해서는 평화로운 조치가 취해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대통령 당선자'를 자처하는 이는 텍사스 알링턴 의원직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전 당신이 우리를 구해주리라 믿습니다.

마이클 무어 올림


※추신: 이러한 요청은 저의 당파적 견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 주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앨 고어에게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전 요즘 랄프 네이더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어요. 안전에 대한 위협 때문이죠. 수년만에 처음으로 화낼 꺼리를 찾아낸 자유주의자들에게 추적당하고 있거든요. 누구든 제가 미시건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교통수단을 제공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zmag.org/moore_annan.htm

참고 : 마이클 무어는 제네랄 모터스 사의 대량 해고가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에게 남긴 상처와 자본가들의 위선적인 행태를 코믹하게 고발한 영화 '로저와 나'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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